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2일은 '콜럼버스의 날' ?
        2015년 10월 13일 04: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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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2일은 콜럼버스가 1492년 8월 3일 항해를 시작해 아메리카 대륙(현재의 바하마 제도로 추정)에 도착한 날이다. 이 날을 기념해 미국 등에서는 이 날을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날이라고 규정하며 콜럼버스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애초 미국에서는 10월 12일이 ‘콜럼버스의 날’이었다가 1971년부터 10월 둘째 월요일을 연방 국경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남미의 많은 나라들, 특히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전 대통령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디딘 것이 “수백년간 계속된 인종 학살”을 촉발했다며 정면으로 비판하고 이 날을 콜럼버스의 날이 아닌 ‘원주민 저항의 날’로 바꾸는 대통령령을 2002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콜럼버스의 날을 원주민의 날로 이름을 바꾸고, 콜럼버스가 아니라 이미 아메리카 대륙에 살고 있던 선주민들과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것을 강조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이미 1992년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에서 처음으로 이름을 바꿨고 워싱턴 주의 시애틀은 작년에 명칭을 변경했다. 또 뉴멕시코 주의 앨버커키, 오클라호마 주 애너다고, 오리건 주의 포틀랜드 등 9개 도시가 콜럼버스의 날을 원주민의 날로 바꿨다.

    한편 콜럼버스의 최대 후원자이자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로 지배하면서 최대의 호황기를 누렸던 스페인에서도 이 날을 국경일로 기념하고 있다. 펠리페 국왕이 12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상륙을 기념하는 군사 퍼레이드 등을 개최한 것에 대해 아다 콜라우 바르셀로나 시장 등 좌파 성향의 정치인들이 이 날의 기원을 거론하며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콜라우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스페인) 정부가 대학살을 축하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올렸고 포데모스가 지지한 스페인 남서부 카디즈의 곤잘레스 시장도 ”우리가 아메리카를 발견한 것이 결코 아니다. 우리는 대륙 선주민들과 그들의 문화를 신의 이름으로 학살하고 억압했다. 축하할 일이 아니다“고 올렸다. 또 안달루시아의 포데모스 지도자 테레사 로드리세즈도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국경일이 누군가의 해방이 뜻하는 것이어야지 다른 누군가의 식민화를 뜻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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