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덕 원전 주민투표,
    투표자 92% 압도적 '반대'
    주민투표 자체를 부정하던 정부, 이제는 법적 효력 운운
        2015년 11월 13일 07: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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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영덕에서 치러진 원전 유치 주민 찬반투표 결과 부재자 포함 총 유권자 기준 32.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주민투표는 효력이 발생하는 전체 유권자 3분의 1이상의 투표율 기준을 넘진 못했지만, 주민투표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정부의 협박과 강압 그리고 온갖 투표 방해 공작 속에도 20% 전후의 보궐선거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는 점은 이번 주민투표 결과에 ‘사회적 효력’을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주민투표 자체에 대해

    영덕주민투표관리위원회는 12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양일간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모두 1만1201명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투표율은 주민투표관리위원회가 지난 9월 영덕군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유권자수(3만4432명)의 32.53%다.

    주민투표관리위원회는 당초 1만2008명의 주민동의를 받아 투표를 실시했고 투표 기간에도 투표소 현장에서 6573명의 추가 투표 동의를 받아 총 1만8581명의 투표인명부를 작성했다. 투표인명부(1만 8581명) 기준으로 투표율을 산정하면 60.3%에 이른다.

    투표인명부 기준으로 원전 유치 반대는 무려 91.7%(1만 274표), 유치 찬성 7.7%(865표), 무효 0.6%(70표)로 집계됐다. 이는 투표를 실시하지 못한 부재자를 제외해도 총유권자 대비 약 41%에 해당한다.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 관리위원회는 “산업부와 행자부, 한국수력원자력(주) 등이 불법적인 허위사실 유포, 향응과 물품 제공, 관광보내기 등의 온갖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해 투표를 방해해왔으나 영덕군민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주민투표를 성공시켰다”며 “정부 여당은 이번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에서 확인된 영덕군민들의 민심을 에너지 정책에 반영시켜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은 이번 주민투표를 두고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승리를 실현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13일 오전 논평을 내고 “영덕군민들의 높은 투표율과 압도적 반대 의견은 지방자치단체장의 핵발전소 유치신청과 정부의 예정지 고시가 주민의견을 무시한 일방적 결정임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번 영덕군민이 거둔 선거의 결과는 민주주의와 주민자치의 승리”라고 밝혔다.

    녹색당도 이날 논평에서 “예상 못한 압도적인 반대율”이라며 “달랑 865명의 찬성 의사로부터 무슨 추진력을 얻겠는가. 정부는 핵발전소 건설 예정구역 지정고시를 해제하고 이희진 영덕군수는 당장 핵발전소 유치 신청을 철회하라”고 했다.

    영덕

    투표가 진행되는 이틀 간 투표율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전체 유권자 기준이라면 주민투표법에 따라 3분 1 이상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법적인 효력이 상실된다. 하지만 선관위와 정부의 비협조로 인해 부재자 투표가 이뤄지지 못해 영덕에 실제 거주하는 주민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법적 효력은 가지지 못해도 사회적 효력만큼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선관위가 협조하지 않고 정부가 방해하는 속에서 주민투표가 이루어져 유권자를 특정할 수 없고 부재자 투표를 진행할 수 없었다”며 “즉 유권자 수 34500명은 정확치 않고, 투표는 영덕 거소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녹색당은 “영덕 주민투표가 진행된 과정에는 죄다 악조건이 깔려 있었다”며 “주민들은 자력으로 투표인명부 작성부터 투표관리까지 소화해야만 했다. 정부도 입에 올리지 못한 ‘불법투표’라는 악선전이 여기저기서 판을 쳤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관광과 식사 등을 제공하며 주민들이 투표할 기회를 훔쳤고, 블랙박스를 동원해 투표자들을 찍다 발각되어 영덕읍 제2투표소에서 ‘셀프 감금’ 사태를 연출하면서까지 투표 주민들을 감시했다”고 전했다.

    특히 원전 찬성 세력인 영덕군 천지원천추진특별위원회는 주민투표 관련 자료에 대한 보전과 검증을 요구하며, 이번 주민투표를 두고 ‘불법투표’라고 주장한 바 있다.

    녹색당은 “억지로 의의를 부인하더니 이렇게 투표 결과에 목을 매는 이유는 명명백백하다”며 “영덕 주민투표의 ‘사회적 효력’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담화문을 발표하고 “정부는 투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번 투표는 법적 근거와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찬반투표로 인해 지역 사회가 분열되고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주무장관으로서 송구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일부지만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영덕군민이 계시다는 점을 정부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안전한 원전 건설과 운영, 상생의 지역 발전을 위해 더욱 세심한 배려와 열린 소통을 하겠다”며 원전 추진 강행 의사를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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