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의 규정 개정안,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
    2015년 12월 15일 01: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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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위원회(방심위)가 온라인상에서 명예훼손 의심 글을 제3자 요청이나 정부기관 직권으로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 규정’ 개정안을 심의 의결하고 오는 16일 공표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가 앞장서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축소하고 권력 비판 기능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라는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손지원 고려대 인터넷투명성보고팀 변호사는 15 오전 CBS 라디오에서 “개인이나 사회적 약자 등의 경우 제3자가 스스로 나서서 심의 신청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따라서 명예훼손 문제로 제3자가 삭제를 신청하거나 방심위 직권으로 심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가 아닌 공인에 해당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손 변호사는 “(심의를 신청한) 제3자들은 지지자, 지지단체 혹은 유관기관일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비호단체를 지닌 사회층, 경제적 권력층, 대통령 등의 고위공직자들이나 정치인, 연예인, 종교계 단체 지도자들, 기업 대표 등이 자신의 체면을 깎아내리지 않고 시간을 허비할 필요도 없이, 방심위가 비판 여론의 신고를 받아서 쉽게 삭제할 수 있게 된다”고 비판했다.

방심위는 이번 개정을 두고 사회적 약자, 몰카 동영상, 인격 모독성 게시물 등의 적극적 신고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미 몰카 동영상 등은 심의규정 개정 이전에도 불법·음란정보로 보고 방심위 직권으로 차단이 가능한 사안이어서, 이번 규정 개정안은 온라인상의 권력 비판 기능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손 변호사는 “기존 규정으로도 본인 아닌 사람도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면 대리해서 신고가 가능했다”며 “성행위 동영상이나 몰카 등도 방심위 내부적으로 이를 명예훼손 정도가 아니라 성폭력특례법상의 불법정보나 음란정보를 처리하면 직권으로 차단해서 적극 심의가 이미 가능했다. 따라서 이번 심의규정 개정을 통해서 작용할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비판이 제기되자 방심위는 대통령, 국회의원, 공공기관장, 금융기관장, 기업 대표 등 공적인물의 명예훼손 심의 신청은 당사자 또는 대리인으로 제한하고 허위사실로 판단된 글에 한해서만 심의하겠다는 예외조항을 뒀다.

하지만 원안 규정이 아닌 보다 강제성이 떨어지는 예외조항으로 둔 점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더욱이 권력 집단은 일반인보다 명예훼손이라는 사법부 판결을 받아내기 더 쉽다는 점도 문제다.

손 변호사는 “공인 예외규정에 대해서도 준칙화가 돼서 제대로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예외규정은) 법적 강제성이 없다”고 말했다.

허위사실이 아닌 경우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권력 비판 기능이 축소된다고 볼 수 없다는 일부 부장에 대해 손 변호사는 “허위사실이냐에 대해서도 판단이 애매할 수가 있다”며 “공적인 인물에 대해 허위사실이 아닌 글이라도 비방의 목적이 있었다거나 할 때 명예훼손이 당연히 성립이 된다”고 설명했다.

방심위의 객관성, 독립성 문제도 있다. 방심위 구성 자체가 대통령 임명이나 여당 추천 인사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손 변호사는 “위원들도 대통령이 임명하고 또는 대통령이나 여당 추천인사로 구성되는 이런 상황에서 행정기관이 정책심의의 위원들이 높기 때문에 이들이 방송통신을 검열하는 것 자체도 국제적인 기준에서는 굉장히 위헌적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신고가 들어오면 방심위가 심의를 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방심위 위원들이 어떻게 평가하고 결정내릴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공정성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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