개성공단 전면 중단,
무능하고 자해적인 조치
[정의당] 폐쇄 철회하고 당국간 회담 등 추진해야
    2016년 02월 12일 10: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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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 등 남북한의 강경한 입장 발표에 대한 정의당 정책위원회의 정책브리핑을 서술형으로 재정리하여 게재한다. 원문 링크.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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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성명 발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2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개성공단 전면 중단 관련 정부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는 더 이상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지금까지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총 6천160억 원의 현금이 유입됐고, 작년에만도 1천320억 원이 유입됐으며, 정부와 민간에서 총 1조 190억 원의 투자가 이루어졌는데, 그것이 결국 국제사회가 원하는 평화의 길이 아니라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고도화하는데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데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가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당사국인 우리도 이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이번 조치가 1월 6일 북의 핵실험과 2월 7일 위성 발사 명목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조치를 선도하기 위한 것임을 밝혔다.

여야의 상반된 반응과 북한의 강경 대응 및 국제사회의 반응

관련하여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는 “강도 높은 제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외교통일위원회 간사 심윤조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지금 현재로써는 전면중단”이라며 “만약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계속 개발한다면 다시 재개할 이유가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천명하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선거를 앞둔 북풍전략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선거 전략을 위해 국민 생계와 남북한의 운명을 걸고, 이로 인한 피해를 국민 세금에 떠넘기려는 하책 중의 하책”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은 11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개성공업지구를 폐쇄하고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한다고 밝히며 동시에 남북 사이의 군 통신과 판문점 연락통로도 폐쇄한다고 밝혔다. 또 남측 인원의 전원 추방과 함께 남측 기업과 관계 기관의 설비, 물자, 제품을 포함한 모든 자산들을 전면 동결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성명은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에 대해 도발적 조치라며 남북관계의 마지막 명줄을 끊어놓은 파탄선언이고 6.15공동성명에 대한 전면부정이며 한반도 정세를 대결과 전쟁의 최극단으로 몰아가는 위험천만한 선전포고라고 강경하게 비난했다.

한편 미국의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 추진하면 경제 및 금융지원은 물론이고 국제경제시스템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북한 지도부에 인식시키기 위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입장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경협 기업과 그 종사자들의 예상되는 큰 피해와 반발

통일부에 따르면 개성공단의 연간 생산액은 5억 1549만 달러에 달하며, 2015년 11월 현재 124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북측 노동자 5만 4736명과 남측 근로자 803명이 상주 근무를 했는데, 설 연휴에는 184명 정도가 공단에 남아 있었다.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되면 경협 기업 및 그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도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첫째, 1조원~수조원의 직접적 피해가 발생하고, 이들 기업에 대해 보상을 하게 되면 그만큼의 국민 세금이 투여될 것이다. 2013년 개성공단의 일시 폐쇄 당시 입주기업들의 직접 피해 현황은 신고금액 기준 약 1조 566억원에 달했다(그나마 향후 영업손실 등 2,3차 피해는 제외한 것이었으나, 증빙자료를 통해 통일부가 인정한 금액은 7067억원이었다). 이번에 전면 중단을 하게 되면 북측이 설비와 자재 등 재산 몰수 조치를 하면 직접 피해액만 약 1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둘째, 입주기업의 대부분이 도산할 가능성이 높다. 입주기업 중 중견기업 10여 곳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개성공단 한 곳에서만 공장을 운영하는 영세업체들이다. 이들 업체들은 개성공단에서 생산이 중단되면 다른 곳에서 공장을 돌릴 수 없어 물품 납기 등에 차질을 빚고 신용을 잃게 되면서 도산의 운명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셋째, 이들 업체들에 고용된 직원들은 대부분 직장을 잃게 될 것이다. 개성공단에 상주하는 남측 주재원들과 남측에서 개성을 드나드는 직원을 합하면 약 3000명 정도가 된다. 이들 대부분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정부가 기업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말미를 전혀 주지 않고 군사작전 하듯이 전면 중단을 결정하고 일방 통보하는 것은 우리에게 ‘절벽에서 떨어져 죽으라’는 이야기와 같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북의 핵-미사일도 막지 못하고 남한 기업과 경제에게는 자해적 조치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개성공단을 통해 1년에 약 1천여억 원의 현금이 유입되고 이것이 북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며 북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제재 조치로, 동 공단의 전면 중단 조치를 취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가 북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타격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북한과 중국과의 무역이 연간 약 60억 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중국은 북한 인민만 고통스럽게 할 전면 제재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북중 무역관계는 약간 위축된다고 할지라도 전면적 차단의 가능성은 없다. 따라서 약 1억 달러에 불과한 개성공단을 통한 현금 유입이 차단된다고 해서 북한의 돈줄이 마를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북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가능성도 거의 없다. 2015년 현재 중국에 파견된 북한 인력만 해도 약 9만 명이며 전 세계 20여개 국가에서 10만 여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고 한다. 개성공단의 5만 4천여 명보다 4만 5천여 명 많은 사람들이 중국 등 외국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월 소득은 개성공단의 노동자들의 160달러보다 훨씬 많은 200~300달러이며, 총액은 연 3억 달러 이상이라고 한다. 물론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당장에 큰 고통을 당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도 압록강 하류의 황금평 지구에 조성될 공단에 취직하거나, 중국 등에 인력수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개성공단에 입주한 한국 기업의 경우 앞의 예상되는 피해 관련 단락에서 살펴보았듯이 시설 및 자재 손실 등 직접적 피해액만 약 1조원에 달함. 또 정부가 천명한 대책인 보험금 지급 등은 손실액의 90%와 70억원 한도라서 중견기업의 경우에도 피해를 만회하기 쉽지 않으며, 개성공단에만 기업체가 있는 대부분의 중소업체와 이들 기업에 원부자재를 납품하는 기업들은 직간접 피해를 극복하지 못하고 줄줄이 도산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기재부 등 정부는 개성공단의 연간 생산액(5억 달러)만 따지며 한국 GDP 대비 0.04%에 불과해 국내 경제에 큰 피해는 없을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첫째, 남북 경협의 활성화를 통해 1% 정도의 성장률 제고 등 한국 경제의 활력 조성의 기회가 막히고, 둘째, 한중 FTA에서 개성공단 생산제품 중 총 재료에서 원산지(한국 또는 중국산) 재료 비중이 60%를 넘는 제품은 한국산으로 인정해 특혜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의미가 없어지는 등 잠재적인 경제적 가치의 손실은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개성공단이 갖고 있던 안보적 이익, 통일 기반 구축의 이익 모두 훼손될 것

