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경제활성화? 의료민영화!
새누리당의 엉터리 민생타령
    2015년 11월 04일 02: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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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에 대한 항의 표현으로 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행정예고 기간만 해도 ‘용공세력’까지 언급하며 색깔론을 펴던 새누리당은 민생을 핑계로 새정치연합을 비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4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이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정치권에 실망을 넘어서 국민들은 분노를 느끼고 있다. 남은 경제활성화 법안 모두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박근혜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이 법안에 대해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국회 통과를 촉구한 바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경제활성화 법 가운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 몇 안 되는 법안 중 하나다. 공공성 확보가 필수인 의료부문을 사실상 민영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이 법안이 경제활성화를 통해 청년일자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한편에선 경제부처의 입맛대로 최소한의 사회공공서비스까지 민영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적으로 의료, 교육, 철도, 문화 등 공공서비스를 산업의 영역으로 규정하는 점이 그렇다.

이와 관련해 보건의료노조 장재수 정책국장은 4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기획재정부 경제부처가 의료, 교육, 철도, 가스, 금융, 문화, 관광까지 공공적 영역에 대한 전권을 쥐고 규제완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서비스발전기본법의 내용”이라며 “다시 말해서 사회공공서비스를 민영화하는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장 정책국장은 구체적으로 “의료를 사회공공재로 강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들로 만들어진 각종 규제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영리병원을 의료법상으로 금지하고 있고 환자를 유인 알선하는 것을 규제하는 거다. 의료의 공공성을 더 강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들”이라며 “이러한 제도적 안전장치들을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도록 완화시켜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비판 기자회견

사회공공서비스를 돈벌이 대상으로 변질

서비스발전기본법이 통과될 경우, 경제부처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선진화위원회를 꾸려 공공서비스 영역에 대해 총괄하게 된다. 특히 의료 등은 국민의 생명, 건강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공공성이 담보돼야 하는 분야이지만 이 또한 경제부처의 시각에 따라 민영화해 의료기관을 통한 ‘돈벌이’에만 급급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복지부나 각 부처들은 안전성을 위해서 존재해야 하는데 그렇게 작동하지 않고 보건 의료 관련 정책의 상당 부분을 경제 부처에 넘겨주게 된다. 행정부처의 독립성까지 훼손하는 일”이라며 “결국 경제부처나 기재부에 엄청난 권한을 부여해서 입맛대로 서비스 영역을, 정책을 수립하고 실현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활성화나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한 정책이라고 했지만 이 법안들이 민영화, 규제완화를 위해서 어려운 민생을 더 옥죄고 힘들게 만드는 법안이 될 것”이라며 “외국 사례를 보면 민영화나 규제완화로 인해 일자리가 줄고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높은 의료산업 경쟁력을 육성하고자 하는 취지일 뿐 의료민영화가 아니라는 정부여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장 정책국장은 “의료민영화는 의료서비스 산업화론에서 출발을 한다. 재벌과 자본들의 오랜 꿈”이라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공공재가 아닌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의료가 본질적으로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본연의 공공재의 역할, 이것을 비용으로 보지 않고 먼 미래의 투자,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문제로 접근해야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게 첫 번째 문제”라며 “그런 논리들로 인해서 영리병원 설립 허용이라든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라든가 민간의료보험 확대라든가 의료관광산업 활성화 이런 것들이 산업화, 선진화, 투자활성화라는 이름으로 변화돼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의료법과 별도로 외국인 환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국제 의료 사업의 육성 지원법에 관해서도 “그런 목적이라고 하면 그것은 관련된 법안을 일부 개정하거나 손 보면 되는 문제”라고 일축하며 “이 또한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외국인 환자 유치 문제와 전혀 무관하게 이런 것들(병원과 보험회사의 돈벌이)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라고 했다.

보험회사와 병원이 연계할 경우 보험회사가 환자의 정보를 통해 보험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되고 보험회사는 경제력이 낮거나 보험금 지불액이 높은 환자에 대해 보험 가입을 제외하게 될 수 있다. 병원 또한 보험회사의 논리에 맞게 돈을 벌기 위한 수단과 공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경제자유구역, 제주도 특별자치구역에만 외국인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 설립을 허용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 기조가 의료복지 정책 중 하나인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장 정책국장은 “전국에 8군데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땅이 넓지 않아 사실은 다 생활지역권에 포함되어 있다”며 “8개 경제구역에 영리병원 설립을 허용한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전국 곳곳에 영리병원 설립을 허용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개방형 병원은 아시다시피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에서 벗어나 있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운영이 될 텐데 영리병원에 대한 규제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비영리병원들 역시 마찬가지로 영리병원과의 형편성 문제를 얘기하면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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