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 정의당 출범
    "노동의 희망, 시민의 꿈"
    심상정 상임대표, 김세균 나경채 공동대표 선출
        2015년 11월 23일 09: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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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노동정치연대, 진보결집+, 국민모임은 22일 4개 조직의 통합을 위한 통합당대회를 열고 ‘통합’ 정의당 출범을 알렸다. ‘통합’ 정의당은 노동자와 시민이 하나이며 노동 존중과 시민권의 확대를 통한 복지국가의 가치 지향을 상징하는 ‘노동의 희망, 시민의 꿈’이라는 새로운 캐치프라이즈를 제시했다. ‘통합’ 정의당은 이 캐치프라이즈와 함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본격 총선체제로 돌입한다.

    이날은 2008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분당, 2011년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통합 실패, 2012년 통합진보당의 분열 등 지난 7년여의 시간 동안 분화와 갈등의 수렁 속에서 허덕이는 진보정치의 역사에서 통합과 단결의 의미 있는 시도로 볼 수 있는 통합 당대회였다.

    4개 조직으로 구성된 ‘통합’ 정의당은 이날 오후 3시경 국회의원 회관 대회의실에서 통합당대회를 개최해 당명, 대표체제, 대의체제 등의 내용이 담긴 기본합의서와 20대 정책과제가 포함된 부속합의서를 채택했다.

    이들은 이날 채택한 통합 당대회 결의문에서 “우리는 진보정치의 새로운 도약을 약속하며 노동의 희망, 시민의 꿈을 펼칠 통합된 정의당 출범을 선언한다”며 “진보정치의 부활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진보정치의 힘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통합과 전진의 새 시대를 열어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4조직

    왼쪽부터 김세균 심상정 양경규 나경채

    당대회

    통합 당대회 의장단 모습

    ‘통합’ 정의당은 채택한 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에 따라 심상정 대표를 상임대표로 하고 김세균 국민모임 대표, 나경채 진보결집+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부대표단엔 이정미·배준호·김형탁 기존 정의당의 부대표단과 이병렬 노동정치연대 집행위원장을 선출했다.

    대의원과 전국위원은 정의당 48%, 국민모임·노동정치연대·진보결집+가 합쳐서 32%로 구성하고, 새롭게 결합할 세력을 위해 예비 20%를 남겨뒀다.

    정의당은 강령에서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목표로 ▲민주주의를 위한 정치개혁과 강한 정당 ▲한국 자본주의의 민주적 개혁과 대안의 경제 체제 ▲생태 기반의 지속가능 사회 ▲시민의 보편적 권리, 노동권의 확대 ▲누구나 존중받는 차별 없는 사회 ▲전 생애와 영역을 뒷받침 하는 보편적 복지 ▲동아시아와 한반도 평화의 주도자 등 7대 비전도 제시했다.

    이에 앞서 정의당은 이날 오후 1시경 임시 당대회에서 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를 상정하고 표결에 부쳐 전체 230명 중 186명이 찬성해 통과시켰다. 이 밖에 당헌 개정 등 다른 안건은 모두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심상정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 우리는 다시 출발점에 섰다. 갈라진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그러나 이 자리는 단순히 과거 동지들을 규합하고 과거의 정치로 복원하는 자리는 아닐 것”이라며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미래정치의 새로운 도약대에 우리는 서 있다. 우리는 오늘을 새로운 진보정치의 시원(始原)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심 대표는 “진보정치 분열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정의당은 스스로를 진보개혁의 중심으로 확고히 세워내겠다. 진보는 위험한 것이 아니라, 성숙하고 공정하고 능력 있는 정치세력이라는 시민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담대하게 결정하고 주저함 없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의당은 자발적 당원들의 창의력과 민주적 리더십에 바탕하는 정책제일 민생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 교섭단체를 구성해서, 야권혁신과 정치교체의 중심에 확고히 서겠다”고 말했다.

