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민단체들, 국정화 비판
"아베 정권의 역사왜곡에 정당성 부여"
    2015년 10월 20일 09:0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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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역사학계와 교육계 등에서 국정 역사교과서를 반대하며 집필 참여 거부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26개 시민사회단체도 줄줄이 한국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성명을 내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기타규슈 교과서 네트워크’, ‘아이들에게 전쟁을 긍정하는 교과서를 건네지 않는 시민 모임(아이치), 교과서 문제를 생각하는 시민 네트워크·히로시마, 에히메 교과서 재판을 지지하는 모임, 일본군 ‘위안부’문제·간사이 네트워크 등은 지난 18일 황우여 교육부 장관에게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성명을 발송했다.

일본시민단체,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박근혜 정부 비판

“독재 정치하려는 정권, 자신의 역사관 강요”

19일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에 따르면 일본의 26개 시민사회단체는 황우여 장관에게 보낸 성명서에 “한국 정부의 국정화 방침은 오랫동안 한국 시민들의 교과서 민주화와 동아시아의 역사화해를 위한 노력을 짓밟는 것”이라며 “일본 교과서 문제에 대응해 온 일본 각지의 시민들은 이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국정화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한국의 교과서 국정화가 아베 정권과 그 동조자들에게 힘을 실어 줄 뿐 아니라, UN이 내세운 국제기준에 위반하며 자국중심주의 역사관은 국가 간 전쟁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한국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26개 단체들은 “과거 일본은 러일전쟁 직전인 1903년부터 1945년 패전까지 42년간 긴 시간에 걸쳐 국정 교과서를 사용했다”면서 “그 결과 많은 일본인은 침략전쟁을 ‘성전’이라고 믿고, 아시아 사람들을 살육했다”고 국정교과서로 인한 일본의 폐해를 우선 지적했다.

특히 “독재적인 정치를 추진하고자 하는 정권은 한 종류의 교과서 밖에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가치관·역사인식을 강요하려고 한다”며 “그 결과는 전쟁 전의 일본이 보여준 것처럼 권력의 폭주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도 전후 한 시기 독재정권 하에서 민중들이 고통 받은 역사가 있었지만 시민들의 끈질긴 투쟁으로 민주화를 쟁취해 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국 정부의 국정화 방침은 역사를 되돌리는 것이며 완전한 시대착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한 “교과서가 어떻게 작성되고 학생들에게 건네지는가는 그 나라의 민주주의 성숙도를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라며 “다종다양한 교과서 발행이 허용되고, 교원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의견도 반영된 형태로 채택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일본의 국정화 사례 언급하며…자국중심의 역사관, 전쟁 초래 우려 있어

이 단체들은 지난 2001년 일본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는 역사교과서를 발행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당시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 강한 비판이 나왔고 이를 막기 위한 한·중·일 시민들의 공동의 노력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이들은 “이러한 흐름을 역행한 것은 일본 정부였는데, 지금 한국 정부도 자국의 역사를 모두 옳다고 하는 듯한 역사교과서를 작성하려는 것은 역사화해를 위한 사람들의 노력을 짓밟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자국 중심의 역사인식은 결국 애국심·내셔널리즘의 충돌을 초래하고 더 나아가 군사적 충돌까지 발생시킬 수 있다”며 “‘당하면, 보복할 수밖에 없다’고 부추겨진 민중들은 타국 민중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정부의 명령에 따라 전쟁에 동원되어 죽고 죽이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어느 나라에도 반성해야 할 역사가 있다”며 “그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제시하고 정부는 책임을 지고 아이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한 뒤, 한일 양국 정부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교육을 아이들에게 주입하려 한다고 했다.

한국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아베 정권에 역사왜곡 정당성과 교과서 국정화 동력 제공해

시민사회단체들은 한국의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아베 정권의 역사왜곡에 정당성을 제공하고 나아가 과거 침략전쟁을 옹호하는 일본 극우 세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미화하는 교과서를 발행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항의하자, ‘새역모’ 등은 ‘국정교과서를 쓰는 한국이 검정 교과서를 쓰는 일본을 비판할 자격은 없다’고 반박했었다.

일본의 시민사회단체는 이 점을 언급하며 “우리 시민단체들은 물론 한국에서의 지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지만 한국이 국정교과서인 것이 우파에게 대응의 구실을 제공한 것만은 사실”이라며 “그런데 이번에 한국이 다시 국정화로 이행하려는 것은 그들에게 다시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아베 정권은 검정제도와 채택제도를 개악함으로써 한없이 국정교과서로 가까이 가고자 했다”며 “그러는 상황에서 한국이 교과서 국정화를 하는 것은 아베 정권에게도 본격적인 국정화의 구실을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지금 한일 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교과서 문제를 우리들은 한국의 시민들과 연대하며 대응하고 있다”며 “한일 양국 시민의 바람을 한국 정부는 성실하게 받아들여 국정화 방침을 즉시 철회해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하는 성명에 참여한 26개 일본 시민사회단체

아이들에게 건네지마! 위엄한 교과서 오사카 모임

기타규슈 교과서 네트워크

아이들에게 ‘전쟁을 긍정하는 교과서’를 건네지 않는 시민 모임(아이치)

교과서 문제를 생각하는 시민 네트워크・히로시마

에히메 교과서 재판을 지지하는 모임

교과서 넷 구마모토

일본군 ‘위안부’문제・간사이 네트워크

교과서 문제를 생각하는 호쿠세츠 시민 네트워크

서포트 유니온 with You

히가시오사카에서 교육을 생각하는 모임

교과서 문제를 생각하는 히라카타시민 모임

‘히노마루・기미가요’ 강제 반대・오사카 넷

모리구치에서 교육을 생각하는 모임

허용하지마! ‘히노마루・기미가요’ 강제, 멈춰라! 아베 정권의 개헌・교육파과 전국 네트워크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생각하는 나고야 모임

외국인 차별을 허용하지 않는 엘크라노 모임

‘히노기미 전국넷 수도권’

과거와 현재를 생각하는 네트워크 홋카이도

<노모어 남경> 나고야 모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히로시마 네트워크

가와라이・네츠 씨의 ‘기미가요’ 해고를 시키지 않는 모임

명심회 남경

피스 오사카의 위기를 생각하는 연락회

남경대학살 60년 오사카 실행위원회

동북아시아 정보센터(히로시마)

리브 인 피스 9+25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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