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바램, 학문 발전과 합치되는
    올바른 대학개혁 10대 과제
        2012년 07월 24일 11: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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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균 선생은 레디앙에 대학의 개혁과 체제재편과 관련하여 두번의 글을 기고했다. 이번 세번째 글은 그 두 글과 연계되면서 종합하는 성격의 글이다. 선생의 제안이기도 하고, 또는 한국의 진보적 교육운동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주체들에게 던지는 고언이기도 하다. 레디앙은 이에 대해 독자들의 토론과 비판, 새로운 제안들이 있기를 바란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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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최근에 대학개혁에 관련되는 두 편의 글을 레디앙에 기고했다. 그 하나는 “국립대 연합체안, 과연 진보적 대학개혁안 될 수 있나?”이고, 다른 하나는 “단일 ‘전국국립교양대학’ 설립으로 한국 교육혁명의 도약대 만들자!”이다.

    이 두 편의 글에서 개진한 대학개혁의 내용들과 더불어 다른 대학개혁 내용들을 합쳐 나는 아래의 10개 개혁을 대학교육과 대학체제 개편과 관련되는 대학개혁의 주요 과제로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① 교육개혁의 최우선적 과제로서 5년간의 중등교육 과정과 상급 대학교육 과정(일반대학과 전문대학 교육과정, 일반대학 교육과정의 경우 3년)의 중간에 ‘2년간의 대학 기초교양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이 교육과정을 맡을 단일 ‘전국국립교양대학교’를 설립한다.
    ② 직업전문대학에 지원을 대폭 확충해 직업전문대학을 대학체제의 확고한 한 축으로 발전시킨다. 이와 동시에 사립대에 있는 직업관련 학과들과 과목들을 전문대로 이전하고, 많은 사립대를 전문대로 전환시킨다.
    ③ 일반대 3년 교육과정을 ‘대학원(일반대학원과 전문대학원) 진학을 위한 예비교육과정’으로 만든다. 이를 위해 일반대 학생 정원을 대폭 감축한다.
    ④ “학부에서는 기초학문을, 모든 응용학문은 대학원으로”. 이를 위해 법학, 경영학, 행정학, 의학, 약학 등의 학문 분야는 법학전문대학원의 경우처럼 모두 전문대학원 과정으로 만든다. (사범대는 교육학과만 사회대나 인문대로 옮기고 폐교하고, 교육전문대학원을 신설한다.)
    ⑤ 국립대는 교육공공성 확보의 확고한 진지이자 ‘기초학문·기초과학·기초응용기술 중심대학으로’, 사립대는 ‘응용학문 중심 대학으로’ 발전시킨다.
    ⑥ 등록금 인하 등을 위한 정부의 대학지원금 확충을 통해 모든 사립대 및 전문대를 ‘준국립대화’ (내지 ‘정부책임 사립대화’) 한다.
    ⑦ 이와 더불어 우선적으로 대학 신입생 선발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혁해 저소득층 자제들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늘리고, 서울 지역의 대학들의 경우에는 권역별 중등학생 총수에 비례하는 ‘지역할당제’에 따라 신입생을 뽑는다.
    ⑧ ‘거점 국립대학 중심 권역별 대학 협력네트워크체제’를 구축한다.
    ⑨ 사회과학계열 전문대학원을 우선적 대상으로 하는 ‘동일 전공 전문대학원들의 세부 특성화’를 적극 추진한다.
    ⑩ 모든 국민의 보편적 평생교육 보장을 위한 개방대학체제를 구축한다.

    이런 대학 개혁을 제안하는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단일 전국국립교양대학교의 설립·운영을 통해 무엇보다 초중등교육을 온전하게 정상화시키는 바탕 위에서 학생들의 입시경쟁을 ‘대학 학부 진학 시 좋은 대학, 좋은 학과로 들어가기 위한 경쟁’에서 ‘대학원 진학 시 좋은 대학원으로 들어가기 위한 경쟁’으로 전환시킴과 더불어 전문대학원들의 세부 특성화를 추진해 ‘대학평준화’를 달성하자는 데에 있다.

    이와 더불어 저소득층 자제들이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확대하고, 지방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지방대학을 육성하며, 모든 국민이 보편적으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데에 있다.

