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당한 고영주 이사장
    "역사학자 90%가 좌편향"
        2015년 10월 02일 07: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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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미래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고영주 MBC 방문진 이사장이 정치적, 역사적으로 극단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드러내며 시종일관 질의하는 위원들과 마찰을 빚어 고성이 오가고 정회를 거듭했다.

    특히 감사를 받는 자격의 고영주 이사장은 질의를 하는 의원에게 되레 질문을 하거나 성의없는 답변을 해 여야 의원 모두 실소를 참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기도 했다.

    추락한 MBC 신뢰도 지적하는 야당 의원에
    “의원님 신뢰도도 높은 거 아니지 않나”

    국회에서 2일 열린 미방위 국감에서 방문진 이사장은 공정해야 한다는 야당 위원들의 일관적 질의에 고영주 이사장은 “저는 항상 무슨 일이든지 적극적으로 했다. 제가 우리나라에서 한총련을 이적 단체로 규정했고 통진당 위헌정당인 거 논리를 구성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 의원이 “공정하지 않다는 자백을 하고 있다”며 “대단히 부적절하다. 답변이나 사고방식이. 사퇴하세요”라고 말하자, 고 이사장은 “이게 다 국가를 지키는 일이지 왜 부적절한가”라며 발끈했다.

    문 의원은 이어 “이런 분이 어떻게 고위직을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건 박근혜 정부의 품격에 하자가 있는 것”이라며 “MBC 신뢰도를 알고 있나. 2002년까지 신뢰를 받았다가 2010년 파업 이후, 2013년에 신뢰도가 0.5%다. 신뢰도 이렇게 추락했다. 이사장께서 그런 마인드 가지고 있으니 신뢰도 올라가겠나”라고 질타했다.

    그러자 고 이사장은 “신뢰도로 따지면 의원님 신뢰도도 그렇게 높은 건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답변해, 여야 의원 모두 황당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새정치연합 송호창 의원은 MBC의 270억원 영업이익 적자의 주요 원인을 부당 해고·징계자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이를 집중 질의했다.

    송 의원은 “MBC 파업에 대해 법원 판결에서 ‘정당한 사유가 있다’, ‘파업 이유로 해고 징계 위법하다’고 하는 복직 판결이 나왔다. MBC가 소송에서 지고 있는데도 계속 해고하고 있고 경영진은 패소한 부분에 책임을 안지고 있다는 발언이 계속 나온다”며 “MBC가 무리하게 징계해서 패소하고 항소한 소송이 총 43건이다. 대부분 MBC가 다 지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MBC 영업이익 적자가 270억인데 이 가운데 소송비용은 얼마나 되나”라고 묻자, 이 이사장은 “못 들었다”고만 답했다.

    송 의원은 “이상호 기자 등 정직자에 대한 밀린 임금 지급까지 20억이 넘는다. 소송 건이 40건이 넘으면 수십억이 될 거 아닌가. 270억 적자 중 소송비용이 얼마인가”라며 “이런 상태를 방치하는 것은 방문진 이사가 MBC 관리 감독을 못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이 이사장은 “소송이 3심까지니까 거기까지 갈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의원이 “3심까지 가서 패소한 것도 많다. 잘 알고 좀 답변해 달라”고 이 이사장은 “소송은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참다못한 송 의원이 “제발 책임감 좀 있게 답변해달라. 다 지고 있지 않나. 이게 남 일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이 이사장은 개의치 않으며 “이긴 것도 한 두 개 있다”고 말해, 또 한 번 국감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송 의원이 화를 억누르며 “이사가 회사에 대해 손해 입히면 책임 묻지 않나. 그런 걸 하라고 방문진 세워놓은 거 아닌가”라고 하자, 고 이사장은 “그럼 책임지라고 하면 된다”라며 ‘허허허’하고 웃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소송비용과 관련해 MBC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MBC는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감법에 의하면 자료제출과 관련해선 안보에 준하는 사안을 제외하곤 모든 자료를 제출하게 돼 있다.

    고영주1

    고영주MBC 방문진 이사장

    고영주 “우리나라 역사학자 90% 좌편향”

    고 이사장은 ‘공정한 방송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공정한 게 공정한 방송이죠”라는 등 방송과 관련한 질의에 있어선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변하는 한편 자신이 가진 정치적, 역사적 신념에 대한 주장은 적극적으로 펼쳤다. 그 과정에서 고 이사장은 되레 질의하는 의원에게 질문을 하기도 해 홍문종 위원장의 주의를 받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이개호 의원은 고 이사장이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이 정상이 아닌 나라라고 생각했나”라고 묻자, “좌편향 됐다”고 잘라 말했다.

    “좌편향의 정도가 뭐냐”는 질문에도 그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한다든지, 굉장히 많다. 우리나라 국사학자 중 90%가 (좌편향 됐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본인은 정상이라고 생각하나.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대한민국 역사학자 90%가 좌편향이라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고 이사장은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럼 어떻게 말하나”라며 “지금 교과서 논쟁은 알고 있나”라면서 이 의원에게 질문했다.

    홍문종 위원장은 “교과서는 교문위에서 하는 거다. 여기는 미방위입니다”라며, 고 이사장에게 주의를 주기도 했다.

    고영주 “문재인, 한명숙 사법부 전체 부정하지 않았나”
    야당 의원 반발하며 한 때 파행

    이에 앞서 오전 미방위 국감은 파행을 거듭했다. 고 이사장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를 공산주의자로 규정한 것에 대한 질의가 나오면서부터다. 고 이사장은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으며 더 나아가 한명숙 전 의원에 대한 판결을 비판한 문재인 대표는 사법부 전체를 부정했다는 발언까지 했다. 고 이사장은 현재 문재인 대표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한 상태다.

    새정치연합 장병완 의원은 “2013년 1월 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은 공산주의자이고, 이런 사람은 대통령되면 적화되는 걸 확신한다’고 발언했느냐”며 “이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고 묻자, 고 이사장은 “사정이 변경된 게 없는데 답변하지 않겠다”면서 “사실과 다르게 하면 법정에서 불이익이 되니까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대법원의 부림사건 무죄 확정판결을 언급하며 사과를 촉구했지만 부림사건 담당검사였던 고 이사장은 “무죄판결은 상관없다. 저는 실제로 경험했다. 피의자들이 공산주의 사례로 저를 설득하려고 했고 공산사회가 되면 저를 심판한다고 했기에 제 신념은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그는 “제1야당 대표인 문재인 대표와 제1야당 국회의원을 지낸 한명숙 전 의원하고 이런 분들은 대법 판결을 받고 사법부 전체를 부정한 거로 안다”며 “제가 거기에 비해선 사법부 일부의 좌경화를 걱정하는 제 죄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전혀 상관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간사인 우상호 의원은 “한명숙 판결에 대한 문재인 대표의 태도가 자기의 사법부 편향보다 심하다, 이런 답변을 왜 하나. 뭐하자는 건가”라고 했고, 야당 의원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 파행을 겪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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