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구획정위,
    시한 내 획정안 결정 못해
    독립성에도 거대정당 눈치보기
        2015년 10월 14일 07: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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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출 시한일인 13일까지도 획정안을 결정짓지 못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국회에 정치적 결단을 주문했다. 국회는 선거사상 처음으로 획정위를 국회 밖 독립기구로 설치했지만 끝내 국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획정위원회 김대년 위원장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획정위는 선거구획정을 위한 인구산정기준일과 지역선거구수의 범위를 결정했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든 합리적 안을 도출해야 할 획정위가 위원 간 의견 불일치에 따라 합의점을 찾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정치개혁이 나아갈 길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해야 할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송구함을 표한다”고 했다.

    특히 “비록 선거구획정위가 법정기한을 지키지 못했지만 내년 국회의원 선거가 차질 없이 치러지도록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정치적 결단을 발휘해 주길 국민과 함께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과거 획정위가 제출한 획정안을 국회가 뜯어고치는 일이 자주 벌어져 이를 막기 위해 여야는 합의 하에 선관위 산하 독립기구로 설치했다. 하지만 결국 획정위는 제 역할을 포기하고 국회가 정해 달라며 손을 벌린 꼴이 됐다. 획정위 스스로 독립기구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한 셈이다. 획정위가 이해관계에 있는 여야의 눈치를 보느라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의 입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획정안을 기대했던 시민사회계도 크게 실망하는 눈치다. 특히 2015정치개혁연대는 획정위에 유감을 표하며 획정위의 회의록 공개를 청구할 예정이다. 어떤 정당에서 추천한 위원이 국회 눈치 보기에만 급급했는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2015정치개혁연대(정개련)는 14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까운 시일 안에 획정위 의사록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할 것”이라며 “각 위원이 무슨 주장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여 소신과 원칙을 포기한 위원이 누구였는지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불리를 따지는 거대 정당들과 현직 의원들의 이해관계를 지나치게 의식했기 때문”이라며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배제하고 게리맨더링을 막기 위해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독립기구로 두고 권한을 크게 부여했지만 그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비판했다.

    획정위 합의 무산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은 거대 양당에 있다는 지적이다.

    정개련은 “더 큰 책임은 지역구 조정에 따른 유불리만 따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그리고 일부 현직 의원들에게 있다”며 “이들이 기득권 유지만을 따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은 “정말 유권자의 표를 소중히 생각하고 유권자의 뜻을 국회에 반영하겠다고 한다면, 기득권 지키기에서 벗어나 선거제도를 혁신하는데 동참할 것을 거대 정당들에게 촉구한다”면서 “국회의석을 일부 늘려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고,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 보장 제도를 도입하자”고 강조했다.

    정의당 정치똑바로특위도 이날 논평을 내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대표가 앞장서서 선거구획정위원회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하는 모습으로 일관했다”며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에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에게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헌법에 명시된 비례대표 제도는 사회적 약자의 대표성 확보와 사표방지를 통해 다양한 국민의 의사가 국회에 골고루 반영될 수 있도록 존재하는 것”이라며 “당리당락에 따라 지역구 수를 늘리고자 비례대표 의석수를 줄이겠다는 것은 명백한 ‘정치적 절도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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