개성공단 사업은 우리에게 첫째, 중소기업의 활로 개척 및 남북 상생의 경협이라는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둘째, 북한 주민의 대남 적대감 완화와 남북 주민 간 이해 증진, 동질성 회복 및 북한의 시장경제 훈련 등 통일 준비, 셋째, 전진 배치되어 있던 개성 일대 휴전선 부근 북한군의 후방 철수 등 군사적 이익과 긴장 격화 방지 등의 안보적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5.24조치 등에도 불구하고 동 공단이 유지됨으로써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 및 분쟁의 확전으로의 비화 방지를 막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역할을 해 왔다.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에 이어 북측의 강경 맞대응으로 이후 남북관계는 경협의 타격은 물론 군사적으로도 큰 완충 지대가 없어지는 등 크게 악화될 것이 뚜렷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남북관계에 대한 일체의 지렛대가 사라져 큰 위기와 손해를 자초하게 될 것이다.

‘전면 중단’ 조치의 철회는 물론 당국 간 회담 제안 등 실효적 조치 필요

정부의 이번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하지만, 북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이 조치를 통해 억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정부도 개성공단 전면 중단 자체가 북한에 뼈아픈 수단이 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는 것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아마 정부는 우리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대북 제재 조치를 선도함으로써 중국 등 국제사회가 강력한 제재에 동참하도록 요구하는 지렛대로 삼겠다는 생각인 것 같지만, 중국으로서는 갈등적 요소가 강화되고 있는 미중 관계 때문에 더욱 전략적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북한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정도의 제재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병행이라는 중국의 두 가지 이해는 어느 한쪽 때문에 다른 쪽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며, 이 두 가지 이해 혹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6자회담 등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원칙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중관계의 발전이 중국의 이런 이해와 원칙을 바꿀 가능성은 없는 상황에서 결국 한국은 비핵화에 역행하는 북한에 대한 공동의 비판 목소리를 높이면서 6자회담에 북이 조기 복귀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한중관계가 발전하면 중국이 한국 주도의 흡수통일에 동의하고 북한을 무너뜨릴 정도의 제재에 동참할 것이라는 환상에 스스로 사로잡혀 있었고, 그 기대가 어긋나자 사드 배치 추진, 한미일 3각 안보협력 강화 등 대중 관계를 포기한 듯한 폭주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성사시키기 위해 필요한 러시아와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는 중국, 러시아 등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는커녕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인식을 던져주고,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도 문제라는 식의 양비론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단지 남북관계를 파탄내는 것일 뿐만 아니라 외교와 경제 모두 심각한 위기에 빠뜨릴 조치로서 이것은 대책이 아니라 단지 폭주에 불과한 것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이성을 찾고,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나아가 남북 당국 간 대화와 북의 핵실험-장거리미사일 발사 중지 등 핵심적인 현안에 대해 논의하며 그 해법을 찾아낼 수 있는 남-북-미-(중) 대화 제안 등 적극적이고 실효적인 해법을 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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