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마잉주
    중국-대만 정상회담 개최
    7일 싱가포르에서 66년만에 만나
        2015년 11월 04일 05: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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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7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대만 마잉주 총통이 1949년 분단 이후 66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4일 중국 국무원 장즈쥔 대만사무판공실 주임(각료급) 명의의 성명과 3일 천이신 대만 총통실 대변인의 발표에 의해 공식 확인됐다.

    장 주임은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의 정상회담이 “양안 유관 부처의 협의를 거쳐 ‘양안 지도자’에 의해 열린다”고 발표했다. ‘지도자’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총통이라는 국가와 정부 수반의 성격을 우회적으로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국과 대만이 각자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이를 ‘92공식’'(九二共識)이라고 부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마잉주 대만 총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마잉주 대만 총통

    중국과 대만의 관계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하에 국가 간 관계가 아니라 ‘양안’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다. 양안 간에는 2008년 후진타오 당시 공산당 총서기와 우보슝 당시 국민당 주석 간의 회담이 있었지만 양 정당의 영수회담의 성격이었으며 양 정부의 최고책임자로서의 정상회담은 없었다. 국공(국민당과 공산당) 양 정당의 영수회담은 몇 차례 있었다.

    중국과 대만 양측의 관계는 분단 이후 정치경제적 단절뿐 아니라 군사적 갈등도 지속되어 왔다. 특히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등은 중-미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외교관계를 중단하면서 별도의 대만관계법을 만들어 무기를 판매하는 등 군사적 지원을 통해 중국을 견제해왔다.

    대만에서 독립 성향의 민진당 천수이볜 총통이 집권했을 때는 양안 관계가 여전히 긴장 상태를 유지했지만 친중 입장을 견지한 국민당 마잉주 총통이 2008년 취임한 이후 경제사회적 측면에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양안은 왕래가 불가능한 남북관계와 달리 사실상 왕래와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무역과 투자도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2010년에는 경제협력기본협정(ECFA)까지 체결하기도 했다.

    양안의 정상회담이 급작스럽게 치러진 배경에는 내년 1월 대만에서 치러지는 총통 선거에서 친중 입장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는 국민당 주리룬 후보가 중국과는 다른 독립국가로서의 대만을 주장하는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에게 상당한 격차로 뒤지고 있다는 점이 깔려있다.

    중국으로서는 민진당 후보의 총통 당선이 안정화되고 있는 양안 관계의 급작스러운 변화와 긴장이 조성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으며 대만 마잉주 총통 입장에서도 양안 관계의 안정이 대만 정치경제의 안정과 연결된다는 점을 부각시켜 열세를 보이는 총통 선거에서 반전을 꾀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이다.

    한편 미국 백악관의 조쉬 어니스트 대변인은 양측의 정상회담 발표에 대해 양안 관계를 개선하고 긴장을 줄이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환영한다고 밝히며 “회담의 실제 결과에 대해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베이징 주재 특파원의 말을 인용하여 중국은 대만을 중국과 동등한 지위를 갖는 것으로 비춰지는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극도로 경계를 해왔는데, 이번 회담은 중국의 그런 오래된 외교적 태도에서 의미 있는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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