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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마을의 역사 이야기
    [책소개]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 (김학규 맹명숙/ 동작공동체라디오)
        2015년 12월 19일 12: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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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이 주인 되는 마을방송’을 추구하며 2013년 1월부터 지역 밀착형, 주민 주도형 공동체라디오를 만들고 있는 동작공동체라디오(대표 : 김종옥)(이하 동작FM)의 주민제작 역사 프로그램인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진행: 김학규, 맹명숙)가 방송 100회를 맞이하여 그동안의 방송 내용 중 일부를 책으로 펴냈다.

    동작구 지역주민이 마을 역사교과서를 표방하며 3년간에 걸친 마을미디어 활동을 통해 책을 만든 것이다. 라디오방송 제목을 그대로 딴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김학규․맹명숙 지음, 동작공동체라디오 펴냄)는 지난 2013년 1월부터 지금까지 약 3년간 두 저자가 동작FM 주민DJ(방송제작 자원활동가)로 활동하면서 동작구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을 조사, 연구하고 대본으로 집필, 방송하면서 만들어낸 소기의 성과다.

    동작FM은 서울시의 마을미디어활성화사업을 통해 시작되었으며 지역주민들이 직접 방송제작과 매체운영 등을 하고 있다. 2015년 현재는 주간 10편의 다양한 방송이 제작되고 있으며 미디어를 통해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사회적으로 발언되고 다양성과 직접 민주주의에 기반한 마을공동체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번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 출판은 서울마을미디어활성화사업 중 아이템형에 선정되어 책 편집과 인쇄 등에 필요한 경비 중 일부를 지원 받았으며 나머지 부족분은 관심 있는 시민들의 크라우드 펀딩과 후원으로 채워졌다.

    낭만의 돌직구

    서울의 각 자치구는 인구의 급속한 증가에 따른 행정적 필요 때문에 25개 분구가 이루어졌고 그에 따라 역사도 짧고 지역정체성도 약한 상태에서 출발했다. 이런 서울의 기초자치단체에서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 역사를 조사하고 연구하여 방송제작과 책 출판까지 해냈다는 점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 공동저자 김학규 동작역사문화연구소 공동대표는 “동작 주민들이 동네 역사를 매개로 우리가 살고 있고 또 앞으로 우리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마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더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책을 냈다. 그로 말미암아 지방자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발간 취지를 설명했다.

    또 다른 저자 맹명숙 동작역사문화연구소 공동대표는 “특히 동작구 청소년들이 지역에 대한 관심을 구체적으로 갖는데 기여했으면 한다.”면서 “담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지만 지면 관계상 25개의 주제를 엄선하는 과정이 무척 힘들었다. 이번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도 이후에 2탄, 3탄으로 담을 계획”이라고 밝혀 지속적인 후속 작업을 예고했다.

    이 책은 동작구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숨어 있던 이야기들을 찾아내고 상세한 설명과 사진, 그림 등을 통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조선시대 동작 지역에서 벌어진 역사와 전설부터 일제 강점기 동작 지역에서 벌어진 독립운동 이야기와 해방정국 이야기, 그리고 4․19혁명과 6월 민주항쟁을 비롯한 동작 사람들의 민주화운동의 역사까지 흥미진진하고 생생하게 서술된다.

    노량진 월파정과 용양봉저정, 사육신공원과 국립서울현충원,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과 조선일보 박물관인 뉴지엄 등 지역의 문화재와 명소에 대한 자세한 소개도 있고, 이산해와 유길준, 유일한과 심훈을 비롯하여 동작구와 관련된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6․25한국전쟁 중에 벌어진 한강인도교폭파사건이나 5․16군사쿠테타 직후 있었던 김일성의 밀사 황태성 사건, 영화 <실미도>로 유명한 실미도 북파공작원 사건도 동작구와 관련하여 생생하게 펼쳐진다. 특히 1919년 3․1만세운동 당시 벌어진 ‘노량진 3․1만세운동’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소개되고 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말처럼 독자들은 이 책에 담긴 25개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서 현재 우리의 삶터인 마을을 무대로 전개된 이전의 역사적 사건들과 그 안에 담긴 수많은 기쁨과 눈물을 생생하게 만나고 오늘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곳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인지를 새롭게 자각할 수 있다. 책 후반부는 동작구 대형 그림지도와 함께 ‘걸어서 동작 탐방’으로 끝을 맺는다. 이 책에 나왔던 곳이나 우리가 알아야 할 곳을 화살표 동선을 따라 친절하게 안내해 주고 있다.

    이처럼 이 책은 마을역사교과서인 동시에 동작구 역사문화 탐방 안내서가 되기도 한다.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는 역사에 관심 있는 성인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지역의 중고등학교와 도서관에 보급을 추진하여 청소년들에게 인문학과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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