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 세상, 나쁜 정부
    박근혜 정부 심판하자“
    노동개악 저지 공공노동자 파업대회 1만여명 참가
        2015년 10월 16일 10: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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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이 서울 도심에서 15일 대규모 파업대회에 돌입했다. 공공부문 임금피크제 도입에 이어 성과연봉제와 퇴출제를 강행하려는 정부의 ‘노동개악’을 막아내겠다는 취지다. 이날 파업대회는 오는 11월 13일에 예정된 민중총궐기까지 노동자·민중 대규모 결집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가스공사지부, 국민연금지부 등 공공운수노조 노동자 1만 여명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대학로에 집결해 ‘쉬운 해고·평생 비정규직 노동개악 저지 민주노총 공공노동자 파업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파업대회에는 공공노동자 외에도 참여연대,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등 시민사회단체도 참가했다.

    다만 가장 많은 규모(약 5천 명)의 조합원 참가가 예상됐던 건강보험노동조합은 전날 회사가 내놓은 교섭안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결정해 파업대회 참가를 보류, 확대간부 약 1천 5백 명만 파업대회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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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곽노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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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 사진은 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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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약 파기,
    ‘노동개악’ 강행하는 박근혜 대통령 총선과 대선으로 심판하자

    공공운수노조는 정부에 주요 요구 사항으로 ▲쉬운 해고, 평생 비정규직 노동개악 추진 중단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강압 및 성과연봉제·퇴출제 추진 중단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선 공약 연내 완전 이행을 제시했다.

    체포영장으로 발이 묶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영상으로 대회사를 대신했다.

    한 위원장은 “공공부문에 대한 탄압이 집중되고 있다. 정권은 손쉬운 상대부터 찍어 내기 시작 했다”며 “단체협약은 유령문서가 되고, 자본이 강요하는 동의서가 은밀하게 때로는 공공연하게 현장에 나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임금피크와 성과연봉, 저성과자 해고는 정권만을 위한 종합 선물세트다. 그 판을 갈아엎을 힘은 바로 위력적인 총파업”이라며 “뻥 파업이란 소리만 남기고 모든 걸 다 잃을 수는 없다. 다른 산별 눈치 보지 말고, 2천만 노동자의 생존을 책임지는 부름에, 내가 먼저 선봉임을 자처해달라”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말로 하는 파업이 아니라 철도가 서고, 전기와 가스가 꺼지고, 버스와 화물이 멈추는 총파업을 준비해달라”며 “남은 시간동안 모두가 앞장설 수 있도록 산별 단위노조를 조직할 테니 동지들이 투쟁의 한쪽을 맡아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도 투쟁사를 위해 단상에 올랐다. 조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은 지금이라도 쉬운 해고, 평생 비정규직 노동개악의 불법적, 일방적 추진을 중단하고 공공기관 성과연봉제와 퇴출제 가이드라인 발표 계획을 포기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공공노동자들의 완강한 총파업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위원장은 “연말까지 남은 두 달은 노동자에게 비상사태”라며 “11월 14일 재벌 세상 나쁜 정부를 뒤집는 민중총궐기에 공공노동자들이 앞장서 달라”고 민중총궐기에서의 결집을 호소했다.

    특히 그는 “자본독재로 치닫는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지 않고 민생과 민주주의를 살리는 정치개혁을 이뤄낼 수 없다”며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노동개악 정권 박근혜 정권을 반드시 심판하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황재도 한국가스공사지부 지부장은 “노동개악의 목적은 임금삭감이 아니라 임금체계 자체를 바꿔 전체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임금을 하향평준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저성과자로 낙인찍어 해고해 임금과 고용의 결정권을 모두 자본에 주고 노조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도 공공노동자 파업대회 지지
    “비정규직, 전·월세 문제는 국민 의견 묻지도 않으면서 애완견 이름은 왜 물어보나”

    파업대회에는 공공노동자 외에도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인 권영국 변호사,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등도 참가해 정부의 노동개악을 비판하고 공공노동자들의 파업대회에 지지를 보냈다.

    연대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재벌 천국, 노동 지옥 획책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협동사무처장은 “국민들은 비정규직 문제로, 직장에서 쉬운 해고로, 전월세 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데 그런 국민들에게 단 한 번 위로의 말이나 어떠한 정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묻지도 않는 대통령이 자기가 키우는 강아지 이름을 무엇으로 지으면 좋겠냐고 물어본다. 이 사람은 강아지보다 국민들을 하찮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그는 “대통령과 정권에 분노하고 많은 온건 한 시민단체들도 노동자와 함께 하기 위해 달려오고 있다”며 “반드시 노동자가 승리할 것이고 많은 시민들이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저지하는 투쟁에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대표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강다복 회장, 전국빈민연합 조덕휘 의장 등이 영상을 통해 공공노동자의 파업대회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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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과연봉제·2진 아웃 퇴출제 규탄, 시민에 지지 호소
    “야구는 3진 아웃되면 다음 기회나 있지…”

    공공노동자들은 파업집회를 모두 마친 오후 3시 40분경 청계광장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대학로에서 종로, 청계광장까지 가는 동안 시민들에게 노동개악의 진실을 알리는 피켓을 들거나 선전물을 배포하는 등의 선전활동을 중심으로 평화 행진을 이어갔다.

    행진 중 노조 대표자 차량 연설도 계속됐다. 노동개악 반대를 호소하는 발언부터 시작해, 현장에서 노동개악이 어떻게 강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우지영 서울대병원분회 사무장은 “서울대병원은 시민들이 믿고 찾는 공공병원이어야 하지만 돈의 논리 앞에 무너졌다”며 “메르스 격리병동에 환자가 적다며 일하던 간호사를 쫓아내고 부작용 위험이 있는 CT, MRI를 주말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맡기고 있다. 안전한지, 치료를 잘하는지가 아니고 돈을 얼마나 버는지만 성과로 여겨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 사무장은 “안전과 건강을 중시해야 할 병원에는 지금 임금피크제에 이어 성과에 따라 해고하는 2진 아웃 퇴출제도 도입하려 한다. 야구는 3진 아웃되면 다음 기회가 오지만 인생은 다음 기회가 있나”라면서 “찍히면 쫓아내는 퇴출제와 일반해고 늙으면 쫓아내는 임금피크제, 이 정글 같은 나라에서 누가 살아남을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시민들을 향해 노동개악을 함께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공공노동자들은 오후 5시경 청계광장에 모여 ‘쉬운해고, 평생 비정규직’이라는 문구가 쓰인 종이상자를 태우는 퍼포먼스를 끝으로 이날 파업대회를 마쳤다.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마무리 집회 발언에서 “2015년 남아있는 두달이 노동자, 민중에게 절박하고 중요한 시간”이라며 “11월 13일 민중총궐기에는 서울 도심 절반을 수도권 동지들과 함께 걸었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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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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