    그런데 ①, ②, ③, ④에 대해서는 두 번째 글에서 언급했다. ①에 대해서는 그 글에서 내 견해를 충분히 개진했으므로 – 그 글에서 나는 전국교양대학교 설립을 위한 비용이 최대 7~8조원정도 들 것이라고 추산했지만, 7~8조원은 설립 이후 1년 정도의 운영비까지 포함시킨 금액이었다. 때문에 설립만을 위한 비용은 기존 시설들을 최대한 활용할 경우 1~2조원이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 여기서는 ④에 대한 논의는 생략하고 ②와 ③에 대해 좀 더 언급하겠다.

    첫째, 무엇보다 직업전문대학에 대한 대폭적인 국가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이는 대학교육과정을 대학원 예비 교육과정인 ‘일반대학 과정’과 대학 졸업 후 취업을 바라는 학생들을 위한 ‘직업전문대학 과정’이라는 두 개의 교육과정으로 확실하게 개편하기 위한 것이다. (직업전문대학을 ‘직업전문학교’로 명칭을 바꿀 수도 있지만, 명칭 변경 문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한국의 특수 사정을 고려할 때 대학이라는 이름을 부여하는 것이 나쁠 것도 없다.)

    미국 최고의 요리학교로 불리는 뉴욕 미국요리학교(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직업전문대학 과정을 대학교육 과정의 확실한 한 축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사립대에 있는 직업 관련 학과들과 과목들을 전문대로 이전하고, 많은 사립대를 전문대로 전환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

    사립대에 있는 직업관련 학과들과 과목들을 전문대로 이전시키는 것에 대해 사립대가 반발하겠지만, 사립대가 그런 학과, 과목을 고집할 명분이 없는데다가 정부가 여러 인센티브를 부여하면 그다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일반대 학생 정원의 대폭 감소 역시 출산율의 저하 등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학생 수가 절대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므로, 이를 최대한 잘 활용하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학 학생 정원을 일률적으로 감축해서는 안 되며, 국립대 학생 정원은 그대로 유지하고 사립대 학생 정원만 감축해야 한다.

    둘째, ②와 ③의 개혁을 성공시킬 경우 그 효과는 지대하다. 즉 그런 개혁이 성공하게 되면 이제 학생들의 입시 경쟁에서 가장 중요성을 지니게 되는 것은 ‘어느 대학의 어느 대학원’에 진학하는가이고, 그 다음으로 중요성을 지닌 것은 ‘어느 전문대학의 어느 학과’에 진학하는가이다. ‘어느 일반대학으로 갈 것인가’는 그 자체로 중요성을 지니기 보다는 ‘어느 대학원으로 갈 것인가’의 종속변수가 된다.

    따라서 이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면 대학원으로 진학하지 않고 일반대 학부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들이 전문대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학생들보다 사회적으로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

    전문대들 간의 서열에 대해서는 아직 뭐라 말할 수 없으므로, 대학서열 문제는 이젠 ‘어느 대학의 어느 대학원으로 갈 것인가’의 문제로 전환된다. 이런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져도 그 자체로서 엄청난 변화이다.

    국립대는 교육공공성 확보의 확고한 진지이자 ‘기초학문·기초과학·기초응용기술 중심대학, 사립대는‘응용학문 중심 대학으로’

    그간 교과부가 추진해 온, 교육과 학문연구의 분리 불가능성을 무시하는 ‘연구중심대학과 교육중심대학의 특화 발전론’ 등은 폐기되어야 한다.

    그 대신 기초학문·응용학문·직업학문의 균형발전 및 대학교육의 공공성 확보 등을 위해 국립대는 교육공공성 확보의 확고한 진지이자 ‘기초학문·기초과학·기초응용기술 중심대학으로’, 사립대는 ‘응용학문 중심 대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 기본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째, 국립대의 기초학문, 기초과학, 기초응용기술 대학의 운영과 연구 등에 소요되는 모든 재원은 국가가 부담한다. 이 대학에서는 산학협동, 수익사업, 교수들의 기업 사외이사직 겸직 등을 금지해야 하며, 연구프로젝트는 국립대가 중심이 되어 사립대를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수행토록 해야 한다.