    양경규 노동정치연대 대표도 “현장의 갈라진 틈을 극복하고 노동이 하나로 뭉쳐서 정의당을 중심으로 진보정치의 새 길을 열어가는 노동자 정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담장에 갇힌 노동자들이 아니라 담장을 넘어서 시민과 함께 하고 부문과 함께 하고, 지역과 함께 하는 노동자의 정치, 진보정치를 만들기 위해서 노동자들을 조직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양 대표는 “우리당이 우리 정의당이 명실공이 한국사회를 바꿔나가고 모든 진보정당의 대표정당이 될 수 있는 정당이 돼서 우리 모두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당으로 만들어가는 데 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통합’ 정의당의 공동대표로 선출된 김세균 국민모임 대표는 “오늘의 재출발을 기둥으로 삼아 혁신에 기초한 진보의 결집을 더욱더 확대시켜나가겠다”며 “우리는 당장 내년 총선에서 우리당이 야권을 재편하고 진보적 정권교체가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는 제3당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나경채 진보결집+ 대표는 “나쁜 정부와 유약한 제1야당의 합작이 얼마나 우리 사회를 후퇴시키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정의당의 공동대표로서 우리당이 노동자, 민중의 든든한 우군이 되고 차별과 배제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동아줄이 되고 물과 강과 산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갈라진 진보정당이 하나로 모인 자리인 만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김금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 단병호 전 민주노동당 의원 등 진보진영의 각 부문별 대표자들이 직접 통합당대회에 참석했다. 건강 문제로 직접 오지 못한 권영길 민주노동당 전 대표와 경찰을 피해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영상으로 축사를 대신했다.

    백기완 소장은 “오늘의 썩어문드러진 신자유주의가 인류를 망치고 있고 지구를 망친다. 그런데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신자유주의의 무덤에 깃발을 꽂는 진보세력이 없었다”며 “통합정의당이 세속적으로 의회 의석이나 넓혀가자는 식으로 째째하게 나가지 말고 진짜 진보의 깃발을 썩어문드러진 신자유주의 무덤에 꽂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 소장은 또한 “통합정의당은 수명이 다 했는데도 아직도 우리를 괴롭히는 신자유주의 때문에 방향을 잘 못 잡고 헤매는 70억 인류에도 길라잡이가 돼야 한다”며 “어떤 것이 희망인지 그 실체를 통합정의당이 앞장서서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전 대표도 “일반 정치의 목적은 정의의 실현이지만 진보정치의 실현은 상생의 실현이라고 했다”며 “이 시대에 진보정치는 바로, 상생의 정치를 통해 상생의 세상을 만들어달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 통합정의당이 당당하게 답해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상균 위원장을 대신해 참석한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광장 밖에 있는, 민주주의 밖에 있는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하루하루 저임금과 산재, 부당대우에 고통을 받고 있다. 또한 청년들은 실업의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다. 45년 전 전태일 열사가 얘기했던 고통에 함께 아파하는, 손을 잡아주는 단 한 명의 친구처럼 오늘 통합정의당이 그들의 손을 잡아달라”고 말했다.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위원장은 영상을 통해 “노동자들이 바라는 세상은 멀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그 희망을 포기할 수 없다”며 “노동자들이 바라는 세상의 마중물이 되고자 많은 분들의 노고가 모여 통합당대회가 이뤄진 것이라 믿는다. 모든 노동자와 진보진영의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권영길 전 대표도 영상에서 “내년 총선에서 진보진영이 하나로 모인다면 다음 국회에선 진보정당이 원내교섭단체를 이룰 수 있다”며 “자신을 가지고 내년 총선 이후에 새로운 진보정당이 원내 교섭단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그 길에 앞장 서달라”고 당부했다.

    이 밖에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구교현 노동당 대표 등 주요 정치인들과 김금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 배종렬 평통사 공동대표 등 진보시민사회 원로, 단병호 전 의원, 인태현 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박경석 장애인차병철폐연대 대표,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정지영 영화감독, 주무열 서울대 총학생회장 등이 참석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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