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시간 과중업무 집배원
    "토요근무제 반대, 인력충원 필요"
        2015년 12월 07일 11: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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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체국 집배원 노동자들이 전국집배원투쟁본부까지 결성하며 폐지된 지 1년 만에 부활한 토요근무제 반대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심각한 적자로 인해 토요근무라도 해서 적자폭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가 흑자가 나기 어려운 공공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적자에 대한 책임을 일방적으로 집배원에게만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군다나 집배원들은 과중한 업무로 산업재해율도 매우 높기 때문에 토요근무제 부활 등 노동시간 연장은 집배원들의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안전한 근무 환경을 위해서라도 기존 집배원들의 노동시간을 대폭 연장하는 것이 아닌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집배원

    지난 10월 토요근무 반대 집배원노동자들의 집회(사진=노동자연대)

    최승묵 전국집배원투쟁본부 공동대표는 7일 오전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우편사업이 일반 국민에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공공서비스다. 그래서 흑자가 날 수 없는 구조”라며 “만성적인 적자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집배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우정사업본부를 비판했다.

    최 공동대표는 “근본적인 대책이 좀 필요하다. 집배원에게 안전사고와 관련해서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를 계속적으로 집배원에게 떠넘길 수가 없다”고 거듭 토요근무제 폐지를 요구했다.

    특히 “우체국에서 가용되는 인력 (충원과) 주 40시간 제도를 맞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며 “기존 집배원에게 계속 짐을 얹어줘서 이분들에게 더 일을 하게끔 강요할 것이 아니라 주 40시간 제도에 좀 맞춰서 근로조건을 만들 수도 있다”며 근무인력 확충을 주장했다.

    토요근무제 부활로 인한 노동시간 연장은 산업재해 등 집배원의 생명과도 직결된 문제라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가 조사한 보고서(2013년)에 따르면 집배원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64.6시간으로 정규직 일반 노동자보다 20시간이 더 많다. 특히 물량이 몰리는 명절 기간에는 하루 15.3시간, 주당 85.9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해야 했다.

    장시간 중노동으로 인해 조사 대상 집배원 중 74.6%가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었고 이 가운데 당장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의심자도 43.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배원의 산재율은 2.54%로 2012년 기준 전체 일반 노동자의 4배이고, 과로사는 무려 6배에 달한다.

    최 공동대표는 “하루에 11시간에서 16시간, 많게는 16시간 이상을 일했다”며 “하루 평균 우편 물량이 2000통 가량 되고 등기우편물은 150개 정도 집집마다 방문해 배달한다. 여기에 택배물이 더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시간 근로와 이륜차로 일하는 것 때문에 (산업재해) 위험성이 굉장히 높다. 근골격계 질환뿐 아니라 안전사고에도 많이 노출된다”며 “장시간 노동을 하면 오토바이 위에서도 깜빡깜빡 조는 경향도 있다”고 전했다.

    최 공동대표는 “2013년도에 많은 집배원분들이 과로사,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는데, 공장에 쇠사슬이 걸려 있는 걸 발견 못하고 (쇠사슬에) 목에 걸려 돌아가신 분도 있다”며 “과로로 인해 업무수행 중 쓰러져서 돌아가신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존엄안전위원회와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지난 4월 발표한 ‘10년간 산재사망 50대 기업’에서 우정사업본부는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산재 사고 비율이 비교적 높은 건설 회사들과 함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0년간 75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산재 은폐 의혹 등에 불거진 바 있던 현대중공업 그보다 적은 74명, 삼성물산은 69명이 산재로 사망했다.(관련 기사 링크)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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