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총선,
우파 압승의 배경과 전망
차베스주의, 16년만에 선거 패배
By 원시
    2015년 12월 11일 10: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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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님의 블로그에 있는 베네수엘라 총선 우파 압승에 대한 평가 글을 본인 동의를 얻어 게재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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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6일 베네수엘라 총선에서, 2008년 1월에 창당된 중도우파 민주연합원탁회의(MUD:이하 민주연합)가 승리했다. 1999년 차베스 등장 이후 16년만에 베네수엘라 좌파는 우파연합에게 처음으로 패배했다. 민주연합은 득표율 56.2%로, 총 167 의석 중 109석을 차지했고 현재 베네수엘라 집권당인 ‘통합사회당 PSUV’은 득표율 40.9%로 55석을 얻었다.

3분의 2에 해당하는 112석이면 개헌이 가능하다. 그런데 원주민 할당 3석이 ‘민주연합’을 지지한다고 발표함으로써, ‘민주연합’은 ‘슈퍼 다수당’ 자격을 획득해, 현 좌파 대통령 마두로를 ‘국민투표’로 신임을 묻을 수 권한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 총선에 비하면 헨릭 카프릴리스(Capriles)가 이끄는 민주연합은 45석을 더 얻은 반면, 통합사회당은 44석을 잃어버렸다. 이러한 총선 결과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이미 예견되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연합 지지율은 50%, 차베스의 후계자들인 ‘통합사회당’은 30%에 불과했고, 이러한 추이는 12월까지 한 한 차례도 변화되지 않았다.

2013년 대통령 선거에서 49.1%를 얻어 50.1%를 획득한 마두로에게 아깝게 패배한 43세 카플릴리스가 이번 총선에서는 마두로에게 완승을 한 셈이다.

왜 차베스의 계승자들은 1999년 이후 처음 이번 총선에서 패배했는가?

첫 번째 이유는 마두로 정권은 식량난과 무료 의료서비스 악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우유, 쌀, 커피, 설탕, 옥수수, 식용유와 같은 기본적인 생필품 공급 실패가 이번 총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다. 병원에는 ‘폐렴’ 치료약도 부족해 어린이 환자들이 고통 받고 있다. 이런 국가 재정난은 최근 몇 년 동안 악화된 경제에서 비롯되었다.

2015년 국민 총생산GDP는 10% 감소했고 실업률이 폭등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경제 악화의 원인은 주요 국가 재원인 국제 원유 가격이 하락한 반면에 물가는 2015년에만 159% 폭등했기 때문이다.(IMF는 2016년 베네수엘라 인플레는 204% 상승할 것으로 예상함)

2009년 1배럴당 140달러까지 폭등했던 원유가격은 그 이후 지금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산유국들이 미국, 캐나다, 베네수엘라 등 아메리카 산유국들과의 ‘생산 경쟁’으로 배럴당 40달러까지 폭락했다. 베네수엘라와 러시아는 최대 피해자가 되었다.

이러한 국제적인 경제환경에 대해서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적들이 행한 ‘경제 전쟁’이라고 비판했지만 국민들의 불만은 해소하지 못했고, 우파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한 결과가 총선 패배로 드러났다.

베네수엘라는 식량, 의약품, 주택 자재 등을 수입하고, 원유 수출로 번 돈으로 그 수입대금을 갚아왔으나, 최근 5년간 지속된 원유가격 폭락으로 세 가지 필수품을 제 때에 수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물가는 폭등하고 암시장 거래가 증가해 오고 있다.

한 사례로 베네수엘라에 있는 맥도날드 체인점이 감자튀김(프렌치 프라이즈) 원료인 감자 수입가격이 폭등해버려서 국내에 있는 ‘카사바’를 감자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이다.

두 번째 이유는 ‘민주연합’의 통합사회당에 대한 집요한 이데올로기 공세의 성공이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민주연합은 현 좌파정부가 경제위기 관리에 실패했고, 베네수엘라 국고의 원천인 석유를 낭비해버렸다고 비난했다. 또한 정치적으로는 1999년 차베스 이후 지금까지 좌파정부가 반대파 탄압과 정치범 증가 등 ‘권위주의’에 경도되었다고 비판했다.

세 번째 이유는, 차베스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의 정치 지도력의 빈곤이다. 그의 정치 지도력은 차베스와 비교해서 지적 능력 및 군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현지 평가이다.

다시 혼돈으로 빠질 운명의 베네수엘라
여소야대 이후, 현 마두로 대통령 ‘신임국민투표’가 실시될 것인가?

