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계 비리와 노조 탄압
    동국대 학생 단식 43일째
    인천성모‧국제성모병원 사태, 천주교 인천교구는 무시와 침묵
        2015년 11월 26일 02: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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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계가 비리와 노조 탄압 등의 의혹으로 얼룩지고 있다. 비리 의혹이 제기된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과 이사장 일면 스님의 사퇴를 촉구하며 김건중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이 40여 일간 단식투쟁을 이어가면서 건강이 위독한 상태다. 이에 앞서 천주교 인천교구 산하의 인천성모병원노조 또한 병원의 돈벌이 경영과 노조 탄압에 맞서 60여 일째 릴레이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은 지난달 15일부터 서울 중구 동국대 본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26일까지 43일째 보광스님과 일면스님의 총장직과 이사장직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보광스님이 5월 총장에 선임되고 흥국사 탱화 절도 의혹 을 받고 있는 일면스님이 이사장에 재선임된 것이 무기한 단식 농성의 이유다.

    종립학교관리법 제11조에 따르면 동국대 이사회는 종립학교관리위원회가 중앙종회 동의를 얻어 추천한 후보를 이사에 선임해야 한다. 이 규정을 어겼을 시 같은 법 제15조에 따라 조계종은 해당 이사의 해임을 요구하고 징계에 회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동국대 이사회가 중앙종회의 동의 없이 절도 의혹을 받고 있는 일면스님을 이사장 연임을 결정했다.

    불교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동국대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사진=불교포커스)

    앞서 동국대는 지난해 12월 총장 선출 과정에서 조계종단이 총장을 선임 이사회 전에 특정 후보인 보광스님을 지지를 표하며 강압적으로 김희옥·조의연 후보를 사퇴하게 해 직원·교수·학생·동문들이 반발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보광 스님의 논문 표절 사실, 일면 스님의 탱화 절도 혐의가 불거졌지만 일면스님은 일부 이사들의 동의 없이 이사장을 선출하는 임시 회의를 열어 본인을 차기 이사장으로 재선임했다.

    이에 김 부총학생회장은 43일째 단식을 하고 있고 학생들 또한 지난 2일부터 일면·보광스님의 퇴진을 요구하며 동조단식을 벌이고 있다. 동국대학교 교수협의회 또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한만수 교수협의회장, 김준 비대위원을 비롯한 학교 직원도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단식농성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최장훈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은 학내 조명탑에 올라 45일 간 무기한 고공농성을 하기도 했다.

    김 부총학생회장이 주변의 만류에도 일면스님 등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의 의지를 꺾지 않자 12개 불교 시민단체들은 전날인 25일 동국대에서 대표자 연석회의를 열고 김건중 부총학생회장 단식 중단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 단체들은 논의 끝에 성명을 내고 “이사장 일면스님에게 사퇴를 요구한다”며 “각각 스스로 성보 절도와 논문 표절의 혐의를 해명하지 못하고 있는 이사장 일면 스님과 총장 보광스님은 한 학생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 제공자”라고 규탄했다.

    이어 “일면스님의 사퇴와 보광스님의 책임지는 태도만이 사태를 해결하고 김건중 학생의 단식을 중단시킬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임을 자각하라”며 “우선 일면스님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즉각적인 사퇴의사를 표명해주시기를 간곡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 단체들은 “지금의 조계종단과 한국불교는 심대한 위기 상황”이라며 “현 상황을 편협한 눈으로 권력의 위기로만 인식하지 말고 1,700년 역사와 전통, 인천의 사표로서 승가의 위의, 국민들로부터 존경받아야 할 최대 민족종교로서의 위상까지 그 근간에서부터 무너지고 있음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인천성모병원·국제성모병원의 비리, 노조 탄압에도
    천주교 인천교구… 침묵으로 일관

    천주교 인천교구 산하 병원인 인천성모병원과 국제성모병원 사태는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뤄졌을 만큼 그 문제가 심각하다.

    인천성모병원은 병원직원과 의사들을 과잉 진료와 환자 유치로 내몰고 허위환자 유치 및 의료비 부당청구를 하는 등 돈벌이 경영에 매몰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제성모병원 또한 3,000명이 넘는 가짜 환자를 등록해 건강보험공단에 진료수가를 부당 청구한 혐의로 지난 6월 22일 병원장, 의사 등 17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인천성모병원은 이를 외부에 폭로한 이가 노동조합이라고 지목하고 홍명옥 인천성모병원 지부장을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등 노조 탄압을 일삼았다. 홍 지부장은 이로 인해 정신과 입원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홍 지부장을 비롯한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지난 8월 25일부터 ‘인천성모병원 사태 해결을 촉구와 천주교 인천교구 최기산 주교 면담요청’ 등을 요구하며 이날까지 60여일 째 단식농성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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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릴레이 단식농성 모습(사진=보건의료노조)

    지난 9월 21일 민주노총 인천본부와 한국노총 인천본부는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천주교 인천교구와 인천성모병원이 ‘불법적인 돈벌이와 노조탄압ㆍ인권유린’ 행위로 언론과 인천시민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며 “그동안 천주교가 한국사회에 쌓아온 ‘존경과 사랑, 헌신’이 인천성모병원과 국제성모병원의 ‘무책임과 거짓’에 의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양 본부는 “지난 10년간 자행된 ‘노조 탈퇴 강요, 집단 괴롭힘, 감시, 협박’ 등 인천성모병원의 노동탄압과 인권유린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또한 국제성모병원이 가짜 환자를 동원해 건강보험공단 재정을 부정 수급한 행위는 분명한 범죄행위”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천주교 인천교구는 지난 10년간 자행된 인천성모병원의 노조탄압과 인권유린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환자존중, 직원존중, 노동존중을 위해 인천성모병원 구성원인 직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문제는 천주교 인천교구가 이에 대해 사과 표명이나 조치는 물론 어떠한 입장도 밝히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본부는 “인천성모병원 노동조합 조합원에 대한 괴롭힘은, 국제성모병원 사태의 고발자가 노동조합 간부라는 근거 없는 이유를 들면서 시작됐다”며 “인천 카톨릭 교구는 이러한 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인천성모병원의 집단 괴롭힘 진정사건에 대해 6개월을 끌다가 끝내 “인천성모병원 집단 괴롭힘 진정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처리할 수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고, 검찰은 국제성모병원의 건강보험 부당청구사건에 대해 아무런 결과물도 없이 수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천주교 인천교구는 병원의 돈벌이 경영과 비리, 노조 탄압에 관한 인권위의 각하 결정과 검찰의 축소 수사 등에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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