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대통령 관심법
정부 직권상정 요구 '거부'
선거구 획정, 현행안 직권상정 예고
    2015년 12월 16일 03: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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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국회의장이 청와대가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는 경제 관련 법안 직권상정 요청을 거부했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15일 정의화 국회의장을 찾아가 선거법 처리에 앞서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법안인 5대 노동법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 등을 우선적으로 직권상정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정 의장은 16일 오전 11시 30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청와대와 여당의 경제 관련 법안 직권상정 압박에 대해 “과연 지금 경제 상황을 (국가비상사태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 동의할 수가 없다”고 했다.

정 의장은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이 있는데 의장은 어디까지나 법에 따라서 할 수 밖에 없다”며 거듭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정 의장은 또한 “국회법 85조에 심사기일을 지정할 수 있는 경우 3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그러한 국가비상사태에 가능하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과연 지금 경제 상황을 그렇게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저는 동의할 수가 없다”며 “제 개인도 그렇지만 여러 법률 자문 전문가들의 의견도 그렇다”고 했다.

그는 “어제 청와대에서 메시지가 왔길래 그렇게 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좀 찾아봐 달라 라고 오히려 좀 부탁을 했다”며 “제가 안하는 것이 아니고 법적으로 못하기 때문에 못 하는 것이다, 라는 것을 꼭 잘 알아주시기 바라고 언론인 분들도 그 점이 호도되지 않도록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선거법만 직권상정한다면 국회의원의 밥그릇 지키기로만 비칠 수 있다는 현 수석의 지적에 대해선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 의장은 “밥그릇 챙긴다는 표현은 아주 제가 봐서는 저속할 뿐만 아니라 그런 표현은 합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19대 국회의원이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기 위해서 선거구획정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그 말이 맞다고 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의회민주주의에서도 꽃이 선거라는 것인데 그 선거가 유권자들이 참정권에 심대한 훼손을 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것이 잘못 기간이 흘러가면 4월 총선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입법 비상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선 입법 비상상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양당이 합의하지 못면 이달 말 직권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의장이 이것을 손 놓고 있으면 이달 중으로 여야가 이뤄내지 못하면 나중에 일어나는 모든 책임을 국민 앞에 제가 국회의장으로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연말, 연시쯤에 심사기일을 지정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특히 정 의장은 “어제 마라톤 회의 결과 연동형, 소위 말하는 균형의석을 통한 연동형 제도는 도입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저는 도달했다”며 “양쪽 중재하면서 느낀 것이 더 이상 그 부분은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야당이 제시한 것 중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18세 선거권자 연령을 1세 인하하는 두 가지가 있었는데 18세 부분은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 여당이 심사숙고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정 의장이 지역구 의석수를 늘리는 대신 일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식 등의 중재안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현형 246(지역구):54(비례)로 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여야가 합의를 하지는 않았지만 합의를 한 것에 준하는 내용이 아니면 낼 수 없다고 본다”며 “현행 246:54 는 지난 13년간 이어져 온 여야가 합의된 내용이다. 결국은 그것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전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관심 법안을 통과시켜 주지 않는 국회를 향해 연일 비난의 말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을 대변하기 위해서다. 국민이 간절히 바라는 일을 제쳐 두고 무슨 정치 개혁을 한다고 할 수가 있겠나”라며 “국민이 바라는 일들을 하는 것이 정치개혁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올해가 가기 전에 일자리를 갈망하는 청년들의 요구를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거듭 임시국회에서의 법안 통과 혹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강력하게 압박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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