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의 기간제법,
기간은 늘리고 보호방안은 더 약화
환노위 공청회...한국노총 "기간제법 등 폐기해야"
    2015년 12월 22일 03: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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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2일 노동관계법 공청회를 열고 노동계와 재계, 경제단체 등과 함께 노동5법과 2개 행정지침에 대해 논의했다. 양대노총과 재계가 모두 모인 첫 공개 토론회인 셈이라 향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여론의 향방을 좌우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공청회에서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기간제법과 관련해 2년 계약기간 만료 후 당연히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현행 기간제법의 취지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여당 기간제법, 기업에 정규직 전환 의무까지 덜어줘
“4년 쓰고도 비정규직 보호 약화한 이상한 법안”

강성태 한양대학교 교수는 진술인으로 참석해 4년 연장 기간제법에 관해 구체적으로 “현행 2년 기간제법에 비해 (노동자에게) 불리하다”며 “현행법의 경우 2년 계약기간을 넘기면 법률에 규정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되지만, 4년제의 경우 정규직 체결권을 사용자에게 강제한다. 수당도 합리적인 사유가 있으면 안 줘도 되고 그 사유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정규직 전환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여당이 당론 발의한 노동5법에 포함된 기간제법은 35세 이상에 한해 2년 계약 만료 후 사용자가 원하면 2년을 더 일할 수 있다. 여당은 4년 계약기간이 만료된 노동자에게 사용자가 이직수당과 퇴직금 등을 지급하는 것을 비정규직 처우개선의 일부라고 설명하지만, 이직수당 지급 등이 2년 계약기간을 다 채우면 반드시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현행 기간제법의 정규직 유도 장치조차 무용지물로 만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기간제법은 2년 계약기간을 다 채우면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문구를 통해 정규직 전환을 강제했다. 물론 계약만료 기간 하루를 남기고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등 정규직 전환 비율이 고작 20%대 밖에 안 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장치나 제도 마련은 뒷전으로 한 채 기업에 비정규직 사용 이후 정규직 전환 의무마저 덜어준 셈이다.

강 교수는 이어진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도 “2년을 쓰고 하루 지나고, 4년을 쓰고 하루가 지났을 때 법적 상태를 봐야 한다. 지금은 사용자가 뭐라고 주장을 해도 근로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날짜가 지나면 정규직 전환이 의무”라며 “하지만 (여당이 발의한 4년 연장 기간제법은)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이직수당을 주면 된다고 했다. 4년을 썼으면 보호의 정도가 강화해야 하는데 훨씬 더 약화된 이상한 법안”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여기에 더해 ‘35세 이상에 한해’라는 단서 또한 현재 파악되는 비정규직 비율의 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들을 영구적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강 교수는 “전체 비정규직 중 34세까지가 80만 명이고, 200만 명이 35세 이상이다. 결국 전체 비정규직의 4분의 3을 영구적으로 기간제, 반영구적으로 기간제 노동자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기간제법의 원칙이 바뀔 수 있는 법안”이라고 우려했다.

강 교수는 노동5법에 대해서도 “노사정 합의 위반”이라고 강조하고 “이 대타협에서 비정규 관련,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상시지속업무를 정규직이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다. (여당이 발의한)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이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상시지속업무에도 기간제 사용을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이승철 민주노총 사무부총장도 진술에서 “제한적이긴 하지만 2년이 지나면 정규직화하라는 것이 기간제법의 정신”이라며 또한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전환이라는 대통령 공약까지 파기한 측면이 있고 기간제법 자체가 (비정규직 양산이라는) 비극을 안고 태어난 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용사유제한을 도입해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때만 비정규 고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법

한국노총 “노사정 합의 안 된 기간제법, 파견법 등 즉각 폐기해야”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했던 한국노총은 여당의 노동5법이 노사정위원회 합의를 파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비정규직은 정부 통계상으로 봐도 600만 명이 넘는다. 과도한 규모를 줄이고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 노사정위 합의에선 상시지속업무의 경우 가급적 정규직 직접고용 해야 한다고 했다”며 “정부 입법은 이 원칙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정 정책본부장은 “9.15 사회적 합의 통해 노사정이 합의했으나,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노동 5대 법안은 사회적 합의 내용 위배”라며 “한국노총에선 합의되지 않은 내용 수정, 즉각 폐기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관련 행정지침에 대해서도 그는 “행정지침은 근로감독관을 위한 내부 규정이지만 산업현장에선 실질 기준으로 작용한다”면서 “일반해고, 취업규칙 관련 행정지침은 근로기준법 침해이자, 국회의 입법권 침해, 사법부 내용도 침해한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여당 추천 패널, 야당 위원 질문에 무례한 태도, 일관성 없는 답변

