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빈손'으로 끝난
국회 서민복지주거특위
    2015년 12월 29일 04: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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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전월세 대란을 겪고 있는 세입자 보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된 국회 서민주거복지특위가 29일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결국 빈손으로 특위를 종료했다.

서민주거복지특위는 이날 마지막 전체회의에서도 세입자 단체 등이 요구해온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세입자 보호대책에 대해서 여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야당은 두 제도 도입을 촉구했으나 여당은 단기적 임대료 상승을 이유로 거부했다.

부동산 3법 통과를 전제로 세입자의 주거 안정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 1월 탄생한 서민주거복지특위가 ‘일못특위(일 못하는 특위)’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은 특위 위원, 특히 여당 위원들의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태도에 있다.

특위 1년 동안 11차례의 전체회의를 여는데 그쳤고 여당 위원의 평균 출석 회수는 고작 4회다. 이 중 새누리당 나성린·박민식·강석훈 의원은 2번, 김도읍 의원은 3번 출석했다. 특위위원에 이름만 올렸을 뿐 실질적인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비교적 성실한 출석률을 보인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회의에서 월세가 100만 원 수준에 달하는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를 확대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비판받은 바 있다.

야당의 출석표도 초라하다. 야당은 세입자 단체 등이 요구하는 서민주거안정제도 도입을 위해 정부여당과 맞서고 설득할 책임이 있음에도 11번의 회의에 모두 출석한 위원은 위원장과 여야 간사를 제외하면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뿐이다.

정부의 ‘불통 행정’도 문제다. 여야와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려기보단 정부가 정한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해 허점투성이 연구 용역 자료를 근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특위 활동 1년 동안에도 전월세 상한제가 도입될 경우 임대료가 폭등할 것이라고 주장해오다가, 특위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민간임대주책시장에 대한 임대표 규제의 효과 등 연구 용역’을 제출했다.

125개 주거·노동·시민단체로 구성된 서민주거안정연석회의의 국토부 연구용역 반박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애초부터 임대료 규제 도입을 반대하는 연구자에게 용역을 발주하고 잘못된 시뮬레이션에 기초해 전월세 상한제 도입 시 급격한 단기 임대료 상승효과 분석에만 집중했다.

특히 정부의 연구용역은 현재 경제상황과 거리가 먼 1989년의 임대기간 연장 당시 임대료 상승 분석만으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에 따른 임대료의 단기 상승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해외 국가의 세입자 보호제도 연구 내용에서도 제도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중심으로 기술하면서도 임대료 규제 강화 추세 및 해당 국가에서 50년 넘게 임대료 안정화 정책이 지속되어 온 이유나 효과에 대해선 충분히 소개하지 않았다.

서민주거안정연석회의는 이날 특위 전체회의 전에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초라한 성적표를 만든 장본인은 단언컨대 박근혜 정부와 국회”라며 “여야 할 것 없이 이른바 ‘얼굴도장’만 찍고 퇴장하는 경우도 상당수였다는 점에서, 야당도 정부·여당 탓만 하며 전월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취임하자마자 LTV·DTI 완화를 단행했다. 주택 거래 활성화로 경기를 반짝 부양시키는 정책은 빛 바랜 지 오래지만, 정부는 여전히 이를 고집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정작 ‘빚 내서 집 사라’고 한 적은 없다며 오리발을 내밀 뿐”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1년 사이 가계부채는 140조가 늘어 1200조에 육박하는 시한폭탄과 끊길지 모르는 전세가 고공행진, 소리도 없이 반지하로 또는 옥탑으로 밀려나는 월세 세입자들의 신음으로 가득하다”며 “정부와 국회는 매번 선거철마다 서민들을 위한다, 무주택자를 위한다고 소리쳤지만 지난 태도를 보니 결국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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