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 지방선거 1차투표,
    극우파 '국민전선' 승리
    다음주 2차 결선투표...정치지형의 심대한 변화 예고
        2015년 12월 07일 01: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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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의 극우파 정당인 국민전선(FN)이 6일(현지시간) 11월 13일 파리 테러 이후 3주 뒤 치러진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프랑스 본토 13개 광역 도((Region)의 절반인 6곳에서 1위를 차지하며 1당으로 떠올랐다.

    반이민, 반유럽연합(EU) 정당인 극우파 국민전선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으며 다음 주의 결선 투표에서 1차 선거의 강세를 이어간다면 프랑스의 정치지형이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당과 주류 우파의 양 세력이 지배해왔던 정치지형에 큰 균열이 생기게 된다. 공산당과 좌파전선 등 강경좌파가 정치적으로 부상한 적은 있었지만 국민전선과 같은 극우파가 프랑스 정치의 주요한 한 축으로 자리를 잡은 적은 없었다.

    95% 개표된 상황에서 국민전선은 28.6%의 지지율로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의 11% 지지율에서 2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Ifop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전선이 1차 투표에서 30.6%를 득표할 것으로 나타났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대표로 있는 우파 야당 공화당(LR)은 27.0%,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소속된 집권 사회당(PS)은 22.7%로 각각 2,3위에 머물렀다.

    올랑드 대통령이 파리 테러 이후 강경책을 쓰면서 인기가 올라가고 있지만 높은 실업률과 저조한 경제현실, 국민적 트라우라 등으로 사회당에 대한 지지도는 하락했다.

    2010년 지방선거는 22개 권역이었는데 행정체제를 개편해 이번 지방선거는 본토 13개 권역과 4개의 해외 영토에서 실시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사회당이 22개 권역 중 21개를 석권했다.

    마린 르펜(47) 국민전선 대표는 덴마크의 인구(560만)보다 많은 600만명의 인구가 포함된 북부지역인 노르파드칼레피카르디에서 40%를 얻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르펜 대표는 “국민전선이 명실상부한 프랑스의 제1정당”이라고 선언했다.

    북부지역은 산업의 쇠퇴와 공장들의 폐쇄로 경제적 타격을 받은 곳으로, 실업률과 빈곤율이 높은 지역으로 전통적으로 좌파의 아성이었다. 르펜 대표는 이곳에서 극우파의 기반을 점차 확대해왔으며 다음 주에는 집권세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북부 항구도시인 칼레가 이곳에 포함되어 있는데, 칼레는 수천명의 이민자과 난민들이 영국으로 넘어가기 위해 숨어 있는 곳으로 난민 논쟁을 통해 르펜 대표는 칼레에서 50%가 넘는 지지를 받았다.

    또 국민전선 내에서 떠오르는 정치인이며 르펜 대표의 조카인 마리옹 마레샬 르펜(25)은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곳의 하나인 마르세유가가 포함된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에서 40%가 넘는 지지를 받고 결선에 진출했다. 마리옹 르펜은 파리2대학에 다니던 2012년 프랑스 동남부 카르팡트라에서 최연소(당시 22세)로 화려하게 프랑스 의회에 입성했다. 국민전선의 유일한 현역 의원이다.

    2차 결선투표는 13일 치러진다. 국민전선이 2차 투표에서 어떤 성적을 올릴지는 다른 정당들이 국민전선의 집권을 막기 위해 연대할 것인지에 달려있다. 사회당의 발스 총리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국민전선은 반유대주의, 인종주의 정당이라고 비판하며 이들이 승리하면 프랑스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르펜의 당선을 막기 위해 좌파들은 우파를 지지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사회당은 르펜 대표와 그녀의 조카 마리옹 르펜의 당선을 막기 위해 두 지역의 결선투표에서 사퇴하고 공화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사회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찬반이 나뉘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사르코지는 자신의 공화당이 다른 당과 연대하지 않을 것이며 2차 투표에서 어떤 지역에서도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민전선의 놀라운 지지율은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18개월 앞둔 상황에서 중요한 정치지형의 변화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차 선거에서 국민전선이 상당한 성과를 낳는다면 프랑스 전역에서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온 극우파들의 지역 기반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국민전선은 장 마리 르펜(87)이 창당을 했지만 그의 인종차별적 입장과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는 발언 등으로 소수의 지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극우파 정당이었다. 반면 2011년 그의 딸 마린 르펜이 대표를 맡고 난 이후에는 지역에서 점차적으로 기반을 형성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또 마린 르펜은 국민전선의 지나친 극우파적 요소를 제거하면서 과거의 인종주의, 반유대주의 정당 이미지를 지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슬람과 이민자에 대한 혐오와 강경한 입장을 변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이 파리 테러 이후 프랑스 정치의 주된 이슈가 되면서 테러와 이슬람, 난민문제를 연결시킨 국민전선이 정치적 이득을 챙긴 것이다.

    이번 선거는 테러 이후 치러진 선거여서 삼엄한 경계 태세 속에서 치러졌다. 11만 명 이상의 경찰관, 치안담당 부대가 투표소 인근에서 경계 태세를 펼치는 가운데 투표가 진행됐다.

    필자소개
    정종권
    레디앙 편집국장, 전 진보신당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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