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계와 야당 비난 담화
    노동개악 끝까지 강행하겠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노동법안 통과에 집중
        2016년 01월 13일 03: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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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의 13일 오전 대국민 담화의 실제 목표는 노동개혁을 비롯한 쟁점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는 것이었다. 특히 박 대통령이 가장 많은 시간을 쏟은 부분은 노동5법 등 소위 ‘노동개혁’이다. 당초 언급할 것으로 기대했던 위안부 협상 문제는 담화에 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노동계가 반대하더라도 노동5법 등을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독자 추진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대통령은 “지금 우리 청년들이 ‘일자리 비상상황’에 처해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노동계는 노동개혁이 개악이라고 하면서 노동개혁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과거 우리 선배들이 희생을 각오하며 조국과 가족을 위해 보여주었던 애국심을 이제 우리가 조금이라도 나누고 서로 양보해서 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며 노동계를 향해 “그 길은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서로 조금씩 내려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차선책으로 노동계에서 반대하고 있는 기간제법과 파견법 중에서 기간제법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대신, 파견법은 받아들여달라”고 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계가 상생의 노력을 해주셔서 노동개혁 5법 중 나머지 4개 법안은 조속히 통과되도록 했으면 한다”며 “이 제안을 계기로 노동개혁 4법만이라도 통과되어 당장 일자리를 기다리고 있는 청년과 국민, 일손이 부족해 납기일도 제때 맞추지 못하는 어려운 기업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노동법안 통과를 거듭 촉구했다.

    박-노동

    박근혜, ‘기업 살리자’ 호소하면서 노동계엔 ‘기득권 내려놔라’
    한국노총 노사정위 탈퇴해도 독자 추진 의지 강하게 드러내 

    특히 박 대통령은 한국노총의 노사정위원회 탈퇴와는 별개로 노동개혁을 이어가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노총이 정부의 노사정 합의 위반을 지적하며 합의 파탄 선언과 노동개악 중단을 촉구한 점을 지적하며, 한국노총이 파기한다고 파기할 수 있는 합의가 아니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그는 “노사가 극한 대치상황과 양보하지 않는 안을 갖고 격론을 벌이지 말고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면서 상생의 노력을 해야 한다”며 “정부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노사정 합의대로 합의사항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길 것”이라고 했다.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서 탈퇴하든 말든 노사정위에서 합의하지 않은 기간제법, 파견법, 일반해고및 취업규칙 지침을 처리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노사정위는 파견법과 기간제법,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관련 지침에 관해 합의하지 않았고, 정부여당 또한 당초에는 이를 인정하며 당론 발의한 노동5법을 수정하겠다고 밝힌 바도 있다.

    박 대통령은 담화 이후 곧바로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도 한국노총의 노사정 합의 파탄 선언을 무시하는 수준의 답변을 내놓았다. 정부의 노동개혁에 노동계의 입장이 얼마나 배제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노사정 대타협은 노사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약속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행돼야 하고 한국노총이 합의를 파기해도 파기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에선 합의내용 실천하면서도 공청회도 그렇고 의논을 하자, 대화로 풀자고 했는데 한국노총이 한 번도 나오질 않았다”며 “그러더니 어느 날 (합의가) 파탄이 났다고 밝혔다. (공청회 등에) 한 번도 나오지도 않고”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노총이 정부에서 받은 공청회, 간담회 참석 요청 공문은 단 한 번이다. 한국노총은 당시 노사정위에서 합의하지 않은 안을 일방 강행하는 정부여당을 비판하며 참석을 거부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거듭 “정부는 어떤 경우라도 노사정 합의사항을 반드시 실천해나갈 의지 가지고 있다”며 “자식같은, 동생같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원하는데 한국노총은 어떻게 그것을 외면할 수 있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노동개혁 국민 호소 위해 법안 내용 왜곡도
    기간제법, 노동자가 원하기만 하면 계속 일할 수 있게 해준다?

    박 대통령은 노동5법을 일일이 열거하며 법안 하나하나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각각의 법안에 대한 비판은 ‘정쟁’으로 몰아 붙였고 정부의 정책은 모두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기간제법에 대해선 법안 내용을 심각하게 왜곡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역사적인 노사정 대타협의 성과도, 일자리를 달라는 우리 청년들의 간절한 목소리도, 경제회복의 불꽃을 살리자는 국민들의 절절한 호소도, 정쟁 속에 파묻혀 버렸다”고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기간제법과 관련해 “현재는 비정규직으로 2년이 지난 분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당장 고용불안에 떨게 된다”며 “그래서 비정규직 고용안정법에서는 비정규직이 원하는 경우 같은 직장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근로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하여 고용안정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이 말한 기간제법은 사실과 다르다. 기간제 노동자의 2년 계약기간이 종료된 후 ‘노동자가 원하면’ 일할 수 있다고 했으나, 계약연장 결정권은 노동자에게 있지 않다. 사용자가 원할 경우에만 2년을 더 일할 수 있다. 더군다나 그의 말처럼 ‘계속’ 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2년간 만 더 일할 수 있다. 기간제법엔 정규직 전환 강제 조항도 사라져 정규직 전환 비율도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빠지지 않는 대통령의 ‘국회 비난’

    박 대통령은 “일하고 싶어 하는 국민들을 위해,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절박하게 호소하는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4법을 1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주셔야 한다”며 “이번에도 통과 시켜주지 않고 계속 방치한다면 국회는 국민을 대신하는 민의의 전당이 아닌 개인의 정치를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 지금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서 있다”며 “정치가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당사자인 대한민국의 정치권은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반목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거듭 국회를 비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의 분열과 인재영입 등을 겨냥한 듯 “개혁은 사람들만 바꾼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치가 국민들을 위한 일에 나서고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해 모든 정쟁을 내려놓고 힘을 합해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안부 협상, 최선 다했다. 합의 이행할 것
    문재인 대표 겨냥해 “자신은 시도조차 하지 안해놓고…”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선 위안부 협상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담화 직후 기자 질의에선 위안부 협상에 관한 질문이 다수 나왔다. 협상의 절차, 피해자와의 소통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대부분이었다.

    박 대통령은 “협상이라는 것이 현실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100% 만족하게 할 순 없다”며 “문제가 제기된 후 24년 간 역대 정부에서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포기했었다. 그런 어려운 문제를 최대한 성의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최상으로 받아내서 제대로 합의가 되도록 노력한 것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했다. 위안부 협상 전면 백지화와 재협상을 요구하는 피해자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의 비판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결과를 놓고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나, 정작 자신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을 때 시도조차 하지 않아놓고 이제 와서 무효화를 주장하고 정치적 공격의 빌미로 삼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위안부 협상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문재인 더민주 대표를 지목해 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합의를 이행하고 그 분들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며, 재협상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설득할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 아물면 뵐 기회도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직답은 피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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