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정의, 아직 먼 길
    서민에겐 깐깐, 부자에겐 각종 혜택
    박원석, 법인세 정상화 등 5대 쟁점 세법 통과 촉구
        2015년 11월 10일 02: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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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10일부터 정부의 세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 심사를 시작한 가운데, 정의당과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이날 법인세 정상화와 종교인 과세 등 5대 쟁점 세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기재위 소속 위원인 정의당 박원석 의원과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인세 25%로 정상화 ▲주식양도차익 과세의 누진세율 적용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전면 재검토 ▲종교인 과세 ▲증여세 강화 등을 촉구했다.

    박원석 의원은 “지난 8월에 정부에서 발표한 세법 개정안은 전반적으로 열악한 재정여건의 해소나 조세정의 실현과는 거리가 멀다”며 “이번 조세소위에서 법인세 정상화를 비롯한 5대 쟁점 세법의 통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식양도차익 과세와 관련해 박 의원은 “올해 초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현대 글로비스의 주식가치를 부풀리고 이 주식을 팔아 1조 1천5백억이 넘는 차익을 얻었다”며 “이 천문학적인 소득에 물린 세율은 20%에 불과했다. 연봉 8천만 원의 직장인에게 적용되는 24%의 세율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현행 세법상 양도소득에 6~38% 누진과세 적용되고 소득금액이 1억 5천만 원 이상인 경우 38%의 세율을 적용한다. 반면 주식양도소득엔 20%라는 단일 세율만이 적용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박 의원의 말이다.

    그는 “부동산 양도소득 등에 대해선 소득세에 누진 과세를 하는 데에 반해 주식만 단일 과세하는 것은 조세정의와 형평성을 해치는 문제”라며 “주식 양도소득에 대해서는 근로소득보다 무겁게,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소득 규모에 따라 누진세율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서민·중산층 재테크를 위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오히려 상당수 부유층에 혜택이 몰린다는 비판이 조세소위 내 핵심 쟁점이다. 기존에 ‘재형저축 비과세’와 ‘소득공제장기펀드’는 연 소득 5천만 원 이하만 가입 가능하지만 ISA는 가입 대상 기준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ISA는 비록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를 제외한다고는 하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전체 금융소득자의 0.3%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 부유층도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재형저축은 이자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있지만 ISA의 경우 2백만 원까지는 비과세, 초과분은 9%의 저율과세를 택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기존 재형저축 가입대상자인 서민중산층의 경우 비과세 혜택이 비과세 내지 저율과세로 불리해질 수 있는 반면, 부유층에게는 새롭게 비과세 내지 저율과세의 혜택이 주어진다”며 “1,500억 원 규모의 서민중산층 세제지원이 5,500억 원 규모의 부유층 세제지원으로 둔갑하는 불상사가 발생해선 곤란하다”고 재검토를 요구했다.

    조세정의

    방송프로그램의 모습

    법인세 정상화

    종교인 과세, 법인세 정상화 쟁점
    “담배세 인상, 노동개혁·국정화 올인…법인세 정상화는 말도 못 꺼내나”

    여야가 표심을 의식해 차일피일 미뤄왔던 종교인 과세도 19대 국회 마지막 세법 심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교인의 소득에도 과세를 해야 한다는 것에 여야 모두 공감하지만 내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도 관련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일부 종교계의 반대가 커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원석 의원은 “종교인 과세는 눈치 볼 문제가 아니다”라며 “조세 형평성을 해치는 문제 중 하나로 여론은 종교인 비과세를 꼽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주교, 불교, 기독교 교단 중 감리교는 종교인 과세에 반대하지 않고 있고 자체적으로 과세를 시행하는 곳도 있다”며 “일부 기독교에서 반대하지만 정부와 국회가 간담회를 통해 설득했고 종교인 소득 세목 신설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이번엔 종교인 과세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간 가장 이견 차가 큰 사안은 법인세 정상화다. 매년 늘어나는 재정적자와 세수결손을 해결하기 위해선 법인세를 25%로 돌려놔야 한다는 것이 야당의 입장이지만 여당은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박 의원은 “대규모 감세가 있었던 2008년 이후 6년간 법인세수는 거의 제자리인 반면, 소득세수는 50%나 늘어났다”며 “기업들이 안 내고 있는 세금을 우리 국민들이 메우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재정부담은 짧게는 차기 정부, 멀게는 우리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남는 만큼,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효과적으로 대비하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적잖은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법인세 정상화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담배세 증세 등 서민 중산층 증세는 실행되고 있지만 공평 과세 큰 축인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증세는 되지 않고 있다”며 “법인세 인상도 아니고 정상화하자는 거다. 박근혜 정권은 노동개악,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올인하면서 대기업에 법인세 정상화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협동사무처장은 또한 “정부여당은 얼마나 재벌대기업에게 로비를 받고 편을 들어줘야 직성 풀리나”라고 반문하며 “교육비, 주거비, 의료비 무상까지는 아니라도 많은 예산 필요하다. 그 예산은 담배세, 주세 올리는 식으론 감당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현 정권 실세가 장악하는 TK 지역에만 2조원의 예산이 몰린 점 또한 문제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가 ‘2016년 부처안 대비 정부안 증액사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해 국토부가 요구한 내년도 예산 21조 6,593억원에서 1조 9,685억원을 증액해서 편성했다.

    안 협동사무처장은 “대폭 늘려야 할 세금은 안 걷고 아껴야 하는 것은 탕진하면서 법인세 정상화는 논의조차 할 수 없다는 태도가 어디 있나”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박원석 의원은 회견 말미에 “세금의 중요원칙은 공평, 정의다. 이 원칙 흔들리면 조세 저항 발생할 수 있고 국민에게 신뢰를 상실할 수 있다”며 “해결 개선돼야 할 세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국민은 조세형평성이 실현되는 나라인가에 대해 의문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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