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빛의 산' 등
        2015년 10월 10일 10: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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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의 산>

    겐유 소큐 (지은이), 박승애 (옮긴이) | 펜타그램

    빛의 산

    자연재해와 원전 사고라는 이중 재난에 처한 사람들을 그린 작품집. 동일본대지진을 온몸으로 겪은 후쿠시마의 승려 작가 겐유 소큐는 대재해로부터 2년이 흐른 뒤 이 작품집을 발표했다. 재해 이후 상황의 추이가 극명하게 반영된 6편의 수록 작품은 그 어떤 영상이나 보도 이상으로 재난 지역 후쿠시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실을 응축해 놓았고, 재난의 비극적인 전모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재난은 과연 사람들로부터 무엇을 앗아갔는가? 재난의 상처는 회복 가능한 것인가? 재난 피해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좋을까? 인간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작가는 작품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이러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작품의 저류에 흐르는 것은 승려로서 재난지역 진혼 활동을 정력적으로 펼쳐 온 작가의 자애로운 시선이다.

    작가의 직접적인 체험이 녹아든 문체는 담담하면서도 바위처럼 묵직하다. 짤막한 단편을 읽고 나서도 수많은 이들의 원통함과 아픔이 복합적으로 전해지는 이유다. 문학의 진정성이 가진 힘은 저널리즘이나 르포르타주가 미처 다가가지 못하는 현실의 깊숙한 곳을 파고들어 당사자의 시선으로 날것의 현실을 펼쳐 보였다. 그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아 작가 겐유 소큐는 2014년 제64회 예술선장 문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우리 할머니>

    제시카 셰퍼드 (지은이) | 권규헌 (옮긴이) | 봄볕

    우리 할머니

    햇살 그림책 시리즈 4권. 아픈 할머니와 마음을 나누는 오스카의 따뜻한 이야기.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를 바라보는 꼬마 오스카의 눈을 통해,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도와드릴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그림책이다.

    모든 것을 척척 해내고 나와 신나게 놀아주던, 세상에서 가장 좋은 우리 할머니. 할머니는 언제나 재미있는 일들을 금방금방 찾아내고, 책을 읽어 주고, 어떤 날은 오스카와 함께 접시를 닦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할머니가 달라졌다. 자꾸 깜빡깜빡 잊어버렸다.

    오스카의 생일마저 잊은 것은 물론 할머니 혼자서는 못 하는 일이 점점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오스카가 나서서 할머니를 도왔다. 어느 날, 아빠는 할머니를 더 편안하게 보살펴줄 사람이 필요해서, 새 집으로 이사를 가신다고 말해 주는데….

    <진보정치, 미안하다고 해야 할 때>

    신석진 | 김정엽 | 이상민 | 안창민 (지은이) | 생각비행

    진보정치, 미안하다고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의 극적인 흥망성쇠를 가까운 거리에서 경험한 저자들의 토론을 엮었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치가 실패한 책임이 당사자들에게 있다는 시각에서 출발해 그것이 무엇인지 밝혀보려는 치열한 노력의 산물이다. 저자들은 현실정치에서 적지 않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왜 스스로를 긍정적이고 진취적 사고의 담지자로 진보적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지 못했는가 하는 뼈저린 후회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담아냈다.

    ‘운동의 관성’과 제도 정치에 진입한 ‘대중 정당으로서의 정체성’ 사이에서 갈등과 모순을 일으켰던 통합진보당의 속내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들은 합당과 분당, 그리고 정당 해산에 이르는 역사적 과정에 필요한 실무를 처리한 당사자로서 치열한 현장의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저자들의 경험과 반성과 성찰은 진보정치의 향방을 가늠하는 지남차가 되어준다.

    저자들이 떠나보낸 시대는 단지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의 역사만은 아니다. 혁명을 꿈꾸던 독재시대에 해오던 생각과 이론, 습성, 관성도 함께 떠밀려 가고 있다. 운동의 힘으로 고난을 견뎌왔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과거의 준거가 낡은 것의 표상으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완전히 밀려간 존재로 끝날지, 새로운 시대의 한자리를 다시 맡을 수 있을지 아직 단정할 수 없다. 많은 것이 모호하지만,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부터 정리해야 한다.

    <별자리 상담소>

    사마리아 (지은이) | 나무의철학

    별자리 상담소

    별자리 스토리텔러 사마리아의 인생 상담. 저자는 점성학이 절대논리가 아니라 일종의 가설, 스토리텔링이라고 강조한다. 신비와 과학의 차이가 그것을 경험적으로 인식하는 우리의 태도 한 끗에 달려 있음을 명쾌하게 논증하면서, 오랜 시간 추적해온 수많은 사람들의 별자리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별자리 상담의 진풍경을 보여준다.

    1부에서는 존재와 세계와 별자리를 둘러싼 사마리아 소장의 다양한 생각을 들려주고, 2부에서는 누구라도 별자리를 해석할 수 있도록 점성학 기초 강좌를 펼친다. 3부에서는 사마리아 소장이 십수 년간 쌓아온 상담 노하우를 집약하여 12가지 별자리 사람들 이야기를 펼친다. 점성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자신의 출생차트를 띄워놓고 자기 별자리의 맥락을 짚어나가면서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씌어졌다.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

    스반테 페보 (지은이) | 김명주 (옮긴이) | 부키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

    고대 DNA를 연구해 인간의 본질과 인류의 기원을 탐험하는 한 과학자의 이야기. 1980년대 초 이집트 미라의 DNA 해독부터 2010년 네안데르탈인 핵 게놈과 데비소바인의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까지 세계적인 유전학자 스반테 페보의 고대 DNA 연구 여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2014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전 세계 14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그해 아마존에서 ‘올해의 책’에 선정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네안데르탈의 핵 게놈 해독은 왓슨의 DNA 이중 나선 구조 규명에 비견되는 과학계의 이정표다. 이 위대한 과학적 발견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촘촘하게 그려 낸다. 실험실의 내밀한 풍경, 시료를 찾아 나서는 모습, 과학 하는 사람들의 딜레마, 연구 기금 확보, 협업과 경쟁, 공동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연구팀의 모습, 학술지 논문 출판 과정 등 과학계 외부의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구체적인 상황들이 생생하게 포착되어 있다.

    또 과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개인적인 일화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어 한 권의 소설처럼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던 유명 과학자 수네 베리스트룀의 혼외 아들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어쩌면 과학자로서의 인생이 끝날 수도 있는 위험한 프로젝트에 자신이 과감하게 도전했음을 토로하는 등 진솔한 서술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사회운동>

    에릭 느뵈 (지은이) | 손영우 (옮긴이) | 이매진

    사회운동

    성난 대중들의 사회운동은 어디에서 오고, 무엇이며, 어디로 갈까. 프랑스 렌느 정치대학교 교수 에릭 느뵈의 사회운동 연구 필독서. 사회 불만과 문화 변화를 표현하고 집단적 연대의 탄생 또는 응집력 높은 집단의 해체를 낳는 사회운동은, 오늘날 사회적 삶의 일반적 경향이자 끊임없이 탈바꿈하는 어떤 현상이다.

    사회운동의 정의를 알아본 뒤, 집단행동론, 자원동원론, 신사회운동론, 활동가주의, 상징적 상호작용론, 정치적 기회구조론 등 사회운동 이론의 역사적 흐름을 명료하게 정리하고, 노동운동, 환경운동, 여성운동 등 사회운동의 사례도 여럿 보여주고 있다. 사회운동 사례가 풍부한 프랑스를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영미권 사회운동 이론을 꼼꼼히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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