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관순 열사 빠진 교과서
    교육부의 학습요소 때문
    문-심-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천만서명운동 시작
        2015년 10월 21일 07: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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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가 페이스북 페이지와 공식 유튜브 채널, 그리고 공중파 광고로도 내보내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홍보 동영상 ‘유관순 열사편’이 논란이다. 일각에선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수단으로 유관순 열사를 동원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40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유관순 열사가 독립운동을 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재연하다가 교과서의 빈 페이지를 보여준다. 책을 들고 있던 여학생은 책을 덮고 그 위로 ‘나는 당신을 모릅니다’라는 자막이 나오고, 그 아래에는 ‘유관순은 2014년까지 8종의 교과서 중 2종은 기술이 안 되었고 2종은 사진 없이 이름 등만 언급되었습니다’라는 작은 글씨의 문구가 적혀있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기 위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공세에 맞서 독립운동가가 기존 검인정 교과서에 수록돼 있지 않다는 것을 부각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2015년 교육과정’에서 8월 15일을 건국일이라고 명시하고 유관순 열사의 독립운동을 학습요소에서 뺐다. 따라서 일부 검인정 교과서에 유관순 열사의 업적이 기술돼있지 않은 점은 교육부의 책임인 셈이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유관순 열사가 기술돼있지 않은 것을 검인정 체제의 탓으로만 돌리는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관순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21일 국회 브리핑에서 “교육부 광고는 제 얼굴에 침 뱉기에 불과하다”며 “현행 교과서의 일면만을 부각시켜 국민을 현혹하고 국정교과서를 선전하는 것은 양심불량의 절정이고,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특히 교육부가 문제 제기한 교과서는 검정 합격 후 수정명령까지 거쳐 발행된 것이다. 그러나 수정명령 당시 교육부는 유관순 열사의 업적에 대해 기술하라는 수정명령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교육부가 이러한 지시를 하지 않은 데에는 초중고 교과서마다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초교 교과서는 인물 중심으로 기술하기 때문에 유관순 열사가 등장하지만 중·고교 교과서는 인물보다는 역사적 배경이나 의의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기술되기 때문이다.

    유 대변인은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학교에서 소상하게 배우는 유관순 열사의 항일운동을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았다고 해서 트집을 잡는 것은 억지”라며 “역사와 국민을 기만하는 허위 왜곡 광고를 만드는 정부의 행태가 참을 수 없을 만큼 파렴치하다”고 질타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정의당,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40분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교과서 국정화저지 천만서명 시민불복종 운동’ 3자 공동캠페인을 진행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3자 연석회의 구성 이후 첫 공동행동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역사교과서를 국정화 하겠다는 헛된 망상을 빨리 버리지 않는다면 전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경제실패, 민생파탄을 가려보겠다는 정치적 노림수는 이번에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또한 “학자적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역사학자라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채택률 0%였던 교학사 집필진, 이른바 뉴라이트 집필진을 제외하고 국정교과서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집필진은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용남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 브리핑에서 “교과서 집필진도 구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역사교과서의 내용을 어떻게 미리 알고 대대적인 반대 운동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사실상 교과서를 핑계로, 총선이 채 6개월이 남지 않은 시점에서 늘 그래 왔듯이 또다시 야권 야합을 시도하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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