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위원장 자진출두
"이 시대 가장 큰 죄인은 박근혜 정권"
"노동재앙, 국민대재앙 막기 위해 총파업 나설 것"
    2015년 12월 10일 12: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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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해고’와 ‘평생 비정규직’을 반대하며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악 반대 집회 시위를 주도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 은신 24일 만인 10일 오전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경찰은 전날인 9일 조계사에 강제 진입해 한 위원장 검거 작전을 벌이는 등 사실상 체포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24분경 민주노총 조끼를 입고 조계사 관음전 밖으로 나왔다.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과 함께 대웅전으로 가 절을 올리고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과 약 15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같은 시간 민주노총 산별·지역별 지도부 등은 기자회견 장소인 생명평화법당에 모여 “우리가 한상균이다. 노동개악 저지하자”, “공안탄압 중단하라”고 외쳤다.

한상균 회견

입장을 발표하고 있는 한상균 위원장(사진=민주노총)

한상균 도법

면담을 마치고 생명평화법당 앞에 선 한 위원장은 10일간 단식으로 인해 야윈 모습이었지만 강경한 모습으로 입을 굳게 닫은 채 투쟁 머리띠를 묶었다.

그는 “저는 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진출두한다”며 “12월 9일은 대한민국 권력의 광기를 여과 없이 보여준 치욕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시대의 가장 큰 죄인은 1차, 2차 총궐기로 표출된, 이대로는 못살겠다는 민심에서 확인했듯이 민생파탄의 책임을 져야 할 박근혜 정권”이라고 일방적 노동개악을 강행하는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위원장을 구속시키고, 민주노총에 대한 사상 유례없는 탄압을 한다 하더라도 노동개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노동자 서민을 다 죽이고 재벌과 한편임을 선언한 반노동 반민생 새누리당 정권을 총·대선에서 전 민중과 함께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노총은 노동재앙, 국민대재앙을 불러 올 노동개악을 막기 위해 이천만 노동자의 생존을 걸고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도 했다.

민주노총을 두고 귀족노조라고 하는 보수언론과 정부여당의 비난에 대해 한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귀족노동자 조직에 불과하다면 왜 비정규직 악법을 막기 위해 온갖 탄압과 피해를 감수하며 총궐기 총파업을 하는지 물어보기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진두지휘를 하며 노동개악을 밀어붙이고 있는 지금, 언제까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저울질 할 것인가. 재벌자본을 살릴 것인지, 노동자를 살릴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단 말인가”라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노동개악법안 처리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 당리당략으로 또다시 정부여당과 야합하려 한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은 “저는 오늘 구속된다 하더라도 노동개악이 저지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다. 감옥과 법정에서도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얼마 남지 않은 12월 16일 총파업을 시작으로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 총궐기 투쟁을 위력적으로 해 내자. 감옥 안에서라도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 투쟁 승리 소식만은 꼭 듣고 싶다”고 총파업을 앞둔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앞서 기자회견 직전 한 위원장은 “조계종단이 그동안 전체 노동자 문제에 함께 하지 못했던 점을 (말씀하셨고) 오늘을 계기로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노동개악을 멈추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자승 스님과의 면담 내용을 간략히 전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한 위원장은 도법 스님과 함께 조계사 밖으로 나가면서 조합원 등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일부 눈물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으나, 한 위원장은 “괜찮다. 별거 아니다”라며 조합원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경찰은 조계사 밖으로 나온 한 위원장에 대해 바로 체포영장을 집행했고 남대문 경찰서로 이송한 후 이르면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일반교통방해, 해산명령 불응,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한 위원장이 지난 달 14일 집회에서 폭력시위를 주도했다며 형법상 소요죄 적용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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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자진출두를 하면서 한 위원장이 발표한 민주노총 조합원에게 드리는 글 전문이다.

[한상균 위원장이 조합원께 드리는 글]

조합원동지 여러분! 현장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습니까? 박근혜 정권의 공안탄압에 얼마나 또 분노가 끓어오르십니까? 2015년 12월, 노동의 미래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제가 이 곳 조계사에 들어온 지 25일째입니다. 백남기 어르신의 쾌유와 노동개악 저지, 민주주의 후퇴를 막고자 11일째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동지들의 결단으로 2015년 12월에는 노동개악을 막아내는 총파업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누가 대신 결정하고 결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조합원 스스로 결정합시다. 간부 동지들도 힘있게 끌고 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국의 단위사업장 대표 동지들도 함께 결단합시다. 단결한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결정합시다. 모든 책임은 위원장인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 저는 감옥에 가서도 노동개악 중단의 열망으로 곡기를 끊고 단식을 이어갈 것입니다.

동지들! 이 위기를 넘기면 내년 총선과 대선을 통해, 다시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을 우리 힘으로 민중의 힘으로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정권도 알기에 연내 처리를 목표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미 개혁은 개악임이, 개악은 전 민중의 재앙임이 밝혀졌습니다.

그럼에도 재벌의 곳간을 여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허리띠를 조여오고 있습니다. 이 불의한 정권에 맞서지 않는다면 노동자의 무권리 상태는 계속될 것입니다. 민주노조를 세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던졌습니까? 엄혹한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살아 왔습니다.

저는 다시 봄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그 희망으로 이 엄혹함을 잘 견뎌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야당은 아직 당론으로 노동개악 저지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당은 청와대의 거수기이자 나팔수가 돼 혈안입니다. 이제 믿을 것은 우리 민중의 힘입니다. 1차, 2차 민중총궐기로 그 기세를 확인했습니다. 이대로는 못 살겠다는 세상의 민심이 이렇게도 많음을 우리 함께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동지들!

우리가 나서서 노동이 존중받고 서민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미조직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권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비정규직 차별이 없어진 세상,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합니다. 자본이, 정치가, 정권이 절대 해주지 않습니다.

동지들, 12월 16일 아래로부터 일어나고 또 위에서 끌어주는 총파업 만들어 냅시다. 정권의 도발에 맞서 21일부터 강력한 총파업 전선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 길에 함께합시다. 모든 책임은 제게 있습니다.

공안탄압에 맞선 조합원 동지들은 죄가 없습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온전히 안고 갈 것입니다. 동지들, 조계사와 전국에 있는 사찰에 감사의 전화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신도들은 어마어마한 불편을 감내해왔습니다. 스님들은 정권의 탄압에 맞서고 있습니다. 이런 조계종 조계사 스님들과 신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조합원 동지들도 전국의 사찰에 감사의 마음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동지들! 새벽은 오고 있습니다. 그 새벽의 기운은 우리 가슴에서부터 자라고 있습니다.

함께 싸워서 승리합시다! 투쟁!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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