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자부 장관 내정자는
    '론스타' 먹튀 논란 책임자
    론스타공대위, 민변 등 "주형환 후보자는 사퇴해야"
        2016년 01월 06일 10: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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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6일 시작되는 가운데, 주 내정자가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되며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다.

    전순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론스타 공대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금융정의연대 등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 후보자는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에 투자할 때, 그리고 2012년 론스타가 우리나라를 5조 5천억 원의 ‘투자자-국가 중재(ISD)’에 회부할 때, 모두 그 현장에서 관여했다”며 “그런데 주 후보자는 그 부당함을 바로잡아 국가의 이익을 수호하는 대신, 이를 사실상 묵인했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배경에 대해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론스타 사건의 국제중재판정부는 민변에 송부한 절차결정서에 우리 정부가 론스타가 산업자본이어서 투자 부적격자라는 점을 제대로 제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문제제기는 ISD가 우리 정부의 손을 들어줄 수 있는 핵심 쟁점이라는 것은 이미 수차례 강조된 바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론스타 투자자-국가 중재 사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만약 이 중재 사건에서 패소한다면 우리 정부는 론스타에 혈세 5조 5천억 원을 내놓아야 한다.

    국제중재판정부가 민변에 송부한 절차 결정 15호를 보면 론스타는 민변이 제기한 산업자본 논점에 대해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지위는 관할권 쟁점이 아니라는 데 양국이 동의한 것”이고 “아직 변론에서 제기되지 않았다”고 국제중재판정부에 주장했다.

    민변 등은 “론스타의 서면을 국제중재판정부가 인용한 것이지만 중재 심리를 담당한 판정부에 보낸 론스타의 서면 내용이라는 점에서 한국 정부가 이번 중재 사건에서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였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형환

    주형환 산자부 장관 내정자(이미지=뉴스타파)

    문제는 주 산자부 장관 내정자가 론스타가 제기한 이번 중재 사건에서 해당 쟁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주 내정자는 론스타가 2012년 초 외환은행 주식을 처분하고 우리나라를 떠난 후 2012년 5월 22일 투자자-국가 중재를 제기할 의향을 표명했을 당시, 기획재정부 차관보,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으로 재직했다. 중재 사건에 관여하는 직책에 있었음에도 우리 정부가 승소할 수 있는 핵심 쟁점을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 내정자에 대한 사퇴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민변 등은 “주 내정자가 국민의 진실한 일꾼으로서 론스타 국제중재 대응팀에서 적절히 역할을 다 했다면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가장 핵심적인 쟁점을 적극 제기하도록 해야 했다”며 “그러나 론스타 국제중재판정부의 절차결정서에서 추론할 수 있듯이, 한국 정부는 이 쟁점을 적극 제기하지 않았다”며, 주 내정자가 산자부 장관 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에 따르면 주 내정자는 론스타에 외환은행 매각을 사실상 결정한 2003년 7월 15일 소위 ‘10인 비밀대책회의’에 청와대 행정관으로도 참석했다. 당시 론스타는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이기 때문에 예외 승인 조항조차 원용할 수 없어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외환은행은 그대로 론스타에게 매각됐다. 관련 사태의 핵심 관계자였던 주 후보자가 사실상 이를 묵인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민변 등은 “우리는 이런 이유로 주 후보자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주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다”며 “오늘의 인사 청문회는 주 후보자가 그동안 론스타와의 관계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5조 5천억 원의 투자자-국가 중재에서 론스타가 애초부터 외환은행에 대한 투자 자격이 없었다는 핵심 쟁점을 적절하게 제기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순옥 의원은 “정부와 공무원이 국가에 손해를 끼치는 잘못을 하고도 인정하지 않을 때 국민이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것이 정부와 공무원이 할 일인가”며 “이 소송에서 지면 5조원이라는 돈을 배상해야 한다. 오늘 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비롯해서 주 장관 후보의 여러 문제들을 반드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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