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당사자들,
기간제법‧파견법 정부안 압도적 반대
당사자가 정부 개정안 지지한다는 것과 완전 반대
    2015년 12월 22일 07: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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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의 노동5법 가운데 핵심 쟁점인 기간제법과 파견법에 대해 관련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항의 객관성이 지적됐던 고용노동부 등에서 시행한 여론조사와 완전히 상반된 결과다.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는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노동자들의 압도적 다수가 반대를 표명하면서 정책 기조와 방향을 바꿀 것을 강력하게 주문한 것”이라며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가 2015년 12월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간 총 9,287명에 온오프라인으로 기간제법과 파견법에 대해 묻고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이 조사를 분석한 결과 정부여당의 기간제법 기간 연장 개정안에 대해 노동자 97%가 반대했고 정부안을 지지하는 노동자는 3%에 불과했다. 응답자 76%는 기간제한 방식 폐지하고 사유제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문항 등 구체적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고용노동부 등에서 배포한 여론조사와 달리 정규직 전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답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정부는 노동자가 원할 경우 기간제 계약기간을 기존 2년에 추가로 2년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기간 연장 개정안에 대해 귀하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97.0%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노동조합에 가입된 사람과 가입하지 않은 사람을 구분해서 살펴보면 정부의 기간 연장안에 대한 반대 비율이 노조원 97.1%, 비노조원 96.3%로 별 차이가 없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97.2%), 40대(97.5%)가 상대적으로 반대비율이 높은 편이고, 60대 이상(94.2%)이 낮은 편이었다.

고용형태별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접고용과 간접고용에 구분 없이 95.5 ~ 97.5%의 고른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기간 연장에 반대하는 경우 기간제법을 어떻게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현재의 ‘기간제한 방식’을 폐지하고 기간제 고용에 대한 객관적인 ‘사용 사유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76.0%로 가장 높았다.

기간제법 개정 방향에 대한 의견을 노조원과 비노조원으로 구분해서 파악해보면 기간제한 방식 폐지 후 사유제한 방식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노조원(75.2%)보다 비노조원(78.7%)에서 더 높게 나왔다.

노조 효과를 배제한 결과를 볼 때, 노동자들이 현재의 사용기간 제한은 기간제 남용을 방지하는데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기간제한 폐지 후 사유제한을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은 60대 이상이 79.2%로 가장 높은 응답을 보였다. 현재의 기간제법이 55세 이상 중고령자에게는 무제한의 기간제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사자인 60대 이상 노동자들이 가장 크게 반대하는 것이다.

파견 확대 개정과 관련 ‘정부는 55세 이상 고령자, 관리직, 제조업 일부에도 파견을 추가로 허용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귀하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92.9%는 파견 확대가 아니라 파견 대상을 더 엄격하게 규제하거나 파견법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정부의 파견확대 추진에 대해 찬성하는 노동자는 3.2%에 불과했다.

파견 규제를 강화하거나 파견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을 산업별로 살펴보면 평균 이상의 응답을 한 대표적인 산업으로 건설업(96.6%), 제조업(94.8%), 과학및기술서비스업(96.3%), 운수업(95.6%) 등이다.

‘파업 허용 업종을 확대하려는 정부 정책이 고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기존 정규직 일자리마저 점차 파견직으로 대체되어 고용불안이 심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96.9%로 압도적이었다.

파견 확대가 고용불안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응답을 연령대별로 구분해보면, 30대가 가장 높은 97.6%의 응답을 보였고, 40대가 97.3%로 그 뒤를 이었다.

고용형태별로는 파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거나 파견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고용형태에 상관없이 91~93%의 고르게 나왔다.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는 “이제야말로 정부가 제몫을 해야 할 때다. 국회의장도 부정하는 국가비상사태 운운하며 노동5법을 일방강행식으로 밀어붙인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을 부를 뿐”이라며 “개악을 넘어 재앙이라고 비판받는 노동개혁을 중단하고 비정규직 문제를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진짜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권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지부장은 “서경지부 조합원 거의 대부분 간접고용, 도급 등파견법으로 인해 실제 고통받는 당사자들”이라며 “노동개악이 아니라 노동개선하려면 실제 사용자, 진짜 사장이 부려먹을 때만 사용자가 아니라 책임 질 때도 사용자 노릇하게 해야 한다”고 파견법의 폐해를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이런 법을 만들고 청년 실업 해소 유력 방안인양 거짓말을 한다”며 “정부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지 말고 비정규직을 해소하고 실제 사용자의 법적 책임을 강황하는 진짜 노동개혁 법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해고노동자라고 밝힌 이진욱 부산보건소지부 부지부장은 “기간제법 적용대상으로 7년을 일했지만 정부의 좋은 일자리 정책은 결국 더 오래 쓰고 해고하자는 정책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부지부장은 “170여명의 보건 14개 부 인력 해고하면서 사용기간 2년은 2년 이후 정규직 전환 희망을 박탈했다. 합법과 합리 얘기하면서도 노동자를2년까지만 사용하고 해고할 수 있는 사용자 권리만 강화했다”며 “4년 연장은 노동자에게 4년 이후 닥칠 해고 예고장이고 비정규 굴레 벗어나지 못하게 하면서 사용자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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