여소야대가 된 정치 국면에서 행정과 입법 사이의 정치 갈등이 심화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회에서 통과된 법률에 대한 ‘비토 권한’을 마두로 대통령이 가지고 있더라도, 국회에서 다수당이 된 ‘민주연합 MUD’이 실질적인 베네수엘라 정치를 주도할 수 있다.

총선 승리 이후, ‘민주연합’은 70명 이상 정치범 석방을 요구했고, ‘사면법’ 제정을 발표했다. 이에 대응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국회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고 맞불을 놓고 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임기는 6년이다. 2013년에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었기 때문에 2019년 4월에 차기 대통령 선거는 치러진다. 하지만 400만 유권자가 대통령 신임을 묻는데 서명하면 ‘국민 투표’가 가능하다. 이 선례도 있다. 2004년 차베스 대통령 신임을 묻는 국민투표에서, 그는 승리했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과거 차베스의 인기에 미치지도 못할 뿐더러 여대야소 국회라는 불리한 정치적 난관에 부딪혀있기 때문에 , 만약 신임을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되면, 대통령 유지는 불투명해질 것이다.

6일 총선에서 ‘민주연합 MUD’이 개헌 가능 의석인, 총 167석의 3분의 2인 112석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원주민에 할당된 3석이 ‘민주연합’을 지지한다고 했기 때문에, ‘개헌선’을 확보했다. 이로써 향후 마두로 대통령은 ‘신임 국민투표’ 대상이 될 것이다. 만약 불신임을 받게 되면, 1999년 이후 지속된 차비스모(Chavismo)는 심각한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민주연합’은 베네수엘라 경제적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가?

베네수엘라의 주요 ‘국고’와 ‘재원’은 총수출의 96%를 차지하는 ‘원유’이기 때문에, 현재 국제 원유가 폭락 문제를 ‘통합사회당’ 마두로 대통령도 여당이 된 ‘민주연합’도 당장 해결할 비책은 많지 않다. 다만 ‘민주연합’은 베네수엘라 석유공사(PdVSA) 관리들이 부정부패와 불투명한 회계 장부 운영 혐의가 있다고 보고, 이를 개혁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 발표가 없다고 함) 그러나 지난 16년간 강력한 좌파 정부의 지원 하에 운영된 ‘석유공사’의 우파적 인적 쇄신을 당장 이룰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민주연합이 현재 경제위기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는 좌파정부의 ‘가격통제’ 철폐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고, 저소득층의 저항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다. 1999년 차베스의 집권 이후, 베네수엘라의 빈곤, 주택난,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불평등은 어느 정도 개선되고 있었다. 2003년과 2011년 사이 빈곤율이 절반으로 감소되었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13년 빈곤선 인구는 27%였으나, 다시 73%까지 치솟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빈부격차, 식량 의료 등 생활필수품 부족, 기본적인 치안 문제는 ‘민주연합’이 좌파와 다른 대안들을 제출하기가 당장 힘들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는 광산업이나 임업 등이 발달한 캐나다 러시아 등과 달리, 원유 생산과 판매를 통한 ‘긴급 예비 재정’이나 경제 불황을 대비한 ‘정부 저축’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현재 경제위기와 물가폭등은 좌파건 우파건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베네수엘라의 좌파와 민중들은 현재 경제위기와 원유가격 폭락을 ‘베네수엘라 적대국가들’이나 ‘석유생산 경쟁국가들’의 경제 전쟁이라고 진단내리고 있다. 그리고 1999년 이후 계속된 차베시모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리더십은 차베스에 비해 너무 약하다는 평가 속에, 과연 베네수엘라 민중들은 어떠한 정치적 지혜와 실천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좌파 총선 패배 원인 : 생필품 구매 대기 줄이 길어지면, 좌파건 우파건 패배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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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을 사기 위해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베네수엘라 시민들

베네수엘라 수출의 96%를 차지하고, 민중복지 재원의 핵심인 ‘원유’ 국제 가격 하락으로 1999년 이후 계속된 차베시모가 중단될 위험에 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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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빈곤율을 절반으로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던 차베스, 2013년 암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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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차베스 사후 이후, 니콜라스 마두로의 정치력은 시험대에 올랐고, 우파 ‘민주연합 MUD’에 한참 뒤지고 있다. 민중 리더십의 형성이 얼마나 중요한가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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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대선 당시,버스 운전수 출신 니콜라스 마두로가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출처: http://venezuelanalysis.com/analysis/8415

필자소개
원시
캐나다 요크대학과 토론토대학에서 민주주의 이론, 비교 정치, 정치경제학, 정치철학을 전공했다. 역서로 '글로벌 슬럼프' (2011. 그린비 출판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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