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수소폭탄 실험,
위기에 처한 남북 인민의 삶과 한반도
정부여당, 안보 위기 빌미로 '불통 정치' 강화할 듯
    2016년 01월 07일 11:55 오전

Print Friendly

북한의 수소탄 실험과 성공 주장 발표

1월 6일 오전 북한이 수소폭탄 핵실험을 전격 실시했다. 조선중앙TV는 6일 12시 30분(평양시간 낮 12시) 특별 중대 보도를 통해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셈법에 따라 주체105(2016)년 1월 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실험에 따른 인공지진의 진도가 5.1이라면 7.3킬토톤 TNT의 폭발력에 해당한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나가사키에 떨어진 플루토늄 핵분열탄(원자폭탄)이 20킬로톤 TNT였기에, 그 3분의 1에 불과한 위력의 수소폭탄의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마치 이런 의문에 답하려는 듯 북은 이번 발표에서 자신들이 “새롭게 개발한 시험용 수소탄의 기술적 재원들이 정확하다는 것을 완전히 확증하였으며 소형화된 수소탄의 위력을 과학적으로 해명하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자 노동당 제1비서는 지난 1일 12시 30분(평양시간 12시)에 신년사를 발표했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신년사에서는 핵무기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고, 남북대화와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신년사에서는 핵무기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다가, 수소폭탄 실험을 전격 실시한 데 대해서 많은 전문가들과 정보당국 등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 “강력제재로 북에 상응하는 대가” 천명과, “정쟁 중단” 주문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우리는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강력한 국제적 대북제재 조치 등을 통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며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 하에 북한이 이번 핵실험에 대해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럴 때일수록 나라가 안정을 유지하고 흔들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정치권에서는 모든 정쟁을 멈추고 국민의 안위를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경제위기를 내세우며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악법 등을 경제 살리기를 위한 것이니 무조건 처리해달라고 국회를 압박해왔는데, 앞으로 그런 공세가 북의 핵실험을 빌미로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핵실험, 한반도의 비핵화뿐 아니라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도 위태롭게

북한은 이번 실험에 대해 미국 등의 위협에 맞선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철저히 수호하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 운운했으나, 이는 언어도단이다.

핵무기 보유가 주권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조치이고 권리라면 지구상의 거의 모든 국가가 핵무기 보유를 추진해야 한다는 말인가? 핵무기 실험 및 보유 자체가 인간 문명과 지구상의 뭇 생명을 위협하는 반 평화적 행위일 따름이다.

그리고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변신하려는 일본의 핵보유 야망을 부추기는 등 동아시아의 안정을 해치고, 강대국의 한반도에 대한 간섭과 개입을 강화시키는 등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이다. 설사 미국의 자신들에 대한 위협을 내세운다고 할지라도 미국과 적대관계였던 이란과 쿠바는 다른 선택을 했고 미국과 관계도 정상화했다. 미국과 북한 관계만이 적대적 관계를 치닫고 북한은 그것을 이유로 핵개발과 보유라는 반 평화의 길을 가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과 관계 정상화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북한이 이렇게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미국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의 자리에 나서기는커녕 당분간 대화의 자리에조차 앉으려 할지 의심스럽다.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북한 위협을 핑계 삼아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그것을 통해 결국 대중 군사적 봉쇄를 획책하는 최근의 정책을 지속할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진 상황이다. 거기에 일본의 전쟁국가로의 변신과 중국의 군비증강 정책이라는 동아시아 지역의 악순환도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3년간의 전쟁 후 60여년을 지속하고 있는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모두가 염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정책도 문제지만,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근절되지 않는 한 자신들의 핵개발 중단이나 핵포기는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병진노선을 고집하는 북한의 정책 역시 계속 지속되는 한, 한반도는 평화체제는커녕 만성적인 불신과 불안, 대결체제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즉 이번 수소폭탄 실험과 같은 한반도 및 동아시아의 평화체제로의 전환에 실질적으로 해가 되는 북한의 행위는 결코 이해할 수도 동의할 수도 없다.

