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교과서 국정화 발표
    야당·시민사회 "쿠데타"
    "아베와 박근혜, 역사왜곡 쌍둥이"
        2015년 10월 12일 06: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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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을 확정했다. 이로써 민간출판사가 발행해온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는 2017년부터 국가가 발행하는 국정으로 바뀌게 된다.

    야당과 시민사회·학계·교육계 등은 역사 교육의 획일화, 유신 독재 미화, 민주주의 역행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12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내용의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예고했다.

    황우여 부총리는 “지금의 역사교과서들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류와 이념적 편향성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내용이 많아 학생들에게 역사인식에 대한 혼란을 주고 나아가 국론 분열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며 교과서 국정화 전환의 배경을 전했다.

    황 부총리는 현 역사교과서들의 편향성 논란에 대해 “역사교과서의 이념 편향성이 문제되는 이유는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들의 집필진이 특정 이념에 따라 객관적 사실마저도 과장하거나 왜곡하여 기술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검인정 체제 강화가 아닌 국정화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출판사와 집필진들이 만든 교과서의 잘못된 내용을 부분적으로 하나하나 고치는 방법으로는 도저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며 “정부가 직접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고 역사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한 사회적 논쟁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국사편찬위원회를 책임 편찬 기관으로 지정‧위탁하고, 교과용 도서 편찬 심의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에 대한 행정예고 시한인 11월 2일이 지나면 올해 11월말부터 2016년 11월말까지 집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집필이 완료된 교과서는 2017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역교

    교육부의 국정화 교과서 전환 발표가 나오자 야당과 시민사회·학계·교육계·노동계 등 각계각층에선 이를 규탄하는 입장을 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도부가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이거나 황우여 부총리 해임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맞서고 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친일의 역사를 은폐하는 것은 일제의 만행을 옹호하는 반민족적 폭거이며, 독재를 미화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일본 극우집단의 주장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100년 대계인 역사교육을 변변한 국민적 논의조차 거치지 않고 행정고시를 통해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것은 날치기 폭거로 무효”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100만 서명 운동과 10만 의견 개진 운동을 조직하는 등 박근혜 정부의 친일 교과서 국정화에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 또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박근혜 정부의 반민주적 퇴행의 결정판”이라며 “교육마저 민주화 이전으로 회귀시켜 박정희 독재 시대의 교과서를 부활시키기 위한 참으로 저열한 수작”이라고 질타했다.

    한 대변인은 “오늘 우리는 일본의 아베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왜곡의 쌍둥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확인하게 된다”며 “‘자학사관’ 운운하고 왜곡하려는 논리나 그 근저에 아버지와 외조부의 부끄러운 과거를 정당화하려는 속내마저 똑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반교육적 행위로 아이들의 교육을 앞장서서 무너뜨리는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당과 시민사회계 등의 거센 반발과 좋지 않은 여론을 의식한 듯 국정화 전환의 정당성을 피력하는 브리핑을 전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우리 사회가 역사교과서 문제로 더 이상 갈등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며 “현행 검정 체제를 유지하는 한 역사 교육에 대한 편향성 시비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국정화 대신 검·인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교과서 채택시스템이 특정한 이념 성향의 학자와 교육감의 영향을 받는 이상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학교에서 채택되는 상황은 지금으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부의 철저한 검증 후 만들어진 교과서 채택은 학교의 담당 교사들이 우선적으로 8종의 교과서를 검토, 분석한 후 학부모·지역·교원 위원으로 구성된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즉 특정 이념 성향 학자나 교육감의 영향에 따라 교과서를 채택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문재인 대표가 이 문제와 관련해 ‘2+2’ 공개토론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역사를 정치권에서 정쟁화하겠다는 의도”라며 “현 검정체제 하의 역사교과서가 올바른 역사교과서였다면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한편 정부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와 함께 표적이 됐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번 국정제 교과서로의 전환을 두고 ‘반역사적 폭거이자 제2 유신선언’으로 규정하며, 국정제 교과서를 이용한 수업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국정 교과서가 만들어지더라도 우리 역사교과서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수업을 위한 교재와 자료의 선별 및 재구성은 교육적‧학문적 양심과 전문성을 갖춘 교사의 고유 영역에 속한다. 교사에게 부여된 재량권을 사용하여 왜곡된 역사교육으로부터 우리 학생들을 보호하고 다양한 역사관과 비판적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수고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교조는 “한 과목 교과서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거슬러 역주행하는 우리 사회의 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획일화된 관제 역사교과서의 강제는 ‘상식에 대한 몰상식의 도전’이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정제 교과서를 지지하는 입장을 낸 또 다른 교육단체인 한국교원총연합회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 과정에 의해 균형 잡힌 단 하나의 교과서를 내어 놓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현장 의견을 여전히 배반하는 교총 상층부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또한 “정부가 시민들과 역사적 양심을 상대로 벌이는 역사전쟁이며,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역사정의를 짓밟고 보수권력의 영달을 위해 헌법정신을 유린한 역사쿠데타”라며 “민주노총은 시민들과 연대해 막아낼 것이며, 폐기시키는 것은 노동개악과 극우교과서뿐만 아니라 박근혜 극우정권, 그 자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또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논평을 통해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가 이룩해 온 민주주의의 가치와도 부합하지 않고, 자율성과 다원성의 가치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교육계를 비롯하여 역사학계의 반대가 거세고, 국민적 공감대도 충분하지 않은 일을 교육부가 강행하는 것은 교육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국론의 분열과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또한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통제하려고 한다. 학생들의 사고력까지 획일화하고 정형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사교과서의 국정화 강행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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