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차 해고자 문제,
    6년만에 노-노-사 잠정 합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총회에서 52%로 통과
        2015년 12월 14일 04: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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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정리해고에 맞서 복직투쟁을 해왔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6년 만에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노조(기업노조)는 ‘2017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복직을 노력한다’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해고자들을 옭아맨 손해배상·가압류도 철회하기로 했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과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홍봉석 기업노조 위원장은 지난 11일 회의를 통해 ▲해고자 복직을 위해 노력 ▲손해배상·가압류 취하 ▲해고자 지원기금 조성 ▲쌍용차 정상화 등 4가지 의제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노-사 대표자들은 해고자 중 복직희망자 150명을 신규채용 형태로 2017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기로 했다. 이에 앞서 대표자들은 사내하청 노동자 6명을 내년 초 정규직으로 우선 복직시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채용 대상은 2009년 정리해고 당시 희망퇴직자, 해고자, 해고자와 희망퇴직자 자녀를 각각 30%, 30%, 40% 비율로 채용하기로 했다.

    쌍용차는 쌍용차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33억 원의 손배·가압류는 철회하고, 복직 시까지 해고자와 복직투쟁을 하다가 세상을 떠난 희생자 28명의 유가족 생계 지원을 위한 15억 원의 희망기금도 조성하기로 했다.

    쌍용차지부는 지난 12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이 같은 합의문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으나, 찬성 58표, 반대 53표로 찬반이 팽팽했다. 찬성률 52%였다. 복직과 관련해 합의문에 ‘노력한다’고 적시한 부분이 강제성이 없다고 판단한 조합원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노조와 쌍용차도 내부 승인절차를 통해 합의문을 추인할 예정이다. 이들이 내부 승인절차를 마무리하면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아직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 방한을 계기로 올해 1월부터 시작한 노노사 교섭은 약 1년간 이어졌다. 교섭을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해고자 복직 문제에 적극적이었던 마힌드라 회장의 태도 때문에 조만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3주체는 해고자 신규채용 비율 등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공전을 거듭했다. 그 사이 쌍용차지부는 굴뚝농성, 김득중 지부장 44일간 단식, 마힌드라 그룹이 있는 인도 원정 투쟁을 하며 ‘해고자 전원 복직’을 요구했다.

    쌍용차 사태는 대주주였던 상하이차 그룹의 쌍용차 기술 ‘먹튀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쌍용차는 2009년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경영 악화를 이유로 같은 해 4월 전체 인력의 37%인 2646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공장 점거 투쟁, 정치 투쟁, 법정 투쟁 등 모든 방법을 통해 복직을 요구했다.

    그러나 점거 투쟁 등으로 인해 해고노동자들은 천문학적인 손배·가압류를 맞았고 쌍용차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던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정치인들은 모두 당선된 이후 이들을 외면했다.

    대법원도 지난해 11월 해고노동자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를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사법부마저도 쌍용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당시 “회사가 정리해고를 할 수밖에 없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며 “기업 운영에 필요한 인력의 적정 규모는 상당한 합리성이 인정되는 한 경영판단의 문제에 속하는 만큼 경영자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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