핵실험은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북한 인민의 생활 향상에도 큰 걸림돌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이자 제1비서는 이번 신년사에서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마주앉아 민족문제, 통일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도 “남조선 당국은 민족내부문제를 외부에 들고 다니며 ‘공조’를 구걸하는 수치스러운 행위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콕 집어 비판하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남조선 당국이 진정으로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을 바란다면 부질없는 체제대결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총의가 집대성되어 있고 실천을 통해 그 정당성이 확증된 조국통일3대원칙과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해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지난해 남북고위급긴급접촉의 합의(8.25합의)정신을 소중히 여기고 그에 역행하거나 대화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대박’ 운운하며 중국 등 관련국가와 유엔 등을 돌며 통일에 대한 국제적 협조를 역설하면서도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실천적 행동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을 비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이번 수소폭탄 실험을 함으로써 대화의 재개와 관계 개선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해 우리 사회에서 북한 당국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인민 생활 향상’을 특별히 강조한 바 있다. ‘인민 중시, 인민 존중, 인민 사랑의 정치’ 구현과 ‘인민의 요구와 이익을 절대시’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5월로 예정된 36년만의 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루기 위해서도 북한 인민들이 피부로 실감할 경제부문에서의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핵실험 강행으로 남한은 물론 중국도 국제사회의 제재에 형식적이나마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 북한 경제의 위기와 한계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남북관계와 국제적 관계‧환경 개선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정부는 한반도 평화 위기에 큰 책임. 국내정치 악용은 반대해야

정부는 그동안 북한 비핵화를 가장 우선순위로 놓고 노력하겠다고 천명해 왔으나, 결과적으로 북한이 이렇게 핵능력을 강화시키는 것을 손 놓고 바라보기만 했다.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는 무대응, 무대책으로 일관한 미국의 뒤에 서 있었을 뿐, 위기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를 구출할 어떤 적극적인 정책도 전개하지 않았다. ‘통일대박’만을 떠들며 수차례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도 다 놓쳐버렸고, 국가와 국민의 안보는 오히려 위기에 처하게 만든 박근혜 정권의 무사안일과 무능 역시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이 정부는 이번 사태를 비단 북한에 대한 강경정책을 정당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대를 억누르고 정부가 추진하려는 반민생 법과 정책의 무조건 통과 등 공안 분위기 조성과 선거 등 국내정치에 이용하려는 행동을 보이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북한 위협을 빌미로 국내적 평화와 민주주의를 해치는 행동으로 결코 좌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위기의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전환 위한 특단의 노력과 대책 필요

비록 북한 당국의 행위에 의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가 큰 위기에 처했지만, 우리는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을 통한 통일에의 희망의 끈을 결코 놓을 수 없다. 때문에 북한 당국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면서도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위한 정부의 실질적 정책 역시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특히 국제공조 운운하며 효과가 없음이 이미 입증된 국제적 제재와 강화만을 고집하고, 그것을 통한 북한 체제의 붕괴 등을 염두에 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하다. 이런 정책들은 결과적으로 북의 핵능력 강화를 방치하고, 그에 따라 국가와 국민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기 때문이다.

흡수통일을 획책하거나 국내정치에 북한 문제를 이용하려는 행태는 결국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로의 전환, 남북관계 개선 등 한국민 및 우리 민족 공동체 전체의 전략적 목표를 저해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북한이 핵 개발과 능력 증강의 핑계로 삼고 있는 미국과 한국 정부의 대북 적대 정책을 철회하고, 관련 당사국 모두가 합의했던 9.19공동성명의 포괄적 해결의 정신을 현 상황에 부합해 적절히 수정한 적극적 정책을 실천해야만 한다.

필자소개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문제를 연구하는 정책가이며, 진보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