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인턴유니온' 발족
    주60여시간 노동에 월 134만원, 국회 인턴 노동 이슈화
        2015년 10월 21일 07: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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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이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국회 인턴 및 입법보조원의 노동조합인 ‘국회인턴유니온’을 21일 발족하고, 고용주인 국회 사무총장에게 요청했다. 이들은 직접 교섭에 나서 우선적으로 저임금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혔다.

    국회인턴유니온 준비모임과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정의당 청년학생위원회가 국회 인턴과 입법보조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회인턴·입법보조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회인턴들은 주당 평균 58.8시간 일하는 반면 임금은 134만원(기본급 120만원, 정액 연장근로수당 14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7일 실제 노동시간을 시간대 별로 보면 40~50시간 근무자가 36%, 50~60시간은 31%, 60-70시간 17%, 70시간 이상이 13%라고 응답했다. 주말 등 휴일근로 빈도에 대해서는 43%가 자주 또는 매우 자주 근무한다고 답했다.

    공직선거법 등을 이유로 사실상 무급인턴제로 운영되는 입법보조원 또한 주 평균근로시간이 무려 47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인턴은 홈페이지와 SNS 관리 등 홍보업무, 질의서 작성이나 자료 검색과 같은 정책업무, 보도자료 작성이나 메일발송 현안파악 등 공보업무, 국회의원 일정관리나 행사 사진촬영 운전 등 수행업무, 국회의원 사무실 회계와 운영 등 행정업무 등 사실상 입법보좌의 모든 영역의 업무를 하고 있다.

    조성주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은 “인턴들이 사실상 단기계약직의 보좌진으로 동등하게 일하고 있다”며 “따라서 처우개선도 동등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유니온

    국회인턴유니온 기자회견(사진=정의당)

    다양한 업무를 맡아 하고 있는 국회 인턴들이 인턴제도 중 개선해야 할 문제로 꼽은 것은 단연 저임금이었다. 100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49명이 저임금 문제에 대해 지적했고, 12명은 11개월 계약으로 인한 고용불안과 퇴직금 문제, 장시간근로 개선(10명), 불합리한 직급체계 변경과 승진기회 제공(8명), 명확한 업무영역 설정(7명), 충분한 교육실시(5명), 과도한 업무량 문제 개선(4명)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국회 인턴 임금은 24.8% 가량 물가가 오르는 9년 동안 제자리 걸음이었다. 이 때문에 국회인턴유니온은 임금인상 등에 우선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인턴유니온 발족을 준비한 정의당 미래정치센터와 청년학생위원회,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사무총장과의 교섭 ▲국회인턴 임금현실화 ▲입법보조원에 대한 제도개선 방안 등의 요구를 국회사무처에 제안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후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9년째 최저임금기준으로 동결된 국회인턴 처우개선이 제19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며 밝혔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도 “삶의 조건을 정치적으로 결정하는 국회에서 노동조합이 생긴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며 “오랫동안 임금이 동결되어 있고,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 인턴들의 처우보장이 달성된다면 이러한 모델들이 전사회적으로 확산되어서 전 사회에서 인턴, 수습, 실습생들과 같이 과도기적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큰 영감과 귀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교섭당사자인 국회 사무총장은 이 문제를 가벼이 여기지 말고 사회의 모범을 만드는 일로 보고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경용 정의당 청년학생위원회 위원장은 각 정당 청년부문위원회가 인턴, 견습생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 테이블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 내 인턴보좌진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목소리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각 정당 청년부문위원회에게 제안을 드린다. 향후 국회인턴유니온과 정당의 청년부문위원회들이 함께 모여 인턴, 견습생 문제를 해결하는 자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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