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사업법 개정 시급
잇따르는 편의점주 자살
    2015년 11월 02일 06: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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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편의점주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하여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추가 개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 요구가 나오고 있다.

2일 <경향신문>은 경찰 등의 말을 인용해 경기도의 한 도시에서 GS25 편의점을 운영하던 50대 A씨가 지난 달 14일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경향>은 A씨가 남긴 유서에는 GS25의 가맹본부인 GS리테일 측에 대한 울분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망한 GS25 편의점주는 2012년 편의점을 오픈했지만 최근 인근에 CU가 들어서면서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A씨가 손에 쥐는 한 달 수익은 4인 가구 최저생계비 수준에 그쳤고, 가맹본부에 매출액의 일정 금액을 송금해야 하지만 이조차도 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A씨는 폐점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계약상 5년 간 운영하지 않을 경우 수천만 원의 위약금을 가맹본부에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러 가맹본부들의 공격적인 출점 경쟁과 지나치게 많은 위약금 등으로 인한 중소자영업자 편의점주의 고통이 조명되면서 2013년 7월 가맹사업법이 일부 개정됐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참여연대가 지난 2012년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훼미리마트(현 CU), 세븐일레븐을 신고했지만 공정위는 3년 만에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편의점

공정위가 ‘대기업 봐주기’로 3년을 끄는 동안 수많은 비극이 발생했다.

2013년 3월 16일 경남 거제시에서 CU편의점을 운영하던 청년 편의점주가 자신의 편의점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했고, 3월 13일 부산 수영구에서 CU편의점주가 광안대교에서 투신 자살했다. 3월 18일에는 용인시 기흥구에서 세븐일레븐 편의점주가 자신의 집에서 번개탄을 피워 목숨을 끊었고, 5월 16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선 CU편의점주가 수천만 원의 폐점 위약금 문제로 본사 직원과 언쟁 후 수면유도제 40알을 복용해 사망했다.

참여연대는 A씨의 사망은 ‘편의점 대책’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국에 편의점, 가맹점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재벌·대기업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와 횡포는 되지 않고 있다”며 “가맹본부만 수익을 독차지하는 근본적인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 비극적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편의점 문제는 가맹본부들의 공격적 출점 경쟁과 수익에 대한 허위 과장 광고로 촉발된다. 유동인구가 적은 지역에 매출이 많을 것처럼 홍보해 편의점을 내게 한 후, 폐점하면 수천만 원의 위약금을 물게 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편의점주가 입은 피해가 고스란히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도 전가된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가맹본부들은 논밭에라도 점포를 출점할 태세로 공격적인 출점경쟁이 격화되며 애꿎은 중소자영업 편의점주들의 고통이 증가하고 있다”며 “경쟁이 격화될수록 가맹점주의 수익이 줄다 보니, 알바 노동자들의 최저임금도 맞추기 어려워 이른바 ‘갑-을-병’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현행 제도는 가맹본부의 과실이 있어도 점주는 가맹본부에 책임 및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없는 불합리한 갑을 계약 문제가 분명함에도 공정위는 아무런 대책이 없이 대기업 가맹본부의 편을 들어주는 데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예컨대 가맹본부는 유리한 계약조건으로 변경이 가능해 10가지 항목에 이르는 즉시해지권을 법상 보장받고 있는 반면 가맹점주는 가맹본부의 책임을 묻지 못한다는 점이 그렇다.

이 때문에 단체교섭권이 인정되는 가맹사업법 추가 개정과 공정위의 직무기를 개설하도록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 요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공정위는 가맹본부들이 지난 가맹사업법 개정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법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와 실제로 자본과 규모 등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가맹본부 갑의 횡포로부터 가맹점주 ‘을’의 권리가 잘 보호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인 점검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공정위의 역할 이행을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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