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적반하장
    대화와 토론 거부하면서 남탓만
        2016년 01월 12일 09: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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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동5법 등에 대해 노동계가 협의를 거부했다고 비난하더니, 이날 더불어민주당에서 마련한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에 대한 국회 토론회에는 불참을 통보했다. 정부 ‘입맛’에 맞는 토론회가 아니면 논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돼 노사정 간 협의를 노동5법 관철을 위한 ‘명분 쌓기’ 도구로 치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민주 소속 의원들이 1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요건 완화 지침의 문제점과 대책,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엔 노사정위원회 논의 테이블에 들어가지 않았던 민주노총을 비롯해 한국노총 등 노동계와 학계·법조계 등이 참여해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정부가 일관되게 주장했던 각계로 구성된 ‘논의의 장’이 마련된 셈이다.

    실제로 정부여당은 노동계가 노동5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민주노총이 노사정위 참여를 거부한 것을 두고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을 공격하기 위한 도구로 삼기도 했다. 논의에 참여하지 하지도 않으면서 거리 투쟁만 한다는 주장이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노총의 노사정위원회 합의 파탄 선언에 대해 거론하며 “지금이라도 노사정 대화의 장으로 나와 (노동개혁의) 결실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인제 최고위원도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환노위 위원과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하는 간담회에서 “모든 이해관계자, 단체, 국민이 바라보는 가운데 노동5법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민주노총은 밖에서 무조건 반대하면서 노동5법이 악법이라고 외치지 말고 들어와서 뭐가 문제가 있는지 토론하면 된다”며 TV토론 수용을 촉구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또한 노사정 간 ‘대화’를 강조하며 민주노총에 노사정위 논의 테이블에 합류할 것을 요구했고 민주노총의 노동개악 저지 투쟁에 대해 ‘대화’로 해결하자는 신호를 보냈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날 야당 환노위 위원이 주최한 정부 가이드라인 관련 토론회에 일정상 이유를 들며 불참을 통보했다. 정부가 ‘노동개악’ 관철을 위한 명분쌓기용으로 노사정위 논의와 간담회 등을 개최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정부 주최 간담회의 경우, 정부 정책에 찬성하는 토론자로만 구성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부가 자기 입맛에 맞는 토론회가 아니면 논의를 거부하는 ‘행정 독재’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토론회에 참석했던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노동부가 (소위 노동개혁에 대해) 자신감 있다면 참석해야 했다”며 “국회에서 마련한 토론회 자리이고 노사정위에 참여하지 않았던 민주노총까지 나와 있다. 비판적으로 쓴 소리한 민변 변호사도 있으니, 노동부가 당연히 귀담아 들어야 하는데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며 독단적 행정의 전형에 대해 비판했다.

    한편 이기권 장관은 한국노총이 정부의 노사정위 합의 위반을 지적하며 제안한 노동5법 등 전면 재검토 요구를 단박에 거절했다. 이 장관은 노사정 간 협의가 원활하지 않은 이유로 한국노총의 협의 불참을 들었다.

    이 장관은 이날 열린 주요 학회장 및 국책연구원장 간담회에서 “정부는 12월 2일부터 수차례 양대 지침의 노사정 협의를 요구했으나, 한노총이 불참해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한노총은 (19일까지) 일주일간을 합의 파기, 노사정위 탈퇴 등 명분 쌓기를 위한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되며, 노사정 논의가 집중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5대 입법에 대한 일부 이견과 양대 지침의 협의 과정에 대한 오해로 인해 한노총이 대타협의 근본 취지를 전면 부정하는 파기 선언을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한두 그루의 나무를 문제 삼아 숲 전체를 망치려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 장관은 또한 “한노총 내 고용이 안정되고 근로조건이 괜찮은 일부 연맹들의 자기 실천 내지 양보가 중요한데, 기득권 지키기 차원에서 대타협의 대의를 저버리는 조직 이기주의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도 했다.

    한국노총은 전날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양대지침을 기간의 정함이 없이 논의하자고 정부에 제안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9일 노사정위원회에서 탈퇴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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