    아울러 이들 대학에서는 상업적 성격의 학문연구와 교육을 금지하고, 기초학문의 교육과 연구 및 공공적 성격을 지닌 학문의 연구와 교육을 담당토록 하며, 기본적으로 학문연구자와 공공부문에서 요구되는 인력을 충당하는 교육기구로서의 역할을 맡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예를 들어 경영학은 사기업의 전문관리층 양성을 목표로 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국립대에 존속시킬 필요가 없다. 그런 만큼 학부에 경영대나 경영학과를 없애는 동시에 경영대학원은 사립대로 이전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립대 공과대학은 범용적인 기초응용기술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

    나아가 사립대에서 폐쇄되거나 축소되고 있는 기초학문 학과의 교수 등을 국립대로 이전시키는 방안이 적극 강구되어야 한다.

    이와는 달리, 산학협동 및 자체 수입사업, 교수들의 기업 사외이사직 겸직 등은 원칙적으로 사립대의 응용학문 학과들과 전문대 및 소속 교수들과 연구 인력들에게만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 발주 프로젝트 수행은 사립대 및 전문대의 응용학문 학과 교수들이 주축이 되고, 국립대 응용학문 학과 교수들을 참여시키는 형태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둘째, 위의 개혁조치에서 더 나아가 국립대를 하나의 ‘국립기초학문대학교’와 (나중에 살펴 볼) 권역별 대학 협력 네트워크 소속의 독립적인 대학이나 대학원들로 독립시킬 수 있다.

    그러나 사립대가 자기 생존을 위해 갈수록 응용학문, 특수응용기술 대학으로 자신을 변화시키고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는 국립대도 그런 추세에 따라가는 것을 막고, 사립대에서 없어지고 있는 기초학문·기초과학·기초응용기술 교수들과 연구 인력들을 국립대가 흡수할 필요가 있다.

    국립대의 ‘국립기초학문대학교’와 권역별 대학 협력 네트워크 소속의 독립적인 대학 또는 대학원대학으로의 개편은 장기적인 대학개혁의 과제로 고려한다.

    등록금 인하 등을 위한 정부의 대학지원금 확충을 통한 모든 사립대 및 전문대의 준국립대화 (내지‘정부 책임 사립대화’) 및 대학 신입생 선발제도의 전면적인 개혁

    반값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가운데 민주통합당 등이 ‘반값 등록금 실시’를 당론으로 정하고 그것을 대선공약으로 내놓는 대선후보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오늘날 한국의 대학생 전체가, 특히 대학생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사립대 학생들이 고액의 등록금으로 고통 받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그러나 사립대 등록금이 국립대 등록금 보다 2배 정도 비싼 만큼 모든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현재보다 절반으로 줄이기보다는 우선적으로 사립대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국립대 학생의 등록금 부담과 같게 함으로써 사립대 학생들에 대한 차별부터 시정해야 한다.

    사립대에 다니는 학생들이 국립대에 다니는 학생들 보다 불이익을 받아야 할 아무런 정당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 개혁 조치는 아래와 같은 다른 조치들과 함께 시행되어야 한다.

    첫째, 오늘날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지나치게 높다. 이는 대학생들의 학문열을 반영하기 보다는 우리 사회에서 일정하게 대우라도 받으려면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학생들의 과잉 대학진학 욕구를 억제할 수 있는 사회개혁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실업계 고교 출신들에 대한 임금차별 등 사회적 불이익이 없어져야 하고 전문국립교양대학교를 설립 운영할 경우 교양대학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바로 사회로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반값등록금 실시 등으로 인한 국가의 재정부담 역시 더 적어질 것이다.

    나아가 중소기업의 육성을 통해 대학졸업생들의 중소기업 취업 기피 현상을 타개하면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한 대학졸업생들의 치열한 취업 경쟁 역시 대폭 완화될 것이다. 더 나아가 비정규직의 해소와 완전고용의 달성은 취업경쟁의 해소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그런데 내가 이런 점들을 지적하는 것은 교육개혁이 성공하려면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회개혁이 반드시 있어야 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이와는 달리 사회개혁의 부재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들을 교육개혁만으로 해결하려할 때 실현가능성이 없거나 엄청난 부작용을 가져올지 모르는 대학개혁안을 고집하게 된다.

