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정치 통합, 출발한다
    노동정치연대 '진보통합' 승인
    정의당, 진보결집+, 국민모임도 승인 절차 진행 예정
        2015년 10월 30일 11: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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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치 통합과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향한 의미 있는 출발이 시작됐다. 29일 저녁 대전에서 열린 노동정치연대 전국위원회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진보혁신회의 대표자 협의 결과에 근거하여 국민모임, 정의당, 진보결집더하기와 함께 진보통합을 추진하고 노동 중심의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한다”는 방침을 통과시켰다.

    노동정치연대는 위의 내용 외에 “노동자들의 전면적인 입당 운동을 전개”, “통합추진기구를 통해 지역과 현장 순회, 공동선전과 홍보, 공동실천 등의 사업 적극 전개”, “현장과 지역에서 구체적 실천을 통한 노동자 정치운동의 강화 지속 추진” 등의 방침을 함께 결정했다.

    27일 합의된 진보혁신회의 대표자 협의 결과 내용은 총 10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통합정당의 당명은 당원총투표를 통해 총선 후 6개월 이내에 새로운 당명으로 정한다. 다만 2016년 총선은 정의당명을 사용하며, 노동과 진보세력이 하나로 결집한 새로운 통합정당임을 표현하는 캐치프레이즈를 당명과 함께 사용할 것을 공식화한다. 이 캐치프레이즈는 4개의 조직별로 기본합의서가 추인되면 발족될 통합추진기구에서 논의하여 통합대의원대회에서 채택한다”는 1항과 “통합정당은 3인의 공동대표를 두고 이 중 1인을 상임대표로 한다. 통합정당의 부대표 수는 통합추진기구에서 논의한다”는 2항 등 총 10개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물론 이 10개 항은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정의당, 진보결집+ 대표자들의 협의 결과이며, 이 협의 결과가 각 조직의 추인을 받을 때 통합정당을 위한 기본합의서로서의 효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전제였다. 그리고 그 첫 출발이자 가장 중요한 정치적 고리로 예상됐던 노동정치연대의 전국위원회가 이 협의 결과를 가장 먼저 추인을 한 것이다.

    이 날 노동정치연대 회의는 참석한 김태진 부산지하철노조 정치위원장의 발언이 회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전히 노동현장과 노동자들에 대한 설득이 쉽지 않고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4자 진보통합을 무산시켜서는 안 된다는 대중적 요구도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라면, 활동가라면 상황에 대한 판단을 미루거나 회피하지 않고 어느 것이든 분명하게 결정하고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에 따르는 책임도 분명하게 져야 한다”는 발언이었다.

    당명 변경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4자 통합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일부 활동가들도 현실의 어려움과 대중적 설득력의 미흡함을 토로했지만 현 상황에서 노동정치연대가 4자 통합을 무산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에는 동의를 한 것이다. 지역과 각자의 현장이 처한 특수성과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서 진보통합 참여의 속도 차이도 있지만 통합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노동정치연대 전국위에서의 일치된 분위기였다.

    진보결집

    지난 9월 진보혁신회의 기자회견

    돌이켜보면 지난 10월 7일의 마지막 진보혁신회의 4자 대표자회의에서 노동정치연대과 국민모임, 진보결집+의 3조직이 정의당이 아닌 다른 당명으로 통합정당 당명이 가능하다면 다른 쟁점에 대한 모든 이견을 철회하고 정의당의 입장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최종수정안을 제출했지만 9일 정의당 전국위원회에서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진보통합이 좌초될 우려가 커졌다.

    이후 4조직의 공식 협의는 없는 상태에서 정의당과 진보결집+ 양자의 접촉과 협의가 진행되었고, 그 과정에서 “정의당 당명의 총선까지 사용”과 “3인 공동대표 체제”를 핵심으로 한 잠정적 합의가 22일 경 이뤄졌고 이 내용을 중심으로 노동정치연대와 국민모임에서 최종 입장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정의당에서도 진보결집+와의 잠정 합의 이후 23일 열린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노동의 참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출되었고 이에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노동정치연대 양경규 대표가 모임을 갖고 현 시기 진보통합을 무산시킬 수 없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가능한 방안에 대해 협의를 했다.

