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위원장,
선거제도 중재안 제시
정당득표와 의석배분, 50% 연동
    2015년 11월 09일 10: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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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이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9일 중재안을 내놨다. 현행 지역구 의석수를 260석으로 늘리고 비례대표 의석을 40석으로 줄이되, 표의 등가성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여야 대표 등은 내일인 10일 회동을 통해 ‘이병석 중재안’을 협상안의 하나로 보고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석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원 정수 300석 유지, 지역구 260-비례 40으로 조정 ▲표의 등가성 확보를 위한 균형의석 도입 ▲경북 지역 인구 무관하게 농어촌특별선거구 1개 인정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수의 최소 과반을 보장하기 위한 ‘균형의석(BS의석)’은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수보다 많은 의석을 가져가는 정당의 의석 일부를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수의 과반도 가져가지 못하는 정당에 배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절반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해석 가능하다.

예컨대 A정당이 10% 정당 지지를 받았을 경우 현행대로라면 약 비례대표 54석의 10%인 대략 5석에 지역구 의석을 더하게 된다. 만약 지역구 5석이면 10석이다. 하지만 ‘이병석 중재안’대로라면 전체 의석의 10%인 30석의 과반이 되는 15석까지는 비례대표 추가 배정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다. 정당득표가 8%이면 전체 의석 8%인 24석의 절반 12석까지는 보장하는 내용이다. 물론 현행에서 비례대표 외에 지역구 등을 통해 정당득표율의 절반을 넘는다면 균형의석은 배정되지 않는다.

중재안

이병석 중재안 내용의 첫 페이지

이 의원은 표의 등가성을 50%까지만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 “선거를 목전에 둔 현재 상황에서 급격한 제도변화인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전면 도입보다는 그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범위에서 부분적으로 적용하는 균형의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농어촌지역 대표성 확보를 위한 같은 시·도 내 분구되는 도시지역과 통합되는 농어촌지역이 인접한 경우 선거구획정위원회가 해당 시·도 국회의원, 관계기관 등의 의견을 들어 도시지역을 분구하지 않고 그 일부를 농어촌지역 선거구와 합해 농어촌지역 선거구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선거구를 조정하면 지역구 수는 259개가 된다. 여기에 농어촌 대표성 확보 효과를 위해 20대 국회에 한해 경북 지역에만 1개 선거구는 인구기준이 적용되지 않도록 해, 지역구 수는 총 260석으로 늘게 된다. 반면 비례대표는 현행 54석에서 14석이나 감소한 40석으로 줄어든다.

‘이병석 중재안’은 선거구획정 시한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여야가 이렇다 할 타협안을 내놓지 못한 것에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평가된다.

여당 내에선 ‘이병석 중재안’이 당의 입장과는 별개로 보고 있고 야당 또한 이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10일 있을 양당 대표, 원내대표, 원내수석부대표, 정개특위 간사 등 4+4 회동에서 이 방안도 여러 가지 방안 중 하나로 논의될 가능성은 있다.

특히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해왔던 정의당은 ‘이병석 중재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다. 비례대표가 대폭 축소된 것부터 당론과 어긋날 뿐 아니라, 농어촌 지역구 유지를 위해 예외조항이이나 편법이 너무 많고 기준이 모호해 무원칙한 제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정의당 김용신 정책위의장은 이날 <레디앙>과 통화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심한 측면은 있으나 제도적으로 기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문제점이 있는 안이지만 정치적으로 한 번쯤 검토해볼 수 있는 보완책”이라고 밝혔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여당 내에선 처음 나온 얘기다. 절반 수준이기는 하지만 사표 발생을 인정하고 표의 등가성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여당 내에서 인정한 것이라 정의당 내에서도 제한적이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농어촌 지역구 의석수를 줄이지 않기 위해 제도를 왜곡한 면이 없지 않다”며 “농어촌 지역의 경우 지역 대표성보단 이해관계적 대표성이 필요하고 이를 비례대표로 확보가 가능한데 비례대표를 14석이나 축소하는 것은 오히려 농민 등 소수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도 이날 국회 서면 브리핑을 통해 “여러 고민이 담긴 안이긴 하지만 비례대표 의석을 14석이나 줄인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비례대표 제도와 헌재 판결의 취지를 생각할 때 이해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안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에 대한 여당 내 첫 언급이라는 점에 대해서만 일부 긍정적 평가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지고 선거구 획정기준을 최우선 사안으로 두고 협의한다는 입장을 모았다.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이들은 내일 4+4 회동을 가지고 관련해 담판을 지을 예정이다.

하지만 양당 합의가 나오기도 전부터 ‘반쪽 합의’ 비판이 나온다. 원내 3당인 정의당 지도부가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양당 체제를 공고히 하는 현행 선거제도 개편에 관해 가장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온 정의당이 빠진 만큼 결과물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정의당을 배제하고 또다시 이처럼 진행되는 3자 회동에 매우 깊은 유감을 보낸다”며 “특히 이번 회동에는 이번 정기국회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 뿐 아니라 선거제개편 관련한 논의까지 이어질 것을 예상하면 더욱 더 문제의식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선거제도 관련 내용은 선거의 공정한 룰을 정하는 것이므로 국민의 대표성을 갖는 원내 3당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동등한 위치에서 논의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오늘 회동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논의보다는 뻔한 정치적 공방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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