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명감으로 일하는
    목회자, 근로자와 달라"?
    종교인 과세법안, 특혜 등 위헌 논란
        2015년 12월 02일 01: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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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인도 과세하도록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2일 본회의에 상정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이 법안에 대해 개악안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종교인의 소득을 ▲기타소득과 근로소득 중 선택이 가능하도록 한 조항과 ▲필요경비 외 학자금, 식비 등 실비변상금액에 대한 비과세 조항 ▲원천징수 의무 선택 가능 등이 ‘조세공평주의’를 해친다는 것이다. 납세자연맹은 이 법안이 발효되는 즉시 위헌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교인, 근로소득-기타소득 선택 가능?
    “전대미문의 특혜입법, 위헌 소송 제기할 것”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2일 오전 보도자료에서 “이번 입법은 위헌 가능성이 높아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며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이면서 근로소득이기도 한 것으로 규정한 이번 입법은 과세 요건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아 ‘조세법률주의’에도 위배된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황당한 입법”이라고 밝혔다.

    납세자연맹 또한 이날 보도자료에서 “동일한 담세력(소득)에 대해 평등한 과세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내용의 조세공평주의는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11조에 근거하고 있다”면서 “합리적 이유 없이 종교인소득에 대해 일반 근로소득자보다 특별한 이익을 주는 법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연맹은 “일반 국민과 달리 종교인들만 세금 납부 때 근로소득과 기타소득 중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하는 것은 전대미문의 특혜 입법”이라면 “조세공평주의에 어긋나 위헌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우려했다.

    또한 “소득이 억대를 넘는 종교인들 중 부양가족이 많고 의료비·기부금 등 소득·세액공제가 많은 사람은 근로소득으로 신고하는 것이 세 부담이 적을 수도 있으니 또 다른 특혜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종교인 과세 찬반 모두 이번 소득법 개정안에는 ‘반대’
    “종교인도 납세 의무” VS “종교인 과세? 종교인을 싹꾼으로 보는 것”

    이와 관련 김광윤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2일 오전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번 (종교인 과세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 내용을 보니까 오히려 개악이 된 것 같다”며 “종교인 과세는 1년 전에 벌써 소득세법 시행령에 과세하도록 들어와 있다. 다만 그걸 그때 갑론을박 끝에 1년 뒤로 연기를 해줬다. 그래서 내년 1월 1일부터 자동적으로 시행에 들어가도록 돼있는 건데 (오히려 법안을 만들면서 2년 뒤로 늦춰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법안이 (종교인 과세를) 기타소득의 범주로 유지하고 있다”며 “오늘 본회의에서 제대로 된 국회의원들이라면 사실 이 조항은 이번에 부결시키든가 아니면 그대로 통과시켰을 때는 다음에 재개정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목회자들은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는데 근로자와 똑같이 생각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는 일부 종교계 입장에 대해선 “사명감은 종교인들만 있는 것이 아니고 저도 대학에 있는 사람으로서 우리 학생들, 우리의 2세들을 교육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 모든 국민은 세금 앞에 평등해야 한다”며 “헌법상에 규정돼 있는 납세의 의무를 이행함으로서 국민 된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학자금이나 식비, 교통비, 이런 것을 실비 배상적인 돈을 받으면 이것은 비과세로 하도록 규정했다”며 “이것은 원래 근로소득자에게만 해당이 되는 건데 자기들은 기타소득 범주로 그대로 있게 해달라고 하면서 그것을 또 비과세로 해달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필요경비 조항은 기타소득이 더 유리하게 돼있다. 그래서 최대 80%까지를 20%까지 4단계로 필요경비를 일괄적으로 공제받는다”며 “기타소득의 좋은 점, 근로소득의 좋은 점, 다 같이 해서 이중으로 혜택을 받는 조항이 있다”고 했다.

    반면 이병대 목사 한국교회 언론회 사무총장은 이날 같은 매체에서 “지금 개정안은 우리 기독교 입장에서 보면 법적 다툼의 소지가 매우 크다”며 “지금 기타소득세에 종교인 소득세 항목을 집어넣고 있는데 이것은 여러 가지로 불합리하다. 기타소득은 비정규 소득에 대한 부과다. 그런데 정기적으로 사례비를 받는 목사들의 소득세를 거기다가 넣는다고 하면 그것도 합리적이지 않다”면서도, 근로소득으로 분류되는 것은 반대했다.

    이 사무총장은 “근로소득, 사업자소득, 이자소득, 양도소득, 이런 항목들에 넣지 말고 별도의 종교인 소득 항목을 넣으라는 거다. 그렇게 해서 종교인들의 특수성과 정체성을 살려달라는 것”이라며 “과세에 반대하진 않지만 합리적인 법적 근거를 가지고 과세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이 사무총장은 “과연 종교인 소득세가 맞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종교의 성직자들은 사례비를 생활비로 받고 있다. 어떤 대가를 노리고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소명을 받아서 일하는 사명자와 대가만 노리는 싹꾼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우리 목사들 입장에서는 싹꾼이 되는 것이 가장 자존심 상하는 거다. 그런데 똑같이 근로자라고 해서 싹꾼으로 몰아붙이면 우리 목사들의 자존심이 얼마나 상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득세를 낸다고 해서 목사들이 굶어죽거나 그러기야 하겠나. 그런 것이 문제가 아니고 성직자들에 대한 정체성과 특수성, 특별히 정신적인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성직자들의 자존감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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