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가'로 가나?
정대협 수요집회도 조사
신고 인원보다 참석자 많다는 이유
    2016년 01월 14일 12: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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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4년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과 피해자 지원에 앞장서 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상대로 수사에 착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24년간 한 자리에서 경찰과의 논의 하에 수요집회를 이어왔던 정대협이 양국의 위안부 합의 전면 백지화와 재협상을 촉구하자 돌연 수사선상에 올린 것이라 파문이 예상된다.

14일 <노컷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등 경찰은 집회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대협을 수사하고 있다. 정대협 관계자에 대한 출석 요구서 발송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6조 4항 ‘신고한 목적, 일시, 장소, 방법 등의 범위를 뚜렷이 벗어나는 행위’ 항목이다. 수요집회 참가자 수가 1천명 가까이 늘어 당초 신고한 인원 100명을 넘어 해당 조항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외교 공간 100m 이내에는 원칙적으로 집회가 금지되지만 24년 동안 정대협 수요 집회는 평화적으로 진행돼 이를 허용해 왔다”면서도 “현재 정대협 집회 부분에 대해서는 신고범위 이탈을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관할서인 종로경찰서는 “신고 범위를 넘어선 참가자들로 정대협이 이익을 추구하는 건 아닌 만큼 사법 처리에 애로점이 있다”며 정대협 수사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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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주년 정대협 수요시위 모습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박주민 변호사 또한 “신고범위를 현격하게 일탈했다고 해도 정대협에서 의도했는지를 봐야 한다”며 “집회에 참여한 인원이 많다고 정대협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매주 집회 신고는 경찰과 의논해서 평화적으로 해 왔다”며 “24년 동안 수요 집회를 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대협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세상에 처음 제기된 이후 24년 경찰과 물리적 충돌없이 수요 집회를 이어왔다. 이 때문에 정부의 위안부 합의에 반대하는 정대협을 압박하기 위한 윗선의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실제로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요 집회에서 문제 된 건 집회 인원을 적게 신고한 뒤 실제로는 많이 모이는 경우”라며 “이는 집회자의 준수 의무에 위반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대협 수사 착수에 관해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수요집회에 참석자가 많다는 이유로 정대협에게 책임을 물으려고 하는 것은 굴욕적인 위안부협상을 파기하고 재협상을 하라고 하는 국민의 쓴 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이 국민과 피해자를 열심히 설득해도 모자랄 판에 ‘이만하면 되었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며 뒤에서 정대협을 압박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정대협에 대한 수사 중단 및 재협상을 촉구했다.

장진영 국민회의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아베 총리의 사과까지 가로채 놓고는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받아들일 것을 압박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공권력까지 동원하여 입을 막으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공권력을 자신의 의사관철 수단으로 남용하고 경찰이 정권의 충실한 시녀 노릇을 하는 것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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