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진당 차이잉원,
    대만 최초 여성 총통 당선
        2016년 01월 16일 11: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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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야당 민주진보당(민진당) 주석인 차이잉원(59) 후보가 집권당 국민당의 주리룬(56) 후보를 누르고 대만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통으로 당선됐다. 마잉주 총통과의 인수인계 과정을 거쳐 5월 20일에 정식으로 제14대 총통에 취임한다.

    개표율 약 90%가 진행된 오후 7시 상황에서 국민당 주 후보는 패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차이 후보의 당선을 축하했다. 대만 중앙선관위가 1800만 표의 투표 중 약 1000만 표를 개표한 상황에서 차이 후보가 59.9%, 주 후보가 29.6% 쑹추위 친민당 후보가 10.5%를 득표하고 있다. 20% 이상의 표 차이가 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민진당은 1949년 이래 국민당이 계엄령(1987년 해제) 하에서 일당 지배를 이어오던 대만에서 1986년 최초의 야당으로 창당하여 2000년 천수이벤 총통이 처음 집권했다가 20008년 현 국민당 마잉주 총통에게 권력을 넘겨주었다. 2012년에는 마잉주 총통과 차이잉원 후보가 경쟁하여 80만 표(6%)의 근소한 표차로 마잉주 총통이 승리했다. 민진당으로서는 8년만의 정권교체이다.

    차이잉원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

    전문가들은 마잉주 총통 집권 시기, 특히 작년부터 둔화되고 있는 경제 상황과 지나친 중국 의존도에 대한 대만 국민들의 우려가 차이 후보의 승리에 기여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마잉주 총통 집권 8년 동안 양안 관계(중국과 대만 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우호적인 흐름을 형성했으며 작년 11월에는 중국 시진핑 주석과 역사적 정상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비판자들은 그의 친중국적 정책이 경제적 성과로 이어진 것이 별로 없으며, 양국의 무역과 관광 급증이 보통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지는 못했다고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은 여전히 대만을 중국의 영토 일부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하나의 중국’을 국가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친중국적 국민당이 계속 집권하기를 바라며, 대만 독립노선의 민진당이 집권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포명해왔다.

    차이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에는 양안 관계와 대만 독립 문제에 대해 뚜렷한 입장 표명을 피해왔지만 민진당은 전통적으로 중국으로부터 대만의 독립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차이 후보가 집권하더라도 현재의 양안 관계를 부정하거나 변화시키는 것을 정책의 우선과제로 추진하지는 않을 거라도 예측하고 있다.

    차이 후보는 이날 승리 연설에서 양안 관계의 현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며 베이징은 대만의 민주주의 존중해야 하며 양측 어느 곳에서도 도발 행위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화권과 아시아에서 사실상 가문이나 배우자 등의 후광이 없이 독자적인 힘으로 집권한 경우로는 차이잉원 후보가 사실상 유일하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나 필리핀의 아키노 전 대통령, 인도의 간디 전 총리, 미얀마의 아웅산 수지 등이 집권한 경우도 있으나 이들은 대부분 가족의 정치적 배경이 중요한 기반이 된 경우이다.

    또 차이잉원 후보는 대만에서 태어났지만 푸젠성 객가(중국 한족의 일파로 대만 내 소수민족) 출신의 아버지와 대만 원주민 파이완족 출신의 친할머니의 혈통을 이어받았다.

    필자소개
    레디앙 편집국장, 전 진보신당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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