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31명,
    시위대 복면금지법 발의
    헌재 "복장 선택의 자유도 집회 시위의 자유에 포함"
        2015년 11월 25일 12: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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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이 집회 때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25일 발의했다. 바로 전 날인 24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해 지난 14일 있었던 민중총궐기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특히 집회 참가자를 IS와 연관지으며 복면금지법과 대테러방지법 통과를 촉구한 바 있다.

    반면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야당들은 복면금지법, 대테러방지법은 물론 이를 요구하는 박 대통령의 발언의 적절성에 강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국회부의장인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4일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불법 폭력시위는 그야말로 무법천지였다. 시위대는 철제사다리, 각목, 새총, 횃불, 쇠파이프 등 온갖 흉기를 휘둘렀다. 복면 뒤에 숨어 대한민국을 능멸했다”며 “불법·폭력시위를 근절하고 시위문화 선진화를 위해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서 국격에 맞게 시위 문화도 선진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법질서를 바로 세우고 비정상 시위문화를 정상화하는 데 여야가 따로 없다. 야당은 명분 없는 반대 중단하고 복면금지법에 적극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새누리당 의원 31명이 공동발의한 집시법 개정안은 ▲쇠파이프 등 폭력 물품 행위에 대한 제조·보관 운반행위에 대해 처벌 강화 ▲불법·폭력 집회와 시위에선 복면 착용 금지 등의 내용이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폭력 시위 물품 유입을 사전에 차단해서 불법 폭력시위 원천 봉쇄할 것”이라며 복면금지법과 관련해선 “‘마스크만 써도 처벌하느냐’고 비판하는데 평화집회에선 어떤 제약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집시법 개정안에 대한 야당,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평화 집회와 불법 집회의 분명하지 않은 기준으로 인해 경찰의 자의적인 법집행이 가능하다는 점, 이로 인해 특정 단체의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집회 자체를 불허할 경우에 발생하는 집회 자유의 축소, 집회의 자유에 복장의 자유까지 헌법재판소의 판시를 근거로 헌법에의 위배 등은 이미 지적되고 있는 문제다.

    벤테다1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마지막 부분에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시민들이 대거로 거리로 쏟아진다. 이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지만 브이에 동조하는 사람들로서 결국 정부의 만행을 깨닫고 혁명에 동참한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이 집회장에 있었어도 폭력 시위 행위가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훨씬 더 많이 있었다. 통계적으로 보면 경찰의 살수차가 등장했을 때 폭력행위가 일어날 확률, 이걸 계산하시는 게 훨씬 더 명확하다”며 “민중 집회 때 10만 명 가까운 사람이 모였다. 그때 복면을 쓴 사람이 정확히 몇 명이나 되나. 그 모든 집회가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처럼 IS와 비교될 만큼 그런 테러조직으로 말씀하시는 게 과연 정당한 일인가”라고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한 “광화문 집회나 이런 거 얘기할 때 평화적으로 집회를 하겠다고 얘기를 했는데도 그걸 다 불허시켜버린다. 어떤 나라가 경찰의 살수행위로 인해서 국민이 뇌사상태에빠지는 일이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헌법재판소도 (2013년 10월) 판시하기를 집회의 자유에 복장의 자유는 포함된다고 하는 것을 명확하게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박주민 변호사도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집시법 개정안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복면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입법을 독일, 프랑스, 미국은 가지고 있다. 이런 나라들의 집회 시위 양태는 대규모 집회가 일어나면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인근에 있는 상가를 약탈한다거나 또는 진짜 일반시민들의 차량을 방화한다거나 일들이 벌어진다. 그런 행동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복면 쓰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물리적 충돌이 있었지만 복면금지법이 있는 타국에서 발생하는 충돌과 양상이 다르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집회 참가자들이 그런 일을 했다고 보고된 바는 없다. 오히려 집회를 조기에 해산시키고 금지하려는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만 보고되고 있다”며 “14일에 있었던 물리적 충돌 역시도 집회를 금지하고 해산 명령을 하는 경찰과의 충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보면 폭력의 원인 제공이 어디서 왔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경찰의 자의적인 법 집행도 가능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고려해봤을 때 복면을 금지하는 법안이 집회 시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본다”며 “2003년도에 이미 헌법재판소가 집회 시위 참가자들의 복장 선택의 자유도 집회 시위 자유의 소중한 한 부분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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