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도발과 긴장만 격화시켜"
        2016년 01월 08일 11:3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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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을 계기로 정부가 8일 오늘 정오부터 대북 확성기방송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일각에선 대북 확성기방송이 북한의 도발만 불러 올 뿐 핵을 포기하게 하는 적절한 조치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8일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유엔 안보리를 통해 제재는 하더라도 우리는 한반도 상황 악화를 방지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이라든지 기타 주변 국가들에게 특사를 보내서 상황 악화 방지를 위한 공조 능력,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라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대북 확성기방송 재개에 대해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단거리 미사일이나 비무장지대에 화력을 집중해 맞대응 무력 시위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도 대북전단을 살포하면서 심리전을 할 가능성이 있고 한반도의 긴장은 또 다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며 “참 우려스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으로 8.25 합의문이 사실상 파기됐기 때문에 확성기방송을 안 할 순 없지 않느냐는 물음에 “확성기 방송의 목적이 북한 병사들과 주민들을 각성시키면서 그 대남 동경심을 확대시키는 것이라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며 “그러나 북한 군부를 흥분시키고 김정은 제1위원장을 흥분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천번만번 1년 열 두 달 계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확성기를 틀어서 북한 병사들이라든지 주민들이 각성해서 탈북한 사례가 없다.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 탈북이 연간 2500명에서 1300명, 1200명이 줄었고 북한의 각성된 주민들이 북한 당국에 저항한 사례가 없다”며 “그래서 이 확성기가 과연 얼마나 효과 있느냐, 그것에 대해서 한번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 조치도 이뤄질 전망이다. 유엔 안보리에선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쿠바식 봉쇄 등 제재 강도나 범위 면에서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 교수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해 “지난해부터 중국이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설립했다. 그래서 중국의 동참이 없다면 제3자에 대한 금융제재 크게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견제 등 이해관계 때문에라도 중국이 북한을 완전히 고립하는 조치를 취할 수 없을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이 또한 대북제재 수단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미국 등이 이란에 적용했던 것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기관의 금융을 봉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가령 한국의 A은행이 대량살상기무기와 관련해 북한의 개인이나 기업은행과 거래를 했다면 북한과 관련 없는 유럽이나 일본의 은행이 한국의 A은행과 거래를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양 교수는 대북 제재와 함께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대화 재개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는 남북이 적대해 있는 운명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북한에 대한) 압박은 쉽지만 쉽기 때문에 약하다”며 “그런데 대화는 아주 어렵기 때문에 강하다. 물론 북한의 잘못에 대해서 제재는 해야 되겠지만 북한과의 대화, 이것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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