    둘째, 정부가 사립대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재정적 지원정책을 강구하기 이전에 사립대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재단 전입금을 늘려 대학 스스로 학생들의 등록금을 인하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표적 사립대인 고려대학교 모습

    사립대 운영이 투명해져야 하고 재단 전입금의 확충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옳다. 그러나 사립대 학생들의 등록금 인하를 위한 재정적 부담은 정부가 맡아야 하고, 늘어난 재단 전입금 등은 우선적으로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확대를 위한 비용으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저소득층 학생 지원을 위한 정부 장학금을 대폭 늘려야 한다. 기초학문, 기초과학, 기초응용기술을 공부하는 석박사과정생들에 대한 지원 역시 대폭 확장해야 한다.

    셋째, 등록금 인하를 위한 정부 지원비를 대학지원금으로 대학에 주어 대학이 등록금을 인하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무엇보다 대학 운영비 중 정부지원금 비중을 늘려 이를 매개로 전국의 모든 사립대 및 전문대를 일거에 준국립대화하거나 ‘정부책임 사립대’로 전환시키기 위해서이다.

    정부는 대학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만큼 대학의 의사결정기구에 공익 대표 인사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그 이유는 그렇게 해야 정부가 추진하는 대학개혁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하고 대학의 공공성 확보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립대 학생들에 대한 반값 등록금 실시를 위한 비용을 정부가 떠맡게 되면 대학 운영에 대한 공익 대표의 발언권이 일거에 커질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정부가 사립대 및 전문대 직원들의 봉급 지급을 떠맡거나, 거기서 더 나아가 교원의 봉급 지급까지 떠맡게 되면 ·전국의 준국립대화한 사립대 및 전문대의 성격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나는 등록금 인하를 위한 정부지원금을 대학에 줄 경우 사립대 및 전문대의 준국립대화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물론 대학운영에 공익대표가 참여하는 것을 우려하여 사립대들이 지원금 수령을 거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반발은 무엇보다 등록금 인하를 바라는 학생들의 지지에 힘입어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사립대들의 이런 저런 반발이 있을지라도 무엇보다 수도권의 주요 사립대들, 특히 연·고대의 준국립대화 내지 정부책임 사립대화는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연·고대를 지금처럼 그대로 두는 한 제반 대학개혁 정책들의 전반적인 시행이 어렵고, 시행하더라도 도중에 왜곡되거나 의도한 것과는 다른 결과들을 산출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상의 논의와 관련하여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안이 지닌 문제점을 지적해 보자

    첫째, 현재 제출되고 있는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안은 통합네트워크 소속 대학들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반값등록금 등의 혜택을 주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이 안은 내가 제안한 사립대 학생들의 등록금 50% 인하와는 정반대를 지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편적 반값등록금 실시’라는 오늘날의 대학생들의 요구와도 전면적으로 배치된다. 학생들의 이런 요구는 이미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안의 폐기를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둘째, 나는 보편적 반값 등록금 실시 등을 위한, 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활용하면 연·고대를 포함한 모든 사립대와 전문대의 준국립대화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말은 연·고대 등의 통합네크워크 참여를 아예 포기하거나 아니면 먼 후일의 일로 미루는 것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음을 가리킨다.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안은 연·고대 등의 준국립대화 등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본 상황 속에서 제창된 대학개혁안의 성격을 지닌다.

    때문에 반값등록금 시행을 위한 학생들의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오늘날의 조건 속에서 그 안은 이미 시효 만료된 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거점 국립대 중심 대학 협력네트워크체제의 구축

    사립대의 준국립대화에 기초하여 거점 국립대학 중심의 모든 대학들의 협력 네트워크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 문제는 서울과 지방의 경우를 나누어 생각해보자.

    먼저 지방의 경우, 지방의 대학들을 수도권 대학들에 필적하는 자생력과 독자성을 지닌 학문 연구 및 교육 단위로 육성·발전시키기 위해 지방대학들 모두를 참여시키는 ‘거점대학 중심 권역별 대학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런 협력네트워크체제 구축의 기본 내용은 아래와 같다.

    ① 그 권역의 모든 국·공립대학들은 지방거점 국립대학으로 통합하되 지방거점 대학은 그 권역의 ‘기초학문·기초과학·기초응용과학 중심 대학’으로, 그리고 그 권역의 사립대학들은 그 권역의 ‘응용학문 중심 대학’으로 발전시키되 학생교류는 물론 학문 교류와 공동 연구를 진작할 수 있도록 국립대학과 사립대학들 간의 전면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도록 만든다.