    정의당 당명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노동현장에서 새로운 통합 진보정당의 건설이라는 의미가 최소화되고 설득력이 약하다는 점에 대해 여전히 문제의식이 컸지만 양 대표는 진보통합이 무산될 경우의 대중적 실망과 진보정치에 대한 냉소가 더 크게 우려된다는 점에서 통합진보정당의 새 당명 결정 과정을 총선 이후로 연기하는 것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최종적으로는 정의당과 진보결집+의 잠정 합의를 존중하고 이를 기본으로 하여 27일 진보혁신회의의 집행책임자 회의와 대표자 회의를 통해 진보통합을 무산시킬 수 없다는 기조에 근거하여 ‘대표자 협의 결과’를 도출하고 이를 각 조직의 추인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29일 노동정치연대 전국위원회에 이어서 30일 국민모임, 주말에는 진보결집+와 정의당 전국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사실 진보정치 통합과 새 정당 건설의 과정은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쉽지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할 전망이다.

    지난 6월 경에는 노동당 대의원대회에서 진보통합 관련 당원총투표 추진 안건이 부결되면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지 다섯 달밖에 되지 않은 나경채 대표 체제가 무너지고 나 대표 등이 탈당하여 진보결집+를 결성하면서 진보통합을 강하게 추진하는 과정이 진행됐다.

    노동정치연대는 2011년 노동자정당추진회의를 거쳐 2012년 노동정치연대를 결성하고 노동 중심의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과 진보정치와 노동정치의 통합을 목표로 활동한 지 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과정에서 구 통합진보당 계열의 노동세력들이 정의당 등의 4자 통합과 결별하고 통합진보당 등이 포함된 범노동의 통합운동을 추진하자는 제안을 수차례 했지만 노동정치연대는 정의당과 진보결집+, 국민모임의 4자 통합이 우선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 4자 통합의 과정에서 노동현장의 정서와 새 진보정당 건설의 명분을 위해 정의당 당명이 아닌 새 당명을 통합정당의 당명으로 사용하자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정의당이 이를 구조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새 당명 채택을 총선 이후로 미루는 것을 수용했다. 진보통합의 무산보다는 총선 이후 새 당명 채택을 수용한 것이다.

    국민모임 또한 우여곡절과 부침을 거쳐 왔다. 국민모임은 작년 12월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정치를 바꾸고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진보정당을 통한 야당 교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내걸고 출범을 했다. 그리고 올 4월 재보선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관악을에 출마시키고 독자 창당 등을 고민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별도의 독자 정당이 아닌 범진보진영의 통합된 정당을 추진하고 그 과정의 밀알이 되겠다는 입장으로 정리했다. 국민모임도 노동정치연대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당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동일했지만 노동진영이 진보통합 참여를 결정한다면 이를 존중하고 함께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의당도 천호선 대표 체제에서 진보통합 과정에 적극 나서는 행보를 시작했고 심상정 대표 체제가 들어온 이후에도 이 기조를 변화시키지 않고 노동정치연대 등과의 진보통합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통합과정에서 새로운 당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인식을 공유했지만 총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3년여의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확보한 정의당의 인지도를 포기하는 것은 새 통합정당의 의미 있는 출발을 위해서도 지혜롭지 못하다는 게 입장이었다. 당원총투표의 민주적 과정을 통한 결정은 4조직 모두 공유하는 것이었다. 그 외의 쟁점에서는 정의당도 자신의 기득권을 고집하지 않고 최대한의 개방적 태도를 보이겠다는 것도 분명히 밝혀왔다.

    최종적으로는 이번 주 안으로 개최되는 국민모임과 진보결집+, 정의당의 의결 단위에서 4자 대표자의 협의결과를 추인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노동정치연대의 추인 과정이 가장 어렵거나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걱정했고 또 노동정치연대의 결정, 나아가서 노동자 대중들의 진보통합 참여가 관건이라고 봤다는 점에서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의 각 조직 추진 과정이 이뤄지면 다음 주 초 4조직 대표자들의 진보통합과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에 대한 합의 발표가 있고 11월 안으로는 통합대의원대회를 통해 최종 마무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소개
    정종권
    레디앙 편집국장, 전 진보신당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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