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정부 '위안부' 합의
    “굴욕협상, 전면 백지화”
    세계 최장기 '수요시위' 24주년
        2016년 01월 06일 04: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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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24주년을 맞았다. 수요시위는 단일 주제로 세계에서 최장기 집회를 기록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날로 무려 1212회나 일본 대사관 앞에 섰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20년 넘게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 공식 사과, 법적 배상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지난달 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법적 책임도, 아베 총리의 공식 사과도, 법적 배상도 없는 합의를 덜컥 발표하고 한일 관계를 위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며 이해를 요구했다.

    6일 열린 정기 수요시위는 일본을 비롯한 캐나다, 미국, 프랑스, 호주, 대만 등 12개국, 45개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개최됐다. 한국에서도 서울, 포항, 제주, 광주, 수원, 부산, 대구 등 15개 지역에서도 소녀상 인근에서 연대행동을 통해 양국의 외교 담합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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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 말미에 아이들이 고 김학순 할머니 동상과 이용수 할머니 옆에 서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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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 말미에 참가자 모두 일본 대사관 쪽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이용수 할머니 “우리 후손에게는 이런 일 없도록 반드시…”

    이날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서 주최단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12.28 한일 외교장관 회담의 합의를 규탄하고 전면 백지화와 재협상을 촉구했다. 무대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고 김학순 할머니의 동상도 함께 했다.

    젊은 엄마들은 영하의 날씨에도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자녀의 손을 잡고 수요시위에 참석했고 그 아이들은 직접 쓴 편지를 할머니에게 전했다. 고등학생들은 위안부 문제 재협상 등을 요구하는 손피켓을 들었고, 전국 13개 대학교 총학생회는 한일 정부의 합의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예술가들은 무용이나 노래 공연 등을 통해 양국의 이번 위안부 협상을 반대하고 할머니들을 위로했고, 한국작가회의 소속 문인들은 위안부라는 뼈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할 계획이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이용수 할머니는 나이가 65세에서 89세가 되는 오랜 세월동안 이 곳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권 회복을 외쳐왔다”며 “할머니들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빌 때도 뒷짐만 지고 있던 한국 정부가 이제 와서 굴욕적인 협상으로 피해자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할머니들의 성과를 수포로 만든 굴욕적인 협상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강조했다.

    발언하고 있는 이용수 할머니

    발언하고 있는 이용수 할머니

    이용수 할머니는 시위 대열에 앞에 앉아있는 아이를 손으로 가리키며 “조그마한 학생도 이 추운데 맨땅에 앉아서 생글생글 웃으며 앉아 있는 것을 보니 우리 후손들, 손녀들에게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책임이 돌아가지 않도록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내가 올해 89세다. 89세면 운동하기 딱 좋은 나이 아닌가”라고 외치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을 강조했다.

    정치권, 양국의 위안부 졸속 협상 폐기시킬 것

    여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의원들도 이날 수요시위에 참가해 한일 양국 간 졸속 협상을 반드시 국회에서 폐기시키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추미애 더민주 최고위원은 “위안부 문제는 살아계신 몇몇 할머니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도 이름도 남기지 못한 피해자들을 위해 이 시대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정부는 지우개로 지우듯 할머니들의 고통을 지우고, 소녀상도 치우겠다고 한다. 적당히 기금을 마련하고 위로 받으시라고 하는 굴욕 협상을 타결시켰다. 반드시 폐기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할머님들의 마음을 받아 안기는커녕 할머님들의 이런 노력에 비수를 꽂았다”며 “이 협상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 정부는 어느 역대 정부도 해내지 못한 최선의 결과라고 강변을 하고 있다. 피해 당사자인 할머님들의 절규, 좌절, 분노 이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 관리들의 칭찬을 전하면서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심 상임대표는 “이 엄청난 일을 하면서 위안부 피해 당사자인 우리 할머님들께는 어떠한 상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우리 할머님들도 국민들도 박근혜 정부에게 그런 권한을 준 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 협상은 그 형식이 어떻든 간에 박근혜 정권의 월권이고 원천무효”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굴욕적이고 위헌적인 윤병세-기시다 합의 즉각 폐기돼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과 우리 할머님들께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하고, 국회에서는 빨리 청문회를 열어서 이번 외교참사의 전말을 밝히고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세계연대행동 시작할 것

    수요시위 참가자들은 이날 정기 수요시위에 성명서를 통해 세계 곳곳에 이번 합의의 부당함을 알리고,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는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은 일본군이 조직적으로 자행한 군대 성노예제에 대해 일본 정부가 그 범죄 사실을 명확하게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이에 따라 국가적이고 법적인 책임을 받아들이고 이행하는 것이 바로 피해자들의 정당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한낱 정치적 담합으로 끝내버리려는 한일 양국 정부의 협상은 피해자들에게 더 깊은 상처를 주는 가해 행위로 규정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작 피해자의 목소리는 담기지도 않은 이번 합의를 두고 한국 정부는 일본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한 합의라고 뻔뻔한 말을 내뱉고 있다”면서 “지금 이 순간까지도 피해자들의 호소는 저버린 채 합의를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며 손을 놓겠다는 으름장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호소하며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죄와 법적 책임 인정을 요구하는 피해자들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세계연대행동을 시작한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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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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