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선진화법 개정 위해
국회법 소수의견 보호조항 악용
노동4법 등 쟁점법안 '날치기 처리' 위한 수순
    2016년 01월 18일 07: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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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 개정안(직권상정 완화법) 강행 처리를 위해 18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단독 소집해 개정안을 상정하고 개의 5분 만에 스스로 부결시켰다. 지난 11일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선진화법 개정안은 국회의장이 쟁점법안을 직권상정할 수 있는 조건을 완화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새누리당이 이러한 꼼수를 통해 선진화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데에는 노동4법을 비롯한 경제법안 등 쟁점법안을 ‘날치기’ 처리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이날 오전 새누리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해 부결시켰다. 하지만 운영위에서의 부결로 오히려 개정안은 본회이로 올라갈 수 있게 됐다. 이런 역설적 행동은 국회법 87조를 악용한 때문이다.

보통의 법안이 처리되는 절차는 해당 상임위-법사위-본회의의 상정과 의결 순서를 밟는다. 하지만 국회법 제87조는 7일 이내 의원 30인 이상이 요구하면 상임위 상정 후 부결되더라도 상임위 의결-법사위 의결 단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조항이다. 국회가 소수 의견 보호를 목적으로 해당 상임위에서 폐기되었더라도 본회의에서 의견을 물을 수 있도록 했던 조항을 새누리당이 악용한 것이다.

오히려 운영위에서 만약 가결됐다면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되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상민 법사위원장 때문에 본회의에 올라가기 어렵게 된다.

새누리당이 제출한 국회법 개정안에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현행 국회법상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만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새누리당이 정의화 국회의장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 의장은 직권상정할 수 있는 위 3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법리에 따라 쟁점법안을 직권상정할 수 없다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에 새누리당이 자당 의원 전원이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면 직권상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의장은 국회법을 따르는 분이니까 국회법에 전혀 하자가 없는 안을 따랐다”며 “이제 의장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민주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운영위 간사이기도 한 이춘석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 단독의 운영위 의결은 적법절차를 전면적으로 부정한 위법행위”라며 “법 통과를 위해 법을 부결시킨 극단적인 꼼수이자, 향후 국회 절차를 모두 부정한 의회 파괴행위”라고 질타했다.

이 원내수석은 “법에 근거된 절차를 모두 무시하고, 3선 개헌하듯 날치기를 한 것”이라며 “오늘 새누리당의 공작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사망선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당은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날치기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 또한 18일 여당의 국회선진화법 강행 처리 시도와 관련해 “마음속으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현행법을 이용해 ‘꼼수’를 부리면서까지 선진화법 개정에 목을 매는 이유는 노동4법을 비롯한 경제법안 등을 처리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강조하는 노동4법, 의료민영화법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이 야당의 반대와 정 의장의 직권상정 거부에 의해 처리가 요원하기 때문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신년기자회견에서 “4대 개혁의 완수를 위해 국회선진화법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국회선진화법은 야당결재법이자 소수독재법으로, 국회를 식물국회로 전락시킨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국가위기를 초래하는 국회선진화법과 관련해 저희 새누리당은 개정안을 마련한 만큼, 국회선진화법 개정안의 직권상정을 국회의장에게 강력하게 요구한다”고도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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