    ② 정부는 그 권역의 기초학문, 기초과학, 기초응용과학의 발전을 위해 지방 거점대학들을 재정적으로 집중지원하고 지원액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최소한 대학에 지금보다 년 1천억 원 정도 더 많은 지원 요) 정부의 재정적 지원은 일차적으로는 대학원의 연구와 교육의 질을 높이고, 지방에서도 독자적 학문생산이 가능하기에 충분한 교수와 대학원생들을 확보해 주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발주된 프로젝트는 가능한 한 그 권역의 사립대 교수와 연구 인력과의 협동연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 기초학문, 기초과학, 기초응용학문을 공부하는 석박사과정생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하는 동시에 지방대학 박사학위 소지자들의 지방대학 교수 취업을 대폭 늘리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③ 사립대학에서 폐쇄되는 기초학문 분야 학과나 과목들의 교수와 연구 인력은 최대한 그 권역의 거점 국립대학이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④ 그 권역의 산업체들과의 산학 협동 등은 사립대학과 전문대학이 중심이 되도록 하고, 지방 기업과 산업체들이 그런 산학협동의 진작을 위해 적극 투자하도록 정부가 힘을 보태주어야 한다.

    아울러 지방 공공기구나 산업체들이 그 지방대학 출신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토록 하는 정책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방의 사립대학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방 균형발전과 지방산업, 지방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집중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⑤ 그 권역에 있는 모든 대학원들의 특성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다음 서울의 경우, 우선 서울 소재 국립대를 서울대로 통합시켜야 한다. 그리고 서울대는 확고하게 국립대 전체를 교육공공성 확보의 확고한 진지이자 ‘기초학문·기초과학·기초응용기술 중심대학으로 발전시키는 거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와 더불어 국립대를 하나의 ‘국립기초학문대학교’와 권역별 대학 협력 네트워크 소속의 독립적인 대학이나 대학원들로 개편하려 할 경우 서울대가 대학서열의 최정점에서 모든 종류의 단과대학과 학과들을 포괄하는 백화점식 단과대학·학과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비춰 그 개편을 서울대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서울 소재 대학들 간의 협력 네트워크는 장기적 과제로서 점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사회과학 계열 전문대학원을 우선적 대상으로 하는‘동일 전공 전문대학원들의 세부 특성화’추진

    10년 정도의 장기 계획을 갖고 대학체제 개편을 마무리하는 작업으로 ‘동일 전공 전문대학원들의 세부 특성화 정책’을 전국의 모든 대학원들을 대상으로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동일 전공 전문대학원들의 세부특성화’란 예를 들어 개별 법학전문대학원들이 지금처럼 모두 법학 분야의 모든 세부 전공들을 다 포괄하는 대학원이 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공법 중심, 민법 중심, 사회법 중심, 국제법 중심 등의 대학원으로 개편하는 것이다.(법학전문대학원이 최근에 설립되었다는 점에서 설립할 때부터 이런 식으로 법학전문대학원을 설립했더라면 특성화를 위한 사회적 비용 등이 엄청나게 절약될 수 있었을 텐데, 무척 아쉽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의 모습

    이 세부 특성화 작업은 법학전문대학원, 행정대학원, 경영대학원과 같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고 졸업생이 사회의 주요 요직을 차지하는 사회과학 계열 전문대학원들을 우선적 대상으로 하여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수도권 대학들과 지방대학들 간의 격차를 좁히고 이런 방식의 대학원 특성화에 성공한다면 우리는 ‘대학평준화’가 사실상 달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국민의 보편적 평생교육 보장을 위한 개방대학체제의 구축

    학생들의 대학 진입률은 낮추어야 하지만, 가능한 모든 국민들에게 보편적으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대학교육을 받지 못하고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에게 대학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국립방송통신대학을 평생교육체제의 거점으로 전환시켜야 하며, 국립교양대학 역시 개방대학체제로 만들어 자격시험에 합격한 모든 국민들이 교양대학을 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졸업장 취득 없이 청강하기를 원하는 국민들에게도 교양대학 교육을 향유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아울러 일반대학, 특히 국립대학도 개방대학체제로 만들어 방송통신대학에서 행하는 모든 국민을 위한 평생교육을 적극 보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를 통해 적어도 모든 국민이 교양대학졸업 후 1번, 직장근무 중 1번, 직장퇴직 후 1번 대학입학의 기회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결론 : 개혁의 방향을 옳게 잡자!

