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쿠데타 멈춰라"
전교조 긴급 교사행동
    2015년 10월 23일 07: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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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다른 생각을, 다른 역사관을 가지는 사람을 틀렸다고 규정하는 것이 바로 정부의 편향성을 보여주는 것”

“친일파를 이 달의 스승으로 가르치고,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교학사 교과서를 검정 통과 시킨 교육부가 헌법적 가치를 근거로 국정제를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

“교육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계획에 의하면 열흘 만에 ‘학계 권위와 전문성을 인정받는 우수한 전문가’로 집필진을 구성하고, 1년 동안 집필, 감수 및 현장 적합성 검토를 거쳐 ‘균형 있고 오류 없는 올바른 교과서’를 집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권의 필요성에 의해 무리하게 진행되는 교과서 국정화 계획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박정희 정권의 국정교과서는 5.16 군사 쿠데타를 혁명으로, 유신독재를 한국식 민주주의로, 전두환 정권의 국정교과서는 12.12 쿠테타를 미화하고, 5공화국을 정의구현과 복지를 실현한 정부로 서술하였다. 정부가 역사교육 내용을 결정하는 국정교과서는 사실과 해석의 왜곡을 통해 정권의 홍보 수단이 되었다”,

“교육부는 스스로 검인정을 통과시킨 현행 교과서를 편향적이라고 매도하고 있는 자기모순에 빠져있다. 여러 종류의 교과서가 비슷한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면 그것은 상식이다”

-10여명의 교사 대표들이 청와대에 전달한 역사교사들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의견서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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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사진은 유하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역사교사들의 의견서를 청와대에 제출하고 한편에선 집회를 개최하고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거리선전전을 펼쳤다. 국정화 반대 여론이 갈수록 높아지는데도 불구하고 강행 의지를 꺾지 않는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시민들에게 알리겠다는 취지다.

전교조는 23일 오후 3시 서울 종각 보신각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전교조 10.23 교사행동을 개최했다. 이들은 “친일을 친일이라 말하지 않고 독재를 독재라고 비판하지 못하는 가짜 역사교육을 거부한다”며 “박근혜 정권은 ‘역사 쿠데타’를 당장 멈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 역사교과서 집필진, “교사로서, 개인으로서 정체성 부정당했다”

이날 서울 도심에서 열린 교사 공동행동에는 전교조 대표자 100여명이 참가했다. 많지 않은 인원이었지만 학생과 시민사회계 등도 국정화 저지 최전선에 선 전교조에 힘을 보탰다.

여당에서 기존 검인정 교과서의 편향성을 주장하기 위해 끌어들인 전교조 조합원 집필진 중 한 명인 임선일 서울중등남부지회 지회장도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임 지회장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발표가 난 후 수업할 때마다 고민 많다”며 “역사교사로서 부끄럽지만 수업할 때마다 검열을 많이 하고 국정화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고민 끝에 검인정 교과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에 대해 말해줬다”며 “검정교과서에서 다양한 집필진과 출판사를 인정해주는 것은 교육의 다양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판단은 아이들의 몫”이라고 했다.

임 지회장은 또한 “교육부 황우여 장관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발표하면서 저는 세 가지를 부정을 당해야 했다”며 “첫째는 역사교사로서의 존재성, 두 번째는 그들이 말하는 좌편향 교사로서의 존재성, 세 번째는 이 과정에서 제 자신의 정체성에 관해 부정당했다. 국가의 모든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데 한줌 권력을 가진 청와대가 저의 존재성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임 지회장은 ‘전교조 조합원이 집필에 참여하고 있어 기존 역사교과서가 편향됐다’는 정부여당과 일부 보수언론의 주장을 의식하며 “제가 역사교과서 집필자라는 것을 알면 보수언론에서 옳다구나 하고 전교조 종북세력이 교과서 쓰지 않냐고 할 것 같다. 그런데 제가 쓴 부분은 고려시대”라며 “저희 교과서가 좌편향이라고 하는데 집필자 8명 중 조합원은 저 혼자다. 저한테 고려시대사만 쓰라고 했으니 전교조 교사들이 좌편향으로 교과서를 썼다는 망언은 하지 말아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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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빗나간 효심’
변성호 “국정교과서 강행한다면 대통령 사퇴해야”

전교조는 이날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분단국가 시절에도 나치독재의 어두운 과거를 적극적으로 가르친 독일의 경우를 본받으라며 “박정희 출생 100주년인 2017년을 맞아 군사쿠데타와 유신독재를 정당화하는 교과서를 임기 내에 만들고야 말겠다는 대통령의 빗나간 ‘효심’이 우리 근현대사의 뿌리부터 흔들려한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친일 반역자를 친일이라 말하지 못하고 군사독재를 독재라고 가르치지 못한다면 역사교육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정부 스스로 승인한 교과서들을 아무런 근거 제시도 없이 좌편향으로 매도하며, 역사 지배를 위해 정부가 보이는 비이성적인 행태들은 그 자체로 국정화의 정당성 결여를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변성호 위원장 또한 대회사를 통해 “민주주의 파괴와 헌법 유린까지 자행하며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고 하는 것에 이미 전 국민이 분노하고 저항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권은 친일, 독재미화 역사왜곡, 자본의 이데올로기를 주입시켜 자본의 노동착취 정당화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 위원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국정화를 진행하는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을 언급하며 “진정한 효심은 박정희의 독재와 노동 착취를 그의 딸이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효심이 아니라 무덤 속에 있던 박정희를 끌어내 부관참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정화 강행은 단순히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미화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자본의 정권을 영구히 하기 위한 정치적 술책”이라며 “준엄한 심판의 목소리에도 국정화 강행한다면 대통령은 자기 스스로가 독재자임을 선언하는 것이고 그런 독재자는 반드시 국민의 이름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격앙된 어조로 질타했다.

변 위원장은 “전교조 조합원뿐 아니라 교총 회원, 일반 교사들도 참여할 수 있는 대대적인 교사 시국선언을 진행하고자 한다”며 “전교조가 투쟁의 중심에 서서 국민들과 함께 한다면 국정화 막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평화나비 정수현 학생 또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대학 내에는 대자보가 많이 붙고, 또 많은 대학교의 총학생회는 시국 선언을 하고 있다. 국정교과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대학교가 30개가 넘는다”며 “31일 국정교과서 고시가 시작되기 이틀 전에 대학생들은 공동행동을 결의하고 있다”며 대학 내에서도 국정화 반대 여론이 강하다고 전했다.

정수현 학생은 “우리는 친일의 역사, 나라를 빼앗겼던 고통의 역사를 배웠기에 그 시대를 살지 않았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을 보며 마음 아파할 수 있다”며 “그러한 역사와 민주주의 가르치고 싶다는 선생님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에 대해 우리 대학생들은 맞서 함께 싸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교조는 이날 집회를 마치고 서울 파이낸스센터까지 평화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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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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