노동계는 경제 성장을 위해 노동자에게만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노동5법에 대해 비판하며 법인세 정상화 등 재벌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철 사무부총장은 “민주노총은 이중 구조와 양극화의 본질이 가계부채에 있다고 본다”며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710조 넘고 있고 95년부터 지금까지 (가계소득은) 8.5% 하락했고 기업 소득은 (OECD 국가 평균 3배) 상승했다. 기업 소득이 사회에 환류가 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재벌 초과이윤에 대한 사회 환류가 실질적 조치이다. 환노위에서 재벌을 어떻게 개혁할지 사회적 소득의 집중 현상을 같이 논의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여당 측 패널과 여당 위원들은 사내유보금이 기업이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자금이 아니라고 맞섰다.

윤희숙 KDI 재정복지정책 연구부장은 노동경직성이 우리나라의 성장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 부장은 야당 위원의 질의에 비웃음으로 일관하거나 언성을 높이는 등 감정적이고 야당 위원을 깔보는 듯한 태도를 보여 김영주 환노위 위원장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우원식 새정치연합 의원은 질의에서 향후 노동시장에서 정규직이 아닌 파견 등이 표준이 돼야 한다는 취지의 윤희숙 부장의 발언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저성장 중심은 저임금 저분배가 핵심”이라며 “임금 없는 성장 지속되고 있어서 실질 노동생산성은 지속 증가하는데 실질임금은 정체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실질임금 떨어지고 국민소득분배율 떨어지면서 30대 기업 700조 넘어섰다. 사내유보율 추이 보면 급격하게 올랐다. 정규직 비정규 전환하고, 임금 적게 주면서 사내유보금이 쌓여가는 것”이라면서 “이런 것들을 보면서 어떻게 고용비용이 높아졌고 고용시장의 병목이라고 할 수 있나. 재벌이 병목 아닌가”라며, 노동이 성장의 병목이라는 윤희숙 부장의 주장에 맞섰다.

그러자 윤 부장은 “사내유보금은 매년 상승할 수밖에 없는 장부상의 개념”이라며 “마이너스가 아닌 이상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간단한 문제를 얘기를 이해 못 하고 누구더러 틀렸다고 하나”라고 언성을 높였다.

우 의원이 노동시장 전체를 비정규직으로 바꾸자는 주장에 대해 지적한 것이라며 질의 내용을 다시 한 번 환기하자 윤 부장은 “그런 적 없다. 표준이 바뀔 수 있다고 한 거다. 왜곡이다”라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윤 부장은 또한 앞선 진술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연구 보면 70년대 이후 데이터 봤을 때 변화에 대해 스스로 변화할 능력은 노동과 자본을 변화하는 것에 있어서 노동수요가 증가할 때 고용배분 효율성 떨어졌고 수요가 나타났을 때 조정하는 것은 노동과 자본이 같이 반응해야 하는데 노동이 변화를 잡고 있다”며 “(노동에 대한) 과보호가 있다. 금융이나 산업, 중기업 정책 전반에서 많은 부분에서 움직임을 막고 있다”며, 정규직 과보호론을 언급했다.

이에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국이 노동유연성이 높다는 OECD 자료를 제시하자 윤 부장은 “저건 고전적으로 말하는 건데 그렇게 뭉뚱그리면 (노동경직성이) 안 보인다. 전체가 경직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일부가 매우 보호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윤 부장의 답변에 장 의원은 “정부가 기간제법 2년 이후 정규직 전환하지 않고 35세 이상은 2년 더 일할 수 있게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2년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성 높이게 한다고 했는데, 그럼 이는 진술인(윤희숙 부장)이 반대하는 고용경직성을 높이는 것 아닌가. 그럼 2년 늘리는 기간제법엔 반대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윤 부장은 “(기간제법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 때 막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며, 앞뒤가 다른 주장을 펼쳤다. 윤 부장의 논지대로라면 고용안정이나 고용경직을 유발하는 것에는 반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이 매년 벌어 들이는 돈에서 지출하고 쌓인 돈이 사내유보금”이라며 “이를 투자 측면에서 얘기하는데 글로벌 위기 내지는 이명박 정권 이후 실질임금이 오르지 않았고, 2009년 228조 원이던 게 4년 만에 522조로 대폭증가했다. 이것 자체가 줄 임금 안주고 비정규직 돌리고 중소영세업체 하도급 단가 후려치는 등 빨대처럼 빨아들이는 구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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