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과 ㈜엔케이
    그리고 검찰과 한수원
    [에정칼럼] 15개월째 수사 중, 왜?
        2015년 10월 15일 09:27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경찰청은 2014년 7월, 두 건의 제보를 받았다. 핵발전소에 결함이 있는 수소실린더와 성능이 위조된 불꽃감지기가 납품되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올해 6월,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핵발전소 2곳과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가스충전소 등에 결함이 있는 가스저장장치를 납품한 혐의로 연료용기 제작업체 A사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A사는 여권의 핵심인사 인척이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핵발전소에서 수소가스는 가동되는 터빈의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저장장치는 주요 설비 중 하나이다. 또한 저장장치의 결함은 가스 누출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다.

    A사는 수소저장장치를 자체 제작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유명업체로, 계약서상에 ‘고압수소실린더에는 용접부가 없어야(Seamless) 한다’고 명시되어 있었음에도 일부 실린더를 용접해서 납품했다. 즉, A사는 제작과정의 결함을 알고 있었음에도 납품을 한 것이다. 고의성이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경찰은 검찰 지휘 하에 A사를 여전히 수사 중에 있다. 경찰의 발표 후 언론들은 “A사를 압수수색해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했고, 임직원을 소환 조사해 “제품 결함을 알고도 납품을 해 왔다는 취지의 진술도 일부 받아낸 것”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왜 15개월 동안 수사만 진행하고 있을까?

    핵발-엔케이

    위는 핵발전소, 아래는 엔케이 회사 모습(엔케이 홈페이지 캡처)

    2013년 원전비리 수사에서 검찰은 중간수사 발표까지 100여일 동안 김종신 한수원 前 사장, 한전 부사장 등 43명을 구속 기소하고, 박영준 前 지식경제부 제2차관 등 54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총 97명을 기소한 것과는 너무 대조된다.

    더 의심스러운 것은 제보 중 한 건인 성능을 위조한 불꽃감지기에 대한 수사는 발표조차 하지 않았다. 불꽃감지기는 A사가 성능이 위조된 불꽃감지기를 협력업체로부터 납품받아 한빛 1~4호기, 신고리 3,4호기에 공급했다. A사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지만 최종 부품을 납품한 공급업자로서 품질관리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한수원은 신고리 3,4호기의 불량 불꽃감지기를 2015년 3월 16일 교체했다. 원안위는 신고리 3호기의 운영허가 첫 심의를 3월 12일 잡았으나, 위원들의 일정관계상 19일로 미뤘다. 원안위는 자칫 불량부품을 교체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신고리 3호기의 운영허가 심의에 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발생할 뻔 했다. 그런데 해당 사실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한수원은 제보 직후 경찰청으로부터 해당 사실을 통보받고 즉각 조사에 착수해 불량부품을 확인한 다음, 원안위에 보고 후 해당 부품을 전량 교체했다. 경찰수사와는 달리 한수원은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한수원은 해당업체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수원의 이러한 조치도 매우 이례적이다. 2013년 원전비리 당시 한수원은 시험성적서의 직접 위조 여부와 상관없이 공급된 품목의 품질서류가 위조된 경우 한수원과 계약한 공급업체를 ‘공급자효력 정지’를 했고, 직접위조하지 않았더라도 위조된 품질서류에 대한 품질관리 책임으로 ‘부정당업자로 등록’해 입찰참가를 제한했다. 대표적으로 두산중공업, 효성, 현대중공업, LS산전 등 대기업을 비롯한 다수업체가 이런 이유로 제재를 받았다. 그런데 해당업체는 경찰이 수사한 이후에도 한수원에 가스저장장치 등 3건의 부품을 납품했다. 특혜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A사는 ㈜엔케이로 부산지역에서 가스저장장치를 자체 제작하는 ‘잘 나가는’ 기업이다. ㈜엔케이의 박윤소 대표의 아들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딸은 부부다. 즉 ㈜엔케이는 김무성 대표의 사돈업체인 것이다. 검찰과 한수원의 특정업체 봐주기 의혹의 실마리가 풀린 셈이다.

    검찰과 한수원은 ㈜엔케이 관련해서 지금까지 납득할 만한 답변이나 해명을 내놓은 적이 없다. 그리고 검찰과 한수원의 행위가 자의인지 타의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엔케이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사돈업체이고, 자체 제작한 수소실린더가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핵발전소에 공급했다는 것, 협력업체로부터 납품받아 공급한 불꽃감지기가 성능이 위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 팩트(Fact)이다.

    필자소개
    김제남 의원실 보좌관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