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웠던 2차 민중총궐기
    "정권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2015년 12월 06일 12:3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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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이 주최해 5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2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경찰의 차벽과 과잉 진압 없이도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시민들은 자발적 성금으로 마련한 카네이션을 손에 들고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인해 생명이 위독한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며 서울광장부터 서울대병원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3시 서울광장에는 ‘2차 민중총궐기 및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4만 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참가 시민들은 정부여당의 복면금지법에 맞서 가면을 쓰고 정부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노동개악을 중단하고 정규직 좋은 일자리 창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밥쌀용 쌀 수입 등 반농업 정책 폐기 등 11대 요구안과 함께 ▲공안탄압 규탄과 강신명 경찰청장 파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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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폭력을 인정하는 것은 평화가 아니다!
    총궐기투쟁본부 “민중이 중심이 된 ‘진보 민중정치’를 시작하자”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영상을 통해 대회사를 대신했다. 한 위원장은 “이 나라 민중들의 평화는 국가권력의 폭력을 인정하는 평화가 아니다. 폭력적 공권력에 단호히 불복종 선언을 해야 한다”며 “때로는 꽃이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자”며 평화집회를 독려했다.

    그는 오는 총·대선을 겨냥해 “내년 총선에서 우리의 600만 표가 얼마나 무서운지 오만한 정권에게 보여줘야 한다. 대선에서는 대단결로 유신 부활을 막아내야 한다”며 “오늘 제가 있는 조계사이든, 감옥이든, 투쟁의 현장이든, 이 시대가 저에게 부여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위원장은 또한 “백남기 선생님을 찾아뵙지도, 살인폭력 책임자를 쫓아내지도 못했다. 너무나 죄송하다”며 “벌떡 일어나 살인 공권력의 만행을 증언해주셔야 한다. 저 또한 조계사에서 백남기 선생님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노동자 민중과 청년, 농민, 빈민이 주체가 돼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쟁본부는 2차 민중총궐기 선언문에서 “우리는 더 이상 민중의 생존을,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보수야당에 맡길 수 없다”며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함과 동시에 싸우지 않는 야당, 정권의 노동개악, 한중 FTA 강행에 야합하는 들러리 보수야당에 맞서, 노동자, 농민, 빈민 등 민중이 중심이 된 진보 민중정치를 시작하자”고 밝혔다.

    이어 “민중총궐기의 성과를 모아, 이제 민중의 분노를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가자”며 “12.19 대규모 전국 동시다발 3차 민중총궐기 등 국민행동을 전개하고 노동개악 강행 시도에 맞선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발 맞춰 투쟁하자”고 덧붙였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도 단상에 올라,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백남기 농민에 대한 정부의 살인적 진압 또한 끝까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침몰해가는 대한민국의 선장들은 그 승객인 국민들의 생명, 생존권 다 무시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세월호 그 자체”라며 “304명 세월호 희생자들을 나 몰라라 하는 순간 또 다른 희생자들이 계속 나오는 것처럼 백남기 농민의 일을 무시하는 순간 또 같은 일을 당할 수 있다”며, 백남기 농민의 쾌유 기원과 정부의 과잉진압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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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 같은 평화집회’
    풍물, 바람개비, 가면, 손피켓 퍼포먼스 등
    “차벽과 물대포가 없으면 평화행진 가능하다는 것 보여줘”

    범국민대회를 마친 오후 4시 40분 경 시위대는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카네이션을 손에 들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장소인 보신각, 서울대병원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 신고를 낸 차로에서 풍물, 연설, 현수막, 손피켓, 바람개비 등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알렸고 이를 지켜보던 일부 시민들은 이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거나 물대포 등으로 진압 작전을 벌이지 않아도 평화 집회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행진 내내 시민들의 자발적 행진 참여가 잇따르면서 행진 규모는 최대 5만 명(주최측 추산)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부러 행진 대오를 분산시키며 경고 방송을 하는 등 행진 자체를 지연시켜 참가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로 인해 선두에 있던 대오가 마무리집회 장소인 서울대병원 인근에 진입했음에도 뒤따르는 대오는 서울광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경찰은 잘못된 행진 관리로 평화대행진을 방해했고,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과 시비와 충돌을 자초했다”며 “행진 차로를 넘어섰다는 이유로 불법이라 규정해 참여자들과 주최 측을 탄압하려는 의도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오늘 확인했듯 차벽과 물대포가 없으면 충돌도 없다”며 “정상적인 행진 관리가 됐다면 행진 시민들과 여타 시민들의 불편도 최소화될 수 있다”고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백남기 농민이 입원해있는 서울대병원 후문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한 후 오후 9시 50분경 마무리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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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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