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헬조선에 장도리를 던져라' 등
        2015년 12월 05일 09: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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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조선에 장도리를 던져라>

    박순찬 (지은이) | 비아북

    헬조선에

    장도리의 대한민국 現在史 시리즈 4번째 책. 2010년 처음 등장한 ‘헬조선’이란 단어가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2015년 핫키워드로 부상했다. 갈수록 빈부와 계급의 격차가 벌어지고 반목과 갈등이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2015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장도리 캐릭터를 통해 가감 없이 담았다.

    장도리가 바라본 ‘두 얼굴의 대한민국’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1장 ‘헬조선에서 살아남기’에는 대한민국 99%가 헬조선에서 살아남는 법을 묘사하고 있다. 재벌에게 생계 밑천을 빼앗긴 서민의 눈물, 청년실업으로 고통 받는 20대의 막막함,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자살한 이의 마지막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반면 3장 ‘갑질 공화국’에는 대한민국에 부는 갑질 열풍과 함께 헬조선과는 정반대인 행(幸)조선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삼성SDS 상장으로 수조 원의 차익을 남긴 삼성가 자녀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과 그 이후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유히 석방되는 모습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마법의 일곱 단어>

    팀 데이비드 (지은이) | 박선령 (옮긴이) | 비즈페이퍼 |

    마법의 일곱 단어

    멘탈리스트 팀 데이비드의 책. 이 책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심리학자들에 의해 ‘마법의 단어’로 밝혀진 “좋아요” “하지만” “왜냐하면” “이름” “만약에” “도움” “감사” 일곱 단어를 통해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법’ ‘창의력을 극대화하는 법’ ‘동기를 부여하고 참여를 끌어내는 법’ 등 정치, 경제, 경영, 교육 모든 분야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소통의 기술을 소개한다.

    수많은 연구 자료와 실전의 경험을 토대로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 속에 숨겨진 인간관계의 비밀과 심리를 파헤쳐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고 기존 관계를 변모시킬 수 있는 소통의 마법을 아낌없이 전수한다. 오랫동안 마인드 매직을 전문으로 하는 북미의 멘탈리스트mentalist로서 활동해온 저자의 이력은 효과적이면서도 영향력 있는 의사소통 노하우를 전달하는 데 더욱 설득력을 실어줄 것이다.

    <불안의 사회학>

    하인츠 부데 (지은이) | 이미옥 (옮긴이) | 동녘

    불안의 사회학

    독일의 대중적 사회학자 하인츠 부데는 독일 중산층이 무너지는 현상,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 등, 사회에서 불안이 만들어지고 증폭되는 메커니즘을 담담한 어조로 예리하게 드러낸다.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가져가는 현재의 구조를 들여다보고, 인간이 만들어놓고도 통제하지 못해 스스로를 옥죄는 금융 자본주의 시스템과 인터넷 사용의 보편화를 거론한다.

    나아가 공적 영역에서 우리를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대중의 불안을 다루고 때로 이용하는 모습과,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늘어난 이민자들 및 내전을 피해 자신의 나라를 탈출한 망명자들이 단일 민족국가라는 폐쇄적인 공동체와 만나면서 생산되는 불안의 양상을 살펴보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독일 사회를 분석 대상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분석의 내용은 한국 사회에 적용시킬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보편성을 띠고 있다.

    저자는 불안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지니고 있음을 말할 뿐, 불안을 다스리는 명쾌한 해법을 제시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불안을 안기는 대상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을 때 두려움을 느낀다. 불안의 원인들을 파악하는 것 자체로 자신들이 가진 불안이 일정 부분 해소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불안과 의연하게 마주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하철 독서 여행자>

    박시하 (지은이) | 안지미 (그림) | 인물과사상사

    지하철 독서 여행자

    시인 박시하는 지하철을 타고 새벽부터 밤중까지 약 1년 동안 지하철 독서 여행을 떠났다. 지하철에서 의미 있는 독서 풍경을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속에 25장면으로 담아냈고, 그 풍경을 시인의 언어로 스케치했다. 새벽 풍경도 있고, 출퇴근 시간 풍경도 있으며, 한가한 오후의 풍경도 있다.

    우리는 지하철을 친구들과 함께 탔고, 첫사랑과 함께 탔으며, 가족과 함께 탔다. 지하철을 타고 학교를 다녔고, 직장을 다녔다. 지하철에서 수많은 책을 읽었고, 음악을 들었고, 쓸데없는 물건을 샀으며, 안타까운 일들을 목격했다. 지하철이 없었다면 읽지 못했을 책들이 있었을 것이고, 겪지 못했을 경험이 있었을 것이며, 학교와 직장을 다니기도 몇 배는 더 힘들었을 것이다.

    시인은 지하철이라는 공간이 한 권의 책 안으로 접히고, 그 접힘이 다시 펼쳐져 자신의 기억들과 섞이고, 또 다른 문장들로 확장되는 놀랍고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책이라는 사물 안에는 누군가 그 책 안의 문장들을 써내려간 시간과 공간, 그리고 때로는 몇 개의 우주가 담겨 있었다.

    시인은 매번 그 우주 속에서 지하철이라는 시공간을 다시 발견했고, 사람을 보았으며, 세계의 비밀들을 엿볼 수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삶을 새롭게 발견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시인은 친숙하면서도 낯선 여행을 통해 ‘지하철 독서 여행자’들을 만났다.

    <어쩌다 한국은>

    박성호 (지은이) | 로고폴리스

    어쩌다 한국은

    ‘물뚝심송’이라는 닉네임으로 <딴지일보>와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 등에서 맹활약하며 10여 년 동안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대중의 눈높이에서 풀어온 저자가 내놓은 한국 사회 관찰기.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덟 번의 강의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구한말부터 해방 전후, 6.25 한국전쟁, 경제 성장기를 거치며 우리 사회에 차곡차곡 쌓인 문제들을 각 분야별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다.

    인터넷 공간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저자답게 인터넷상에 떠도는 흥미로운 떡밥들 가운데 자주 거론되고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정리했다. 노동, 역사, 정치, 언론, 종교, 교육, 국방, 미래 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주제들 아래 묶어 펼쳐놓은 떡밥들은 귀족노조, 지역구도, 조폭언론, 사학재벌, 대형교회, 북핵문제 등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용어들이 품고 있는 문제를 쉽고 깔끔하게 정리해 보여준다.

    한때 물리학을 공부했던 과학도답게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저자의 눈은 냉철하고 분석적이다. 그 어떤 문제라도 역사적 근원부터 파고들고 전개 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추적해 문제의 전체 상을 확실하게 그려내며, 역사를 관통하여 지금 우리 사회에 축적된 다양한 문제들을 조목조목 깊이 있게 살펴보고 있다.

    <아주 낯선 상식>

    김욱 (지은이) | 개마고원

    아주 낯선 상식

    한국 정치사회에서 이제는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다는, 그러나 선거만 했다 하면 그 실체가 어김없이 드러나고 마는 지역주의, 그것의 진짜 이름은 ‘영남패권주의’다. 저자는 이를 영남인들이 정치권력을 통해 호남을 차별.배제함으로써 정치.경제적 기득권을 확대 재생산하고 이러한 지역적 지배관계에 대해 사회문화 차원에서 이데올로기적 동의를 얻어내는 헤게모니로 정의한다. 영남패권주의는 한국 정치사회를 강하게 짓누르는 살아 있는 이데올로기이자, 우리의 공론장에서는 결코 쉽사리 등장할 수 없는 금기어다.

    저자는 한국 정치의 특수한 양상들은 영남패권주의라는 개념이 있어야만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지역모순에 대한 인식 없이 개혁을 추구하는 정치세력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동시에 왜 지역모순에 대한 인식이 개혁에도 필요한지에 대한 강력한 설득이기도 하다. 그런데 마치 둘이 양립 불가능한 것처럼 여긴다면 지역모순의 해결도, 개혁도, 나아가 진보도 모두 요원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저자가 지역이라는, 익숙하지만 지금으로선 늘 낯설 수밖에 없는 틀로 한국 정치를 바라보는 이유다.

    <도덕적 불감증>

    지그문트 바우만 | 레오니다스 돈스키스 (지은이) | 최호영 (옮긴이) | 책읽는수요일

    도덕적 불감증

    지그문트 바우만과 레오니다스 돈스키스의 인간다운 삶의 조건을 회복하기 위한 전방위적 성찰과 모색. 오늘날 악은 우리가 타인의 고통에 대해 일상적으로 무감각할 때, 타인을 이해하지 못할 때, 타인에 대한 이해를 거부할 때, 우리의 윤리적 시선을 무심코 거둘 때와 같이 일상적으로 나타난다. 한편 악은 국가와 이데올로기마저 민영화된 형태로 나타나고, 인간관계도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태도를 닮아가면서, 그 속도는 더 급박해지고 정체는 더 교묘해지고 있다.

    바우만과 돈스키스는 우리 사회에 독특한 종류의 도덕적 불감증을 분석하기 위해 ‘아디아포라’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아디아포라는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즉 일종의 도덕적 마비 상태를 함축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활동, 언어, 생각 없이 그저 안전하게 모방하면서 말하거나 행한 모든 것이며, 모두 우리가 성찰하지 않은, 그러나 잠자코 동의한 악들이라며, 윤리적 거울의 원리를 담아 우리의 현실을 가차 없이 비추고 있다.

    <두더지 인간들>

    제니퍼 토스 (지은이) | 정해영 (옮긴이) | 황은주 | 메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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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고 작은 굴들이 지하 7층까지 펼쳐진 뉴욕의 거대한 지하 공간. 그곳에 도시가 있다. 지상에서 쫓겨난 이들이 삶의 거처를 찾아 잠입하고, 소유보다 점유를, 노동보다 구걸을, 생산보다 재활용을 생존방식으로 택한 터널 노숙자들이 그곳에서 살아간다. ‘두더지 인간’이라 불리는 그들은, 동기가 무엇이었든 간에 자본주의의 심부인 맨해튼 바로 아래쪽에서 지상의 법과 규칙에 도전하고 자본주의적인 생활양식을 해체하는 삶을 살고 있다.

    저자 제니퍼 토스는 1990년대 초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서 일하는 동안 뉴욕의 지하 세계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터널 노숙자들을 취재하여 집필하였다. 노숙자를 짐승에 비유하는 악의에 찬 소문의 근원을 밝히고, 노숙자들의 관점에서 터널을 바라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뉴욕 지하 세계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기록이다. 터널 생활의 현실뿐 아니라 그들이 이루고 사는 공동체, 20~50여 개 공동체 간의 의사소통 네트워크, 정부 기관 및 자선 프로그램, 비영리 단체와의 대립에서 대해서도 서술한다.

    그러나 저자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일으키는 갈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터널에서 만난 사람 한 명 한 명의 삶에 주목함으로써, 지하 세계 노숙인들에 관한 진실에 한 발짝 더 가깝게 다가선다. 두더지처럼 퇴화해버린 반(半)인간이 아니라 지상의 인간과 똑같은 존엄성을 지닌 존재임을 말하는 터널 노숙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함으로써 우리 시대 비극의 단면을 포착해낸 탐사 문학의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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