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백혈병 교섭,
    “사과와 보상, 타결 안돼”
    3개 의제 중 재해예방대책만 합의돼
        2016년 01월 12일 10:52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 문제 해결을 위한 삼성전자-피해자 가족대책위-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등 조정 3주체의 교섭이 ‘8년 만에 사실상 타결됐다’며 복수의 매체가 보도했으나 오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교섭단 대표자들은 12일 조정 3대 의제 중 하나인 ‘재해예방대책’에만 합의서에 서명하기로 해, 나머지 2개 의제인 ‘사과’와 ‘보상’ 문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2개 의제는 현재 삼성전자 측에서 거부해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고 황유미 씨의 부친인 황상기 반올림 교섭단 대표는 1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사에 나온 건 전부 다 거짓말”이라며 “조정위에서 나온 조정 권고안을 가지고 대화를 하는데 삼성에서 사과하고 보상, 재발방지 이 문제를 전부 다 거부했다. 이 상태에서 조정위가 재발방지 문제만 얘기를 해보자고 해서 반올림, 삼성전자, 가대위(가족대책위원회)가 재발방지 문제만 오늘 합의를 한다. 사과와 보상 문제는 삼성이 거부를 하는 바람에 아직까지 대화도 못해 봤다”고 말했다.

    반면 보상 문제와 관련,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및 협력업체 퇴직자 150여명이 신청해 이 가운데 100명 넘는 인원에 대한 보상이 이뤄졌고 삼성전자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이 개별적으로 전달했기 때문에 이미 적절한 사과와 보상이 이뤄졌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타결’이라는 보도도 이러한 삼성전자의 주장을 반영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삼성반도제

    반올림과 피해자가족들의 강남역 농성장 모습(사진=반올림)

    황 대표는 “여태까지 그렇게 해왔듯이 (삼성은) 아무런 문제 해결도 안 됐는데 해결된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이번뿐만이 아니라 여러 번 해왔다”며 “믿을 수 없는 얘기만 계속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미 보상이 진행 중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삼성에서는 자체적으로 보상안을 만들어서 150명 정도가 신청을 했고 130명 정도 보상을 해줬다고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진짜로 150명이 신청했는지 (삼성이) 아무런 자료를 안 꺼내놨기 때문에 그것을 우리는 알 수가 없다”며 “100명이 신청했는지, 150명이 신청했는지, 10명이 신청했는지 삼성에서 말로만 그렇게 하고 사실적인 근거를 안 꺼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전달한 것으로 사과 절차는 이미 끝났다는 회사 측의 입장에 대해서도 그는 “말이 안 된다. 사과라고 하는 건 피해자가 사과라고 받아들여야지만 사과인 것이지,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나, 잘못했습니다’ 이렇게 했다고 해서 사과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사과문 개별 발송을 사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당초 조정위원회는 삼성전자에서 1000억 원을 기부해서 공익재단 설립해 재단을 통해 피해자 보상 절차가 이뤄지는 권고안을 제시했다. 반올림 등은 조정위의 권고안을 수용했으나 삼성전자가 거부하면서 협상이 멈춰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