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제 역사교과서,
친일·독재 미화 이어 재벌 미화도 우려돼
    2015년 11월 02일 06:22 오후

Print Friendly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교육부의 확정고시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가 펴낼 국정교과서가 친일·독재 미화를 넘어 ‘재벌미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위 간사인 강은희 의원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대통령을 제외하고 교과서에 가장 많이 나오는 인물을 보니 이토 히로부미, 안중근, 유관순, 김좌진, 전태일”이라며 “현행 교과서는 근현대사 최고 인물로 전태일을 기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분(전태일)에 대해서는 국민 모두가 공감되는 인식이 바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정제 역사교과서를 총괄하는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지난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ROTC 나라사랑’ 조찬포럼에 “투쟁사 일변도 역사를 한숨 돌리고 골고루 조화시켜 나가야 한다”며 “경제발전 과정에서 분신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정주영, 이병철 같은 훌륭한 업적을 이룬 분들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산업화 과정에서 노동자가 겪은 노동착취와 탄압은 축소 내지는 배제하고 좋은 점을 부각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성공한 기업가를 역사교과서에 기술해야 한다는 김 국편위원장의 발언에 이어 국정화 여론전에 앞장서고 있는 강 의원의 문제 제기를 종합해보면 정부가 발행하고자 하는 교과서가 산업화 과정에서 기업가의 치적에만 치우진 ‘재벌 미화’ 교과서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2일 오전 당 상무위원회에서 이 같은 문제를 언급하며 “친일·독재 미화 못지않게 우려스러운 게 바로 재벌미화”라며 “전태일 열사 분신 등 고도성장의 어두운 뒷면에 대한 이야기는 빼버리고 각색된 재벌총수의 일화를 싣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번 국정화 정국에 재벌 이익집단 전경련이 만든 자유경제원이 보수우익단체와 더불어 행동대원을 자처하고 있다. 전경련에게 교과서 문제에 개입하지 말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며 “그럴 시간에 족벌경영과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등 수많은 재벌의 폐해를 돌아보고 청년고용 확대, 비정규직 축소 등 재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국정제 역사교과서를 학생들이 배우지 않겠다 하고 국민들은 절대 다수가 반대한다. 세상이 사랑하지 않을, 한 페이지도 안 써진 교과서 태어나지 않는 것이 맞다”며 “국민과 대놓고 싸우고, 기어코 이기려 드는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