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 비정규직,
실제 규모 220만 명 넘어
근기법 등의 ‘근로자’ 정의 개정해야
    2015년 12월 19일 01: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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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고용 노동자의 규모와 현실, 정책적 대안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보고서가 발표됐다. 이 보고서에서는 2014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자료에 기초하여 대략 58만 명으로 추정되었던 특수고용 노동자의 규모는 과소 추정된 것이며, 이번 조사에서는 특수고용의 규모가 전체 임금노동자 중 130여만 명과 자영업자로 분류된 대상 중에 포함된 96만 명 등 2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또한 이번 조사의 한계로 인해 과소 추산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됐다.

또한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전통적인 제조업 직종보다는 신흥 서비스업 직종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 증가 추세에 있으며, 정부 등이 주장하는 특수고용 규모 축소 추세는 자영업으로 위장된 특수고용 비정규직에 한정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조사와 분석을 담당한 이 결과가 18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인권상황 실태 파악 및 보호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표됐다. 조돈문 카톨릭대 교수와 조경배 순천향대 교수, 정홍준 고려대 교수가 조사연구를 담당했다.

특고 보고서

특수고용 노동자 실태 발표 토론회(사진=조돈문님 페이스북)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해지면 특수고용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다. 이는 특수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의 근로자 정의에 해당되지 않으면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면서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본주의의 발달과 심화, 노동과정의 변화에 따라 갈수록 특수고용 형태의 비정규직 규모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 등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들의 노조 조직률 또한 매우 낮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경우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한 노동자들에 비해 노동자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종속성’의 정도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특수고용의 경우 자영업자로서의 자율성과 자주성을 강조하면서 노동자성을 부인하고 있는 정부와 재계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또한 정부와 법원에서 특수고용의 종속성을 부인하거나 근거를 제시할 때 주로 ‘사용 종속성’에만 집중을 하는데, 노동자성을 확인하기 위한 종속성의 유형에서 ‘사용 종속성’ ‘경제 종속성’ ‘조직 종속성’의 세 가지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이 중 한 요인의 종속성이라도 뚜렷하면 노동자성의 근거로 인정하고 보호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종의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특정 지표가 높거나 낮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이 중 한 지표라도 뚜렷할 때 종속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사용자들이 사용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고 노동자성을 부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특수고용 노동자들에 대해 독립적인 자영업자인 것처럼 위장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불어 택배 기사와 굴삭기 기사, 덤프 기사처럼 작업수단의 구입 및 유지 관리비용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면서 사용자 책임을 피할 뿐 아니라 생산과 운영 비용의 절감까지 도모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와 노동과정의 분화 발달로 인해, 특정 지표만을 가지고 노동자성이나 종속성을 확정할 경우에는 노동자에게 상당한 불이익일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들은 개별 혹은 집단적인 특수고용 노동자들과의 면접조사를 통해서도 노조 결성 자체가 어렵거나, 노조 활동이나 기타 이유로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당하는 경우, 4대 보험 등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거의 없으면서 사용자의 일방적 지시에 따라야 하는 이중고와 차별대우 등 권리와 인권침해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이 확인되기도 했다.

발표자들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권리와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방식으로 법률적 근로자에서 제외되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직종을 구체적으로 명기하여 근로자 의제, 근로자 추정, 종속적 근로자의 세 범주로 구분하여 노동법 규정을 적용하는 프랑스 유형을 하나로 제시하고, 다른 유형으로는 유사근로자 혹은 노무제공자 등의 범주로 설정하는 독일와 이탈리아 등 유럽 대다수 국가들의 유형을 제시했다. 이 경우 모든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근로자나 노동법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는 순수 자영인과 달리 다수 축소된 수준에서나마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경우이다.

두 방식 모두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특수고용 노동자라고 하더라도 순수 자영인과 구별하여 근로자처럼 모든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는 못하더라도 상당 수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 이들의 보호수준은 해당 범주의 ‘종속성’ 정도에 의해 좌우되는데, 이 종속성에 대한 지표는 ‘사용 종속성’만 아니라 ‘경제 종속성’ ‘조직 종속성’이 종합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동시에 이런 보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과 노조법, 사회보험법의 근로자 정의를 개선하여 보다 폭넓게 적용될 수 있도록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보고서는 과거 노사정위원회의 공익위원 안에서 검토되었던 ‘유사근로자’ 개념은 위의 두 번째 유형에 해당하는 독일, 이탈리아의 그것과 이름만 유사하지, 실제 내용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히려 이들의 개념은 특수고용 노동자의 보호가 아니라 더 많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양산하고 노동자성 인정의 기준을 더욱 좁고 엄격하게 만들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노사정 유사근로자의 개념 규정은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는 오히려 노동법의 모든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지위를 가진다는 점에서 그러한데, 이는 종속성을 판단하는 지표가 이들 나라와 달리 대단히 좁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며, 이런 방향으로는 특수고용 노동자의 권리보호와 인권향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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