    나는 지금까지 주로 대학교육과 대학체제 개편과 관련되는 주요 대학개혁 과제들에 대한 내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그 외에도 추진해야 할 많은 개혁 과제들이 있으며, 대학개혁이 교육개혁과 대학체제 개혁만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그 중에서도 내가 보기엔 ① 학문의 후속세대 양성과 학문의 자생적 발전을 위한 대책, ② 대학들의 무분별한 박사학위 부여를 방지하고 박사학위논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대책, ③ ‘국립기초학문연구원’ 설립, ④ 교수평가제 및 대학평가제의 개선, ⑤ 사립대 거버넌스의 개선과 대학민주주의의 신장을 위한 대책, ⑥ ‘교수-직원-학생’ 3자간의 수평적 협력 체제 구축을 위한 대책, ⑦학생들에 대한 복지 확대를 위한 대책 등이 중요성을 지니지만, 이 문제들에 대한 논의는 추후의 과제로 돌리려고 한다. 그렇지만 아래의 몇 가지 점들은 반드시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먼저, 대학교육의 공공성을 높이고, 진보적 대학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대학 교육정책 전반을 관장하고, 교과부는 기본적으로 위원회의 결정을 집행하는 역할을 맡게 하는 ‘대학교육정책위원회’의 설립이 필요하다.

    이 대학교육정책위원회는 정권에 대해 독립성을 지녀야 하고, 그 구성에서 노동자·민중 및 일반시민 대표들이 전체 위원들 과반수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준국립화된 사립대의 의사결정 기구에 공익대표를 파견하는 일 등도 이 위원회의 소관사항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법인화된 서울대의 경우 법인화의 목적이 ‘대학교육의 시장화’를 목표로 하는 있는 점, 이사회 구성에서 외부인사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점, 외부인사로서 재경부 차관과 교과부 차관 및 친기업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점 등이 특히 문제가 된다. 서울대를 법인대학으로 운영할지라도 법 개정을 통해 서울대가 대학공공성을 담보하는 공익재단으로서 운영되도록 해야 하며, 이사회 구성 등도 변경되어야 한다.

    둘째, 교육개혁을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든다. 게다가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해소 등을 위해, 그리고 의료, 주택, 교통 등은 물론 유아, 노인층, 실업층을 위한 복지 및 더 나아가 기본소득제의 실시 등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이런 비용들을 충당하기 위해 전시행정 등 불필요한 재정 지출의 절약, 국가재정 중 과도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경제관련 재정의 복지재정으로의 전환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이와 관련 현재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도 주로 상위 근로소득층에 대한 중과세를 통해 복지 비용을 충당하려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그로써 더 확보할 수 있는 재정은 고작 20~30조원 이상을 넘기기가 어렵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토지, 주식 거래 등을 통해 획득하는 불로소득에 대한 중과세가 있어야하며. 이런 중과세 제도를 도입할 경우 강남훈 교수의 추산에 의하면 적어도 년 250조원 이상의 세수 증대가 가능해진다.

    이와 관련, 다른 복지부문을 희생시키지 않고 교육재정을 획기적으로 증대하기 위해 진보진영은 무엇보다 ‘불로소득의 사회적 환수’를 재정 확충을 위한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로 제출해야 한다. 불로소득을 최대한 사회적으로 환수하는 데에 성공한다면, 진보적 교육개혁에 요구되는 재정의 확보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끝으로, 나는 개혁 방향의 올바른 설정이 지닌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개혁의 방향을 옳게 잡지 못했을 때 그것이 야기하는 문제점은 크다.

    이 시점에서 나는 교육운동 진영에게 그간 자신들이 주창해온 그간의 교육개혁의 내용이 정말 대중의 이해와 학문의 발전에 합치하는 옳은 방향의 개혁의 내용을 담고 있는 지를 다 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필자소개
    김세균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민교협, 진보교연 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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