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교과서 논란, 점입가경
    대표집필자 사퇴, 군 교과서 개입 등
        2015년 11월 06일 07:55 오후

    Print Friendly

    국정제 역사교과서가 집필을 시작하기 전부터 점입가경이다. 대표 집필진 중 1명이었던 최몽룡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여기자 성추행 논란으로 사퇴했고 국방부는 교과서 집필 과정에 참여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교사들의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에 교육부는 으름장만 놓고 있는가 하면 국정화 반대 여론은 확정고시 이후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박근혜 정부는 국정화 방침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6일 국사편찬위원회에 사퇴의 뜻을 밝혔다. 국편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최몽룡 교수가 올바른 역사교과서 편찬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집필진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면서 “최 교수가 이번 사태와 관련된 여기자 분들에게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해왔다”고 했다.

    최 교수는 지난 4일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술을 마시며 인터뷰를 하는 도중 여기자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최 교수의 사례로 인해 추가 집필진 공모도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최 교수 사퇴 등에 관해 언급하며 “대표 집필진 구성부터 헛발질 하고 밀실 집필 궁리나 하면서 무슨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큰 소리를 치는가”라고 비판했다.

    국방부의 역사교과서 참여도 논란이다. 교과서 집필 전권은 국사편찬위원회(국편)에 일임하겠다던 정부가 노골적으로 개입 의사를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전날인 5일 오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軍)에서 역사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6일 국회 브리핑에서 “뻔뻔함을 넘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군의 교육에 대한 개입은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한 헌법 제31조를 송두리째 흔드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과거에도 국방부는 박정희 전두환 군사정권의 미화를 요구하거나 5.18 광주민주항쟁 당시 군의 민간인 살상에 대해 항의하는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려는 시도를 해왔다”며 “이런 국방부가 반성은커녕 이제는 노골적으로 개입해서 군의 부끄러운 과거를 지우겠다고 하니 도대체 제정신인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교육계 비리는 방치하면서 교과서 집필에 군의 참여를 요청하는 교육부나, 방산비리와 부실사업으로 무능함의 극치를 보여주면서도 역사 왜곡에 한술 더하는 국방부나, 반민주적이고 비교육적인 측면에선 똑같다”며 “제발 제정신 차리고 본연의 일이나 충실히 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성수 대변인 또한 “국가안보에 전념해도 모자랄 처지의 국방부가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 교과서 집필에 직접 참여하겠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교과서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학자들이 아니라 역사 서술의 대상자들이 모여 자기들 입맛에 맞게 만들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집필진 사퇴를 표명한 최 명예교수도 이날 오전 교통방송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집필 문제는 전문가들에게 맡기시고 기획을 하거나 재정적으로 도와주거나 하는 여러 가지 집필 외적인 요소들은 정부에서 맡아줘야 한다”며 “그 내용까지도 만약 관계를 하시면 그건 책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도 국방부의 교과서 집필 개입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가히 점입가경이라 할 만하다”며 “지금 정부와 군은 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해서는 안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한국 역사와 정치에 부당하게 개입했던 군의 과오와 치부를 찬란한 역사로 둔갑시키는 것은, 그런 교과서의 무용성을 재확인시켜줄 뿐”이라며 “역사교과서는 찌라시도, 정훈교재도 아니다. 곧 쓰레기통에 버려질 교과서에 들어갈 국민 세금이 아